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한 달 만에 코트로 돌아왔습니다.
17일 인도 뉴델리에서 치른 복귀전은 2-0 완승이었습니다.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는데, 정작 이 경기를 두고 아쉬운 스코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두 세트를 다 따냈는데 무엇이 아쉬웠던 걸까요.
3줄 요약
1. 안세영이 17일 뉴델리 세계선수권 64강 2-0 통과
2. 4월 21-7이던 첫 게임이 이번엔 21-14였습니다
3. 볼 것은 승패가 아니라 왼발 상태입니다
41분 만의 2-0, 32강행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17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64강에서 세계랭킹 40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2-0(21-14, 21-13)으로 눌렀습니다. 걸린 시간은 41분입니다.
지난달 일본오픈 16강을 앞두고 왼발 바깥쪽 통증으로 기권한 뒤, 안세영은 일본오픈과 중국오픈 두 대회를 통째로 건너뛰고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렸습니다. 약 한 달 만의 실전이었습니다.
몸이 다 나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대회 출국을 앞두고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본인이 밝혔습니다. 그런 상태로 나선 첫 경기였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스코어를 봐야 합니다.
21-7과 21-14 사이
경기 내용만 떼어 놓고 보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1게임은 9-9 접전에서 6연속 득점으로 15-9를 만들어 21-14로 가져왔고, 2게임도 11-11 동점에서 5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끊어내고 21-13으로 닫았습니다. 흔들리다가도 승부처에서 점수를 몰아치는, 평소 안세영다운 운영이었습니다.
다만 코트 위의 움직임은 결과와 결이 달랐습니다.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안세영은 왼발을 디딜 때마다 주춤했고, 몸을 던져 모든 공을 받아내기보다 상대 공격을 지켜보며 점수를 내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공격할 때는 부상을 잊은 듯 날카로웠지만, 수비에서는 확실히 아꼈습니다.
비교 대상이 마침 있습니다. 지난 4월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조별리그에서 안세영은 같은 날반토바를 21-7, 21-12로 제압했습니다. 이번은 21-14, 21-13입니다. 첫 게임만 놓고 보면 점수 차가 14점에서 7점으로 절반이 됐고, 두 게임 합계로는 23점 차가 15점 차로 줄었습니다.
이겼느냐만 보면 두 경기는 똑같습니다. 얼마나 이겼느냐를 보면 다릅니다.
상금 없는 왕관을 두고
세계선수권은 하계 올림픽과 함께 배드민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무대로 꼽힙니다. 이 대회에는 총상금이 없습니다. 종목별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상금이 아니라 '세계 챔피언'이라는 지위뿐입니다. 그런데도 정상급 선수들이 이 대회에 유독 몸을 갈아 넣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안세영에게는 3년 만의 정상 탈환이 걸려 있습니다. 2023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고, 2024년은 올림픽이 열린 해라 세계선수권 자체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파리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막혀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에 따르면 안세영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올해 40경기에서 39승 1패를 기록 중입니다. 한 시즌에 단 한 번 졌다는 뜻입니다. 그 압도적인 흐름을 끊어 놓은 것이 성적이 아니라 왼발이었습니다.
김가은은 23분 만에 끝냈습니다
같은 날 여자단식에 나선 세계랭킹 12위 김가은(삼성생명)은 이집트의 누르 아메드 유스리(128위)를 21-7, 21-5, 단 23분 만에 돌려보냈습니다. 두 게임에서 내준 점수가 12점입니다.
김가은은 올해 흐름이 좋습니다. 5월 우버컵 결승에서 상대 전적 열세이던 천위페이를 2-0으로 꺾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6월 마카오오픈에서는 개인 통산 네 번째 BWF 월드투어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라운드까지 오르고도 메달을 놓쳤던 만큼, 이번에는 그 문턱을 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개 전 종목에 출전권 10장을 확보했습니다. 남자복식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서승재-김원호가 다시 정상에 도전하고, 여자단식에는 안세영·김가은과 함께 심유진도 나섰습니다.
안세영의 32강 상대는 탈리타 라마드하니 위야반(인도네시아)과 아이네스 루시아 카스티요(페루)의 승자입니다. 대회는 23일까지 이레 동안 매일 경기가 이어지는 단기전이라, 이기는 것만큼 덜 지치며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32강행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승리가 어떤 몸 상태에서 나온 것인지는 스코어보드에 적히지 않습니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왕즈이, 천위페이, 야마구치 아카네 같은 이름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때 왼발이 어디까지 버텨주는지가 이번 대회의 진짜 관전 포인트입니다.
참고
- 연합뉴스TV, 데일리스포츠한국, 뉴스핌, 스포티비뉴스, 뉴스1, TS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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