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8월 23일,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다시 섰습니다.
64강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우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회, 우승자에게 줄 상금이 아예 없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3줄 요약
1. 안세영이 8월 23일 세계선수권 정상을 탈환했습니다
2. 64강부터 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3. 이 대회는 상금 대신 랭킹포인트를 줍니다
64강부터 결승까지, 지지 않았습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8월 23일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14)으로 꺾었습니다. 경기 시간은 49분이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기록은 따로 있습니다. 64강부터 이날 결승까지, 안세영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준결승에서 만난 세계랭킹 3위 왕즈이(중국)와는 최근 14차례 맞대결에서 13승 1패로 앞서 있었고, 결승 상대 야마구치와는 최근 6연승, 통산 20승 15패를 기록 중이었습니다.
안세영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건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입니다. 2023년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2024년엔 파리 올림픽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 파리 대회에서는 4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해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한 달 전엔 대회를 걸렀습니다
이번 우승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점 때문입니다.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 오픈에서 왼발 통증을 이유로 기권한 뒤, 국제대회 일정을 모두 접고 약 한 달간 재활에 전념했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뉴델리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뜻입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안세영은 "시즌 중 100% 안 아픈 상태로 뛰는 대회는 사실상 없다. 그저 참고 감당할 수 있다고 믿으며 코트에 서는 것"이라며 "장비나 외부 탓을 하기보다는, 몸 상태와 움직임의 조절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체력전 대신 완급 조절
안세영의 부상은 우연이 아닙니다. 상대의 마지막 공까지 끝까지 쫓아가 받아내는 특유의 수비 스타일 탓에,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슬라이딩, 깊은 런지 동작이 무릎과 발목, 발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줍니다. 발 모양에 맞춘 맞춤 경기화도 이 하중을 전부 흡수하지는 못합니다.
중앙일보는 대표팀 관계자를 인용해 "예전의 안세영이 끝없는 체력전으로 상대를 지치게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완급 조절과 빠른 공격 전환으로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 애쓴다"고 전했습니다.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면서 득점 효율은 오히려 끌어올리는 쪽으로 플레이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대회엔 왜 상금이 없을까
세계선수권은 BWF가 한 해에 딱 한 번 여는 세계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매주 세계를 도는 투어 대회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투어 대회는 등급별로 총상금이 걸려 있어 선수들이 그 돈을 보고 순회하지만, 세계선수권은 올림픽처럼 상금 없이 타이틀과 랭킹포인트만 걸린 대회입니다. 그래서 BWF가 지급하는 우승 상금은 없고, 우승자는 세계랭킹 포인트 14,500점을 받습니다. 투어 어느 대회보다도 큰 포인트입니다. 다만 이건 BWF가 주는 몫 이야기이고, 협회나 소속팀·후원사가 따로 주는 포상까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안세영은 지난 6월 배드민턴 선수로는 처음으로 커리어 누적 상금 300만 달러를 넘겼다고 BWF가 공식 SNS를 통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이번 대회와는 무관한, 지금까지 뛴 모든 대회 상금을 합친 별개의 기록입니다. 오늘 우승 소식과 함께 상금 이야기가 나온다면, 이 둘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무대는 아시안게임입니다
안세영은 202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국제대회에서 11번 우승해 여자 단식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고, 남녀 단식을 통틀어도 모모타 겐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입니다. 이번 시즌 매치 전적은 44승 1패이고, 우승하지 못한 대회는 부상으로 기권한 일본 오픈과 3월 전영오픈 결승 두 번뿐이었습니다.
다음 무대는 다음 달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입니다. 안세영은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이미 금메달을 땄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섰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내면 한국 단식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대회 2연패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무실 세트 우승도, 49분이라는 경기 시간도 아닙니다. 한 달을 쉬고 나온 선수가 자기 플레이를 바꿔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상금 없는 대회에서 그걸 확인하고 아시안게임으로 향합니다.
참고
- 동아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조선일보, 연합뉴스TV,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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