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이번 시즌 LG 트윈스에 유난히 강했습니다. 잠실에서만 여섯 번을 붙어 여섯 번 다 이겼습니다.
그런데 8월 18일, 그 흐름이 한 경기에 끊겼습니다. LG가 잠실에서 KT를 9-1로 눌렀습니다.
두 팀은 하루 만에 같은 구장에서 다시 만납니다. 그 한 판이 흐름을 바꾼 것인지, 오늘 마운드에서 갈립니다.
3줄 요약
1. 8월 18일 잠실에서 LG가 KT를 9-1로 눌렀습니다
2. 이 경기 전까지 KT는 잠실에서 6전 전승이었습니다
3. 오늘 승부는 두 선발의 초반 3이닝에 걸렸습니다
12번 만나 9번 진 LG, 하루 만에 6연패를 끊었습니다
KT와 LG는 이번 시즌 유난히 자주, 그리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만나 왔습니다. 3월 27일과 28일 개막 2연전을 KT가 모두 가져갔고, 7월 중순에는 잠실에서 나흘을 내리 KT가 쓸어 담았습니다. 16일 4-3, 17일 6-1, 18일 8-2, 19일 4-1. LG는 그 4연전을 시작으로 8연패에 빠졌고, KT는 그 상승세를 발판 삼아 선두까지 올라섰습니다. 8월 18일 경기 전까지 두 팀은 열두 번 만나 KT가 아홉 번을 이겼고, 잠실에서는 KT가 여섯 번 모두 이긴 상태였습니다. KT의 언더핸드 투수 고영표, 그리고 LG에서 KT로 옮겨 간 김현수가 이 우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 흐름이 8월 18일 저녁 잠실에서 크게 흔들렸습니다.
LG가 KT를 9-1로 완파했습니다. 문정빈이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5타점, 송찬의가 4타수 2안타 3타점. 중심타선 두 명이서만 8타점을 만들었습니다. 선발 임찬규는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11승째를 챙겼습니다. 이 한 경기로 시즌 상대전적은 KT 9승 4패가 됐습니다. 여전히 KT가 앞서지만, 잠실 전승 기록은 사라졌습니다.
눈여겨볼 건 점수를 만든 얼굴입니다. 시즌 초반 LG 타선은 오스틴 딘 한 명에게 기대는 쪽이었는데, 이 경기에서는 문정빈과 송찬의 같은 국내 타자들이 중심타선에서 장타를 만들어냈습니다. KT도 가만있지는 않았습니다. 0-2로 끌려가던 4회 안현민이 임찬규를 상대로 잠실 좌중간 상단을 때리는 대형 솔로홈런을 쳤습니다. 시즌 최고 수준의 타구 속도였다고 합니다. 다만 그날 KT의 득점은 거기까지였습니다.
5.5경기 뒤인 LG도, 1경기 앞선 KT도 편치 않습니다
이 한 경기로 순위표가 뒤집힌 건 아닙니다. KT는 62승 2무 40패로 여전히 1위, LG는 59승 1무 48패로 3위입니다. 선두와는 5.5경기 차입니다.
문제는 LG의 뒤쪽입니다. 4위 KIA가 1경기 차, 5위 두산이 1.5경기 차로 붙어 있습니다. 선두를 쫓는 자리가 아니라, 며칠만 흔들려도 5위까지 밀려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
KT도 여유롭지 않습니다. 8월 18일 기준으로 2위 삼성과의 격차가 1경기뿐입니다. 승률로는 0.608과 0.602, 한 경기에 순서가 바뀔 만한 간격입니다. 어제 대패로 그 간격이 더 얇아졌으니, 이번 잠실 3연전은 KT 쪽이 더 급합니다.
7.43과 5이닝 2실점, 오늘 마운드의 두 숫자
두 팀은 8월 19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잠실에서 다시 만납니다. 선발은 LG 앤더스 톨허스트, KT 데이비스 대니엘입니다.
톨허스트는 지난해 후반기 대체 선수로 합류해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투수입니다. 올해는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이미 10승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승수와 내용이 따로 놉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7.43입니다. 지난 13일 키움전에서 시즌 10승을 채웠지만 6이닝 11피안타(2홈런) 6실점이었고, 타선이 13점을 내준 덕에 이긴 경기였습니다. 8월 2일 두산전에서는 4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7월 28일 이전 6경기도 1승 5패 평균자책점 5.82였으니, 최근 한두 경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KT를 상대로 좋지 않은 기억도 있습니다. 7월 16일 잠실 KT전 선발이 바로 톨허스트였고, 그날 최원준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초반부터 흔들렸습니다. 그 경기가 4연전 전패의 시작이었습니다. KT 타자들은 이미 그의 공을 여러 번 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구위가 죽은 건 아닙니다. 6실점한 키움전에서도 삼진 9개를 잡았습니다. 힘이 살아 있을 때는 여전히 타자를 압도합니다. 무너지는 지점이 정해져 있을 뿐입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가 가운데로 몰릴 때, 그리고 경기 중반 이후 구위가 떨어질 때.
대니엘은 KT가 선두 경쟁을 위해 시즌 도중 데려온 투수입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맷 사우어를 내보내고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5.13, 마이너리그에서는 106차례 선발 등판 경력이 있습니다. KBO 데뷔전은 지난 13일 창원 NC전이었습니다.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실점, 88구. 1회 김주원·최정원·박민우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2회에도 연속 삼진을 잡으며 시작이 좋았습니다. 김주원에게 홈런 하나를 내준 것 말고는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다만 KBO에서 던진 경기가 딱 한 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LG 전력분석팀에도 이제 88구 분량의 자료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신민재나 박해민 같은 상위 타자들이 끈질기게 붙어 투구 수를 늘리면, 두 번째 등판은 첫 등판보다 훨씬 어려워집니다. 낯선 투수를 상대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것과, 공을 보면서 패턴을 읽는 것은 다른 선택입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대니엘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다만 한쪽은 표본이 한 경기뿐이고, 다른 쪽은 삼진을 잡는 힘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 경기를 볼 생각이라면 초반 3이닝을 보시면 됩니다. 톨허스트가 1~3회를 실점 없이 넘기는지, 대니엘이 LG 상위 타선에 투구 수를 얼마나 뺏기는지. 그 두 가지가 갈리는 지점에서 어제의 9-1이 흐름의 변화였는지 하루짜리 이변이었는지도 함께 드러납니다.
참고
- 뉴스핌, 뉴시안,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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