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린 공동 5위, 상금표엔 없던 숫자 하나

2026년 8월 24일 · 한국

안나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5위에 올랐습니다.

우승은 세계랭킹 2위 지노 티띠꾼이 마지막 날 8타를 몰아치며 가져갔습니다. 상금 순위표에서 안나린의 이름은 다섯 번째 줄에 적혔습니다.

그런데 이날 안나린이 챙긴 진짜 숫자는 상금이 아니었습니다.

3줄 요약
1. 안나린이 포틀랜드에서 공동 5위에 올랐습니다
2. 16언더파, 우승과는 6타 차였습니다
3. CME 포인트 113위에서 100위 안으로 올랐습니다

3연속 버디와 15m 퍼트

안나린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습니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 셀린 부티에(프랑스),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과 함께 공동 5위였습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3타 뒤진 단독 4위. 이날 초반에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습니다.

흐름이 바뀐 건 7번, 8번, 9번 홀이었습니다. 파5, 파3, 파4를 내리 버디로 잡아내며 선두 경쟁에 다시 붙었습니다. 9번 홀에서는 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넣었습니다.

후반 11번 홀에서 이날의 첫 보기가 나왔고, 순위는 다시 밀렸습니다. 그 자리를 되돌린 건 14번 홀의 15m가 넘는 버디 퍼트였습니다. 그린 반대편에서 굴러간 공이 그대로 홀에 떨어졌고, 안나린은 5위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남은 홀에서는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습니다.

이번 성적은 안나린의 시즌 첫 톱10입니다. 그전까지 올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의 공동 24위였습니다. 202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뒤 아직 우승 트로피가 없고, 5위 안에 든 것도 2024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처음입니다.

순위선수최종 스코어
우승지노 티띠꾼22언더파
공동 5위안나린16언더파
공동 10위이소미·전지원·최운정14언더파

113위에서 100위 안으로

경기 결과만 보면 공동 5위는 "우승은 놓쳤지만 나쁘지 않은 성적" 정도로 지나치기 쉽습니다. 안나린에게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이 대회는 CME 포인트 순위를 끌어올린 계기였습니다.

CME 포인트는 LPGA 투어 선수들이 한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을 점수로 쌓아 매기는 순위입니다. 이 순위가 다음 시즌에도 투어에서 뛸 수 있는지, 이른바 투어 카드를 좌우합니다. 시즌이 끝났을 때 순위가 낮으면 다음 해에는 예선을 다시 치르거나 하부 투어로 내려가야 합니다.

안나린은 이 대회 전까지 113위(101.847점)였습니다. 공동 5위로 얻은 121.667점을 더하면서 순위가 100위 안으로 올라섰습니다. 한 대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점수보다 많은 점수를 벌어들인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100위 안이 곧 안전선은 아닙니다. 시즌이 끝나야 최종 순위가 확정되고, 남은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이 점수를 쌓으면 순위는 다시 내려갑니다. 안나린의 다음 시즌 카드가 확보된 것도 아직 아닙니다. 이번 공동 5위는 밀려나 있던 자리에서 한 걸음 앞으로 당긴 결과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톱3가 모두 태국 선수였습니다

우승은 지노 티띠꾼(태국)에게 돌아갔습니다. 선두에 2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티띠꾼은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2개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습니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 2000만 원)였습니다. 시즌 3승째이자 투어 통산 10승. 23세인 그는 1980년 이후 24세 이전에 10승을 거둔 여덟 번째 선수가 됐습니다.

공동 2위 짠네티 완나센과 아르피차야 유볼도 태국 선수입니다. 공동 5위 아난나루깐까지 더하면 상위 7명 중 4명이 태국 선수였습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완나센은 "동료들이 겪어온 과정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이 좋은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이소미, 전지원, 최운정이 나란히 14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올랐습니다. 2라운드까지 단독 2위를 달렸던 최혜진은 3, 4라운드를 각각 이븐파로 마치며 공동 20위(11언더파),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유해란은 공동 25위(10언더파)였습니다.

안나린은 이번 대회로 시즌 첫 톱10과 톱5를 한 번에 만들었습니다. 우승 트로피는 여전히 없습니다. 대신 남은 시즌을 버틸 발판 하나를 얻었고, 그 발판이 충분한지는 시즌이 끝나 봐야 압니다.

참고

  • 스포츠경향, 헤럴드경제, 한국일보, 아주경제, 뉴스핌,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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