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과 왕즈이, 26번째 승부는 어디서 갈렸을까

2026년 8월 24일 · 한국

왕즈이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통산 처음으로 4강에 올랐습니다.

커리어 최고 성적을 낸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대가 안세영이었습니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스물다섯 번을 만났고, 스무 번은 안세영이 이겼습니다.

22일 준결승도 같은 방향으로 끝났습니다. 무엇이 이 승부를 갈랐을까요.

3줄 요약
1. 22일 준결승에서 안세영이 왕즈이를 2-0으로 꺾었습니다
2. 최근 14번 맞대결에서 왕즈이는 1승뿐입니다
3. 2게임 한 점에 49번의 랠리가 오갔습니다

24-22, 21-16

안세영(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이 22일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랭킹 3위)를 세트스코어 2-0(24-22, 21-16)으로 꺾었습니다. 이번 대회 다섯 경기를 모두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통과했습니다.

첫 게임이 승부처였습니다. 안세영은 10-10에서 4연속 득점으로 14-10까지 달아났지만, 왕즈이가 따라붙으며 16-17로 뒤집혔습니다. 왕즈이는 안세영의 왼발 부상 부위를 겨냥한 공격으로 재미를 보기도 했습니다. 점수는 20-20, 21-21, 22-22까지 세 차례 듀스로 이어졌고, 안세영이 상대 범실과 강한 스매시로 마지막 두 점을 따내 24-22로 첫 게임을 가져왔습니다. 이 한 게임에만 33분이 걸렸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흐름이 달랐습니다. 11-11에서 세 점을 몰아친 안세영은 20-14까지 벌렸고, 네트 앞에 떨어뜨리는 드롭샷으로 21-16을 만들며 경기를 끝냈습니다.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왼발을 다쳐 한 달간 국제대회를 쉬었던 공백은 코트에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한 점에 49번, 두 선수 모두 숨이 찼습니다

두 선수가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는 경기 후 안세영의 말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안세영은 인도 매체 IANS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긴 랠리가 많이 펼쳐졌고, 저랑 왕즈이 선수 모두 굉장히 힘들었다"며 "숨이 차서 회복이 잘 안 됐고,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게임 8-9 상황에서는 단 한 점을 두고 49번이나 셔틀콕이 오간 랠리가 나왔습니다.

체력의 바닥이 먼저 보인 쪽은 왕즈이였습니다. 2게임 후반, 왕즈이는 점수를 내줄 때마다 코트 위에 주저앉았습니다. 막판에는 고개를 흔들며 더는 따라가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경기 후 "왕즈이가 투혼을 발휘했지만 역시 세계 1위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왕즈이는 이번 대회에 오기까지 이미 많이 소모된 상태였습니다. 16강에서 인도의 푸살라 벵카타 신두를 상대로 88분 혈투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다리에 이상을 느껴 두 차례 코트에 쓰러졌습니다. 8강을 마친 직후에는 본인 입으로 "근육 통증이 상당히 심하다"며 회복이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태로 4강에서 만난 상대가 긴 랠리에 가장 강한 선수였습니다.

21승 5패, 그 5패 중 하나가 올해였습니다

이번 승리로 두 선수의 통산 전적은 21승 5패(안세영 기준)가 됐습니다. 최근으로 좁힐수록 격차는 커집니다.

구간전적
통산21승 5패
이번 경기 포함 최근 14번13승 1패
2026시즌 안세영 전체43승 1패

이번 경기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아래 두 줄입니다. 왕즈이가 유일하게 이긴 건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이었고, 그 한 판이 안세영에게는 올해 43승 가운데 유일한 1패였습니다. 소후닷컴에 따르면 그 경기는 안세영의 36연승을 끊은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안세영은 한 달 뒤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2-1로 되갚았습니다. 실력이 크게 벌어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두 선수는 2025년 1월 이후 개인전과 단체전 결승에서만 열세 번 만났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안세영을 두고 왕즈이의 '천적'이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입니다. 대회를 앞두고 중국 매체 넷이즈는 "안세영이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면 왕즈이의 승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내다봤는데, 이날 준결승은 그 전망대로 흘렀습니다. 다만 이 구도가 두 선수의 모든 맞대결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전영오픈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날 승부에서 체력전 양상이 두드러졌다는 것까지가 지금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결승 상대는 야마구치, 19승 15패

안세영의 결승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랭킹 2위)입니다. 통산 맞대결은 안세영이 19승 15패로 앞서 있고, 최근 다섯 번은 모두 안세영이 가져갔습니다.

안세영은 2023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선수로는 처음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파리 대회에서는 4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져 동메달에 머물렀습니다. 이번에 이기면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섭니다. 야마구치는 우승하면 역대 최다인 통산 네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기록합니다. 결승은 23일 열리지만, 여자 단식 시작 시각은 앞 경기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준결승에서 오간 랠리는 배드민턴에서 체력이 얼마나 큰 변수인지 보여줬습니다. 왕즈이는 몸 상태와 싸우면서도 첫 4강 진출과 동메달이라는 개인 최고 성적을 남겼습니다. 결승에서도 랠리가 길어지는지, 몇 번째 듀스에서 승부가 기우는지를 보면 흐름이 읽힐 겁니다.

참고

  • 엑스포츠뉴스, 서울신문, 노컷뉴스, 스포츠한국, OSEN, 뉴스핌, 미디어파인, 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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