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유튜브 방송에서 외유와 수수료를 지적했습니다.
다른 한쪽은 유튜브 채널과 구단 입장문으로 "가지 않았다", "이례적이지 않다"고 맞받았습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이야기가 정반대입니다. 어디까지가 확인된 사실일까요.
3줄 요약
1. 김병지 대표는 칸쿤에 간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2. 아들 연수는 사과, 수수료·외유는 부인입니다
3. 10% 통상론은 강원FC 쪽 설명입니다
청문회에서 나온 말과, 방송에서 붙은 편집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7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였습니다. 김병지 대표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강원FC 대표이사여서가 아니라 협회 임원이어서 불려간 자리였다는 점이 나중에 논란의 갈래를 가릅니다.
이 자리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K리그 시민구단 대표 상당수가 1인당 약 1600만 원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칸쿤에서 2박 놀다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이 김 대표를 지목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 날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에서 이 내용을 다뤘습니다.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영상 제목에는 '김병지 "시도민구단은 공공재!" 세금으로 외유 들통'이라는 문구가 들어갔고, 방송은 김 대표가 청문회에서 시·도민구단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필수적 공공재"라고 말한 장면을 먼저 보여준 뒤 외유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박 위원이 김 대표를 콕 집어 칸쿤에 갔다고 말한 대목은 없습니다. 그런데 두 장면이 나란히 놓이자 "김병지가 칸쿤에 다녀왔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김 대표 본인의 표현으로는 아들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서 "태어나서 칸쿤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며 "멕시코에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고 반박했습니다. 박 위원과 '달수네라이브'를 상대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다만 영상을 퍼 나른 사람들은 고소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영상을 보고 그렇게 믿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10%가 이례적인가 — 이건 아직 한쪽 말입니다
같은 시기 박동희 기자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강원FC가 외국인 선수 마리오를 데려오면서 에이전트에게 10%의 수수료를 해외 계좌로 송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통은 3~5%인데 이 선수만 10%였고,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이 선수만 해외 계좌를 썼다는 취지였습니다.
강원FC는 23일 입장문으로 반박했습니다. 구단이 공개한 최근 5년 자료에는 2021년 츠베타노프 연봉의 10%, 2022년 케빈 1년차 10.5%, 2023년 가브리엘 이적료의 10%, 2024년 카미야 1년차 5%, 2025년 마리오 연봉의 10%, 2026년 제시 연봉의 8%가 들어 있습니다. 해외 송금이 한 명뿐이 아니었다는 것이 반박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독자가 구분해야 할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국내 이적은 약 5%, 외국인 영입은 약 10%가 일반적"이라는 문장은 리그가 정한 규정이 아니라 강원FC가 입장문에서 밝힌 설명입니다. 구단은 FIFA 공인 에이전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지만, 그 수치를 제3자가 검증해 내놓은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것은 "3~5%가 보통"이라는 주장과 "10%가 일반적"이라는 반박이 마주 선 상태입니다.
송금 방식에 대한 구단 설명은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모든 해외 송금이 계약서와 지급 근거, 내부 결재, 금융기관의 외환 송금 절차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해외 계좌로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추적이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구단은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은행 기록이 남는 절차의 문제라, 앞으로 어느 쪽이든 자료로 확인시킬 수 있는 영역입니다.
인정한 것과 부인한 것을 섞지 마세요
지금 김병지 대표를 둘러싼 이야기는 성격이 다른 두 무더기입니다.
하나는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한 것입니다. 아들이 강원FC의 토트넘 연수에 동행한 일입니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의 아들이 간다는 것이 도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1년 전에 이어 다시 사과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부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칸쿤 외유, 협회 마케팅 담당자 관련 의혹, 에이전트 수수료 논란, 그리고 용품업체 선정 특혜와 특정 에이전시 우대, 장남의 무자격 에이전트 활동 의혹까지입니다. 김 대표는 이들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두 무더기를 하나로 합쳐 놓으면 실제보다 훨씬 커 보입니다. 김 대표가 가장 강하게 항의한 지점도 거기입니다. 반대로 사과한 사안이 있다고 해서 부인한 사안까지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읽는 쪽에서 이 둘을 분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지금 오가는 이야기의 절반은 정리됩니다.
남은 것은 자료입니다
김 대표는 박문성 위원과 '달수네라이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예고했고, 박동희 기자에 대해서는 강원FC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소송들이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무엇을 다투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손에 쥔 것은 양측의 주장, 그리고 구단이 스스로 공개한 송금 내역표뿐입니다. 판단이 필요할 때 볼 곳은 새 폭로나 새 반박이 아니라, 양쪽이 내놓는 문서와 기록입니다. 김 대표도 "법원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고, 구단도 계약서와 외환 송금 절차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 자료가 나올 때까지, 지금 도는 이야기들은 어느 쪽이든 확정된 사실이 아닙니다.
참고
- 강원일보, 일간스포츠, 스포탈코리아, 머니투데이, 뉴스핌,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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