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서 만났던 LG와 한화, 올여름엔 순위표 밑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사이입니다.

그때, 그러니까 지난해 8월 중순에는 LG가 1위, 한화가 2위였습니다. 올해 8월 21일 대전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4위와 8위였습니다.

한 팀은 6연패 중이었고, 다른 한 팀은 전날 12점 차로 졌습니다.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3줄 요약
1. 지난해 한국시리즈 두 팀이 4위·8위로 만났습니다
2. 한화 짐머맨은 ⅓이닝 만에 7점을 내줬습니다
3. 두 팀의 추락은 마운드에서 시작됐습니다

1위·2위였던 두 팀이 4위·8위로

올해 8월 21일 경기를 앞두고 LG는 60승 1무 49패로 4위, 한화는 48승 3무 56패로 8위였습니다. 두 팀 모두 바로 전날 순위가 한 칸씩 내려앉은 상태였습니다.

한화는 20일 대전에서 KIA에 6-10으로 졌습니다. 2회말 황영묵의 투런포로 앞서 나갔다가 4회에 뒤집혔고, 7회말 김태연과 한지윤이 연속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다시 6-4로 앞섰습니다. 그런데 8회에 올라온 정우주가 김태군에게 역전 투런을 맞았고, 9회에도 3점을 더 내줬습니다. 이 패배로 한화는 시즌 최다인 6연패에 빠졌습니다.

LG의 그날은 더 참담했습니다. 4회 문보경과 오지환의 백투백 홈런으로 3-1로 앞서 있었는데, 7회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불펜이 7회부터 9회까지 15점을 헌납했습니다. 이날 LG 투수진이 내준 사사구만 13개입니다. 최종 스코어 4-16. 같은 날 KIA가 이기면서 LG는 3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두 팀의 승차는 없고, 승률이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갈렸습니다.

⅓이닝 7실점, 새 외국인 투수의 붕괴

21일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한화 선발 브루스 짐머맨의 강판이었습니다. 뉴시스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짐머맨은 1회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7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박해민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문정빈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송찬의부터 홍창기까지 다섯 타자에게 내리 안타를 맞았습니다.

짐머맨은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동안 40경기에 등판해 8승 11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던 투수입니다. 부진했던 기존 외국인 투수와 결별한 한화가 새로 데려왔고, 트리플A에서는 평균자책점 3.78로 던지다 왔습니다. 7월 26일 LG를 상대로 한 KBO 데뷔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세 경기에서 계속 대량 실점했습니다. 8월 1일 kt전 4이닝 7실점, 14일 삼성전 5이닝 6실점, 그리고 이날 ⅓이닝 7실점. 시즌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13.50으로 뛰었습니다.

한화가 꺼낸 카드, LG전 통산 타율 0.377

한화도 손 놓고 있지 않았습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김경문 감독은 21일 라인업을 공격 쪽으로 기울였습니다. 코너 외야수인 문현빈을 중견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지 2년째인 한지윤을 좌익수로 세웠습니다. 수비가 불안해질 수 있는 배치인데도 그렇게 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카드는 황영묵이었습니다. 올 시즌 타율은 0.247에 그치지만, LG를 상대로는 통산 33경기에서 타율 0.377을 기록해온 선수입니다. 김 감독은 "황영묵이 어제도 잘 쳤고, 잘 치는 선수가 나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날 팀 내 다승 1위 왕옌청이 폐렴으로 입원해 1군에서 빠지는 악재도 겹쳤습니다. 감기 몸살로 진료를 받다가 추가 검사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고, 빈자리는 불펜 투수 이형범이 메웠습니다.

두 팀이 잃은 것은 대부분 투수였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 사라진 이름들을 보면 그림이 보입니다. 한화는 지난해 원투펀치였던 폰세와 와이스가 재계약 없이 미국으로 떠났고, 마무리 김서현이 흔들렸으며, 정우주도 부상과 부진을 겪었습니다. 한승혁과 김범수가 빠져나간 불펜은 새 얼굴로 메우기에 벅찼습니다. 팀 타율 0.275에 홈런 131개로 공격력은 리그 상위권인데, 팀 평균자책점은 4.87로 8위입니다.

LG는 부상이 이어졌습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손주영과 문보경이 다친 채 돌아왔고, 마무리 유영찬은 5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투수 치리노스를 방출하면서 선발진에는 6월부터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여기에 홍창기·오지환·박동원 등 주축 타자들의 부진까지 겹쳐 팀 타율은 0.267로 8위입니다. LG는 타선과 마운드가 함께 흔들린 쪽에 가깝습니다.

한화는 점수를 내고도 못 지켰고, LG는 지킬 사람과 칠 사람이 동시에 줄었습니다. 같은 자리로 떨어졌지만 떨어진 경로는 다릅니다.

이날 경기의 최종 스코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짐머맨의 ⅓이닝과 전날의 두 경기만 봐도 두 팀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순위표보다 먼저 볼 곳은 마운드입니다.

참고

  • 뉴시스, 연합뉴스, 머니투데이, 뉴스핌, OSEN,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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