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대 서울 7-0, 스코어보다 오래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FC서울이 8월 2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4라운드 경기에서 7대0으로 이겼습니다.

전반전에만 5골이 몰렸습니다.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된 뒤 K리그1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장면입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이미 두 번 만나 두 번 다 비겼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세 번째 만남에서만 이렇게 큰 차이가 났을까요.

3줄 요약
1. 8월 22일 안양에서 서울이 7-0으로 이겼습니다
2. 구단 최다 득점 타이, 전반에만 5골이었습니다
3. 안양-서울의 악연은 2004년부터 22년째입니다

전반에만 5골, 22년 만에 처음 나온 장면

경기는 시작부터 서울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습니다. 전반 7분 문선민이 혼전 상황에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넣었고, 13분에는 코너킥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바베츠가 헤더로 연결했습니다. 서울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31분 문선민이 이 경기 두 번째 골을 넣었고, 35분 클리말라, 44분 안데르손까지 골망을 흔들며 전반에만 다섯 골이 쏟아졌습니다. 후반에도 흐름은 그대로였습니다. 8분 정승원, 13분 이승모가 골을 보태며 스코어는 7대0으로 굳어졌습니다.

이 스코어는 서울 구단 역대 단일 경기 최다 득점 기록과 타이입니다. 2023년 7월 수원FC전 7-2 승리 이후 처음입니다. 눈여겨볼 기록은 따로 있습니다. 한 경기 전반에만 5골이 나온 것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1에서 처음이고, 그 이전까지 포함한 K리그 역대 전반 최다 골과는 타이를 이뤘습니다. 점수 차로 봐도 K리그1 역대 최다 점수 차 승리 타이입니다. 2018년 강원이 기록한 7-0과 나란히 섰습니다.

경기 전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안양을 만나면 늘 어려운 경기를 해왔는데, 초반에 득점하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 말 그대로 풀렸습니다.

이 더비가 유독 뜨거운 이유

두 팀의 맞대결이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울의 전신 구단은 2004년 안양을 떠나 연고를 서울로 옮겼습니다. 이에 반발한 안양 축구팬들이 시민구단 창단 운동을 주도했고, 그 결과 2013년 FC안양이 출범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경기는 연고를 떠난 쪽과, 그 자리를 다시 채운 쪽의 대결인 셈입니다. 올 시즌 두 번의 맞대결은 4월 1-1, 5월 0-0으로 모두 무승부였고, 지난해 상대 전적도 1승 1무 1패로 팽팽했습니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경기 전 "서울전이 구단과 팬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선수단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 흥분이나 조급함으로 이어지면 결과가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입니다.

안양은 공격수 세 명이 빠져 있었습니다

7-0이라는 스코어를 감정싸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안양은 이 경기에 앞서 이미 3연패에 빠져 있었습니다. 8월 들어 울산 HD(1-3), 대전하나시티즌(1-2), 제주(0-2)에 내리 졌고, 그 세 경기에서만 7골을 내줬습니다. 여기에 주전 공격수들의 이탈까지 겹쳤습니다. 유키치는 왼쪽 사타구니 부상, 엘쿠라노는 3~4주 결장이 예상되는 부상을 안고 있었고 이태희도 빠진 상태였습니다. 유병훈 감독은 "감독으로서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게다가 안양은 사흘 전 코리아컵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이 경기에 나섰습니다.

반대로 서울은 상승세였습니다. 경기 전까지 승점 47점으로 2위 울산 HD(승점 37)에 10점 앞선 선두였고, 이날 승리로 승점은 50점, 격차는 13점으로 벌어졌습니다. '7월의 선수'로 뽑힌 정승원(6골 3도움)을 비롯해 송민규, 클리말라 등 공격진이 시즌 내내 위협적이었습니다. 라이벌전의 감정만으로는 이 경기를 다 설명할 수 없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부상 이탈과 최근 흐름, 일정 부담이 겹친 자리에서 벌어질 만큼 벌어졌다고 읽는 쪽이 숫자와 더 잘 맞습니다.

안양은 아직 시즌을 마감하지 않았습니다. K리그1은 33라운드를 마친 뒤에야 1~6위 파이널A와 7~12위 파이널B로 나뉘는데, 지금은 24라운드입니다. 안양은 현재 7위이고, 파이널B 잔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주 코리아컵에서는 제주를 꺾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할 부분입니다. 한 경기의 스코어가 시즌 전체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참고

  • 스포츠조선, 뉴시스, 머니투데이, 뉴시안, 마이데일리, 연합뉴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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