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하주석이 8월 20일 대전 원정에서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쳤습니다.
그는 5월 9일부터 두 달 넘게 1군 엔트리에 이름이 없던 선수입니다.
같은 선수, 다른 유니폼입니다. 그 사이에 무엇이 바뀐 걸까요.
3줄 요약
1. 하주석은 5월부터 1군에 없던 선수입니다
2. 트레이드 뒤 15경기 타율 0.364입니다
3. 성적 부진이 곧 기량 저하는 아닙니다
승부는 8회에 갈렸습니다
8월 2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KIA는 8회 김태군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9회초 7-6으로 앞선 상황에서, 3루타로 나가 있던 김호령을 하주석이 좌전 적시타로 불러들였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10-6이었습니다.
승부를 가른 건 8회였고, 하주석의 안타는 그 위에 쐐기를 박은 한 방이었습니다. 이 승리로 KIA는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5연승입니다. 이 경기를 마친 시점에 KIA는 단독 3위, 2위 삼성과 4.5경기 차였습니다. 순위표는 그 뒤로도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밀어쳤습니다
OSEN 보도에 따르면 하주석은 7월 23일 트레이드 이후 15경기에서 타율 0.364, OPS 0.965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만한 건 안타가 나온 상황입니다. 20일 적시타는 볼카운트 2볼로 앞선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당기지 않고 가볍게 밀어친 타구였습니다. 이틀 전 대전에서의 첫 타석 2루타도 3볼 1스트라이크에서 147㎞ 직구를 좌익수 쪽으로 보낸 것이었습니다.
두 타구 모두 카운트가 유리해진 뒤에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볼카운트가 앞서면 타자는 자기가 노리는 공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몰리면 투수가 주는 대로 따라가야 합니다. 두 달 넘게 실전 타석에 서지 못한 선수가 가장 먼저 잃는 것이 이 여유입니다.
수비에서 받은 주문도 단순했습니다. 이범호 감독은 화려한 수비가 아니라 정확한 수비를 요구했습니다. 어깨가 좋아 깊은 타구도 아웃으로 연결시킨다는 평가입니다. 실책이 없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루 빼주고, 대타로 씁니다
한화에서 하주석은 주전에서 밀려난 뒤 5월 9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그대로 2군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 7월 23일, KIA가 우완 불펜 이형범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습니다.
KIA에서 그는 유격수 자리와 하위타선의 연결고리를 함께 맡았습니다. 눈에 띄는 건 쓰는 방식입니다. 8월 19일 하주석은 가래톳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졌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쉰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오늘 하루는 선발로 나가기 어렵다, 대신 후반 7~9회쯤 찬스가 걸리면 쓰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날 그는 대타로 한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7번이나 8번 타순에서 출루가 이어지면 타순은 다시 상위타선으로 돌아갑니다.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가 갑자기 생긴 셈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전 기회가 늘어난 것과 몸 상태를 관리받는 것이 함께 왔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 타율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두 달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한 선수에게 그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15년 쓰던 더그아웃 반대편에서
8월 18일, 하주석은 트레이드 뒤 처음으로 대전을 찾았습니다. 2012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15년 동안 1루 더그아웃만 쓰던 선수가, 이날은 3루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첫 타석에 서기 전 헬멧을 벗고 1루와 홈플레이트 뒤, 3루를 향해 차례로 90도로 인사했습니다. 한화 팬들은 큰 환호로 답했습니다.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석에 들어가면 뭉클해지겠죠. 뭉클해가지고 또 못 칠라." 자기 기억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마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 감독은 2011년 대전 원정에서 아홉 번째 경기에 가서야 첫 안타를 쳤습니다. "광주에선 엄청 잘 쳤는데 대전에선 9경기 만에 안타를 쳤다. 심리적인 게 좀 있더라고요."
그날 하주석은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쳤습니다.
1982년 시즌 뒤, 삼성에서 온 유격수
타이거즈에게 트레이드로 데려온 유격수는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1982년 시즌을 마친 뒤, 마땅한 주전 유격수가 없던 팀은 삼성에서 백업으로 뛰던 서정환을 데려왔습니다. KBO 1호 트레이드였고, 서정환은 주전 유격수로 뛰며 1983년 팀의 첫 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후로도 1986년 한대화, 2009년 김상현, 2017년 김민식과 이명기, 2022년 김태군이 우승과 함께 이야기됩니다. 하주석의 이적이 같은 결말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순위표와 남은 일정뿐입니다. 다만 성적이 떨어진 선수를 볼 때 기량만 놓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자리와 기회가 바뀌면, 같은 선수가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참고
- 스포츠조선, OSEN, 머니투데이,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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