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원했던 투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지난 14일 새 외국인 투수와 계약했습니다.

상대는 국내 팬에게는 낯선 호주 국적 좌완, 존 케네디입니다.

그런데 LG가 애초에 원했던 선수는 케네디가 아니었습니다.

3줄 요약
1. LG는 8월14일 호주 좌완 케네디와 계약했습니다
2. 본래 후보 오카다는 7월31일 기한을 넘겨 무산됐습니다
3. 갈린 건 실력이 아니라 규정 해석이었습니다

오카다는 왜 1군에 못 왔나

발단은 부상이었습니다. LG의 아시아쿼터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가 어깨를 다쳤고, 구단은 대체 자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아시아쿼터는 아시아·호주 지역 선수를 한 명 더 쓸 수 있게 열어 둔 자리입니다. LG가 먼저 점찍은 선수는 울산 웨일즈에서 뛰던 일본인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였습니다. 퓨처스(2군)리그 소속인 오카다는 이번 시즌 13경기 66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고, 창단 첫 홈경기부터 선발로 나설 만큼 구단 안팎의 기대를 받아 온 투수입니다.

LG는 오카다를 데려와도 가을야구에 뛸 수 있는지 KBO 사무국에 미리 물었습니다. 규정이 애매할 때 리그 사무국에 "이렇게 해도 됩니까"라고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처음 돌아온 답은 "가능하다"였습니다. KBO가 이 건을 밖에서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LG는 이 답을 믿고 부상 중인 웰스를 내보내는 절차부터 밟았습니다. 웰스가 빠진 자리를 오래 비워 두면 남은 시즌 투수 운영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KBO는 뒤늦게 이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오카다의 이동은 새 영입이 아니라 2군 리그 팀에서 1군 구단으로 선수를 넘기는 것으로 봐야 했고, 이 경우 적용되는 기한은 이미 지나 있었습니다. KBO는 해석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영입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오카다는 개인 SNS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자신을 높게 평가해 준 LG에 감사를 표하고, 웨일즈의 퓨처스리그 우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웨일즈는 이번 시즌 1군 승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됐습니다.

마감일이 두 개였습니다

이번 소동에는 서로 다른 마감일 두 개가 얽혀 있습니다. 퓨처스리그 소속 선수가 1군 구단으로 옮겨 포스트시즌까지 뛰려면 7월31일까지 이적이 끝나야 합니다. 반면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등록하는 경우의 마감은 8월15일입니다. 매년 8월15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게 해 둔 건, 가을야구를 앞둔 구단이 막판에 무리한 계약으로 전력을 끌어올리는 걸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구분마감일
2군 리그 팀에서 넘겨받는 경우7월 31일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8월 15일

LG는 오카다를 앞쪽 칸으로 여기고 움직였지만, 실제로는 뒤쪽 칸에 해당해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같은 선수, 같은 이동인데 어느 칸에 넣느냐에 따라 마감일이 보름 넘게 벌어진 셈입니다. 결국 LG에 남은 길은 진짜 신규 영입뿐이었고, 8월15일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남짓이었습니다.

케네디는 어떤 투수인가

LG가 그 열흘 안에 찾아낸 선수가 존 케네디입니다. 32세, 신장 203㎝의 왼손 투수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계약 총액은 2만 달러, 약 2800만원 규모입니다. 국내 팬에게는 생소하지만 국제무대 경력은 꽤 깁니다. 2019년 프리미어12, 2023년 WBC, 2024년 프리미어12에 이어 올해 3월 WBC까지 호주 대표팀으로 출전했습니다. 이번 WBC 대만전에서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일본전에서는 1⅓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있습니다. 201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해 마이너리그에서 4시즌, 94경기에 나섰습니다. 186⅓이닝 동안 10승10패, 평균자책점 3.09를 남겼지만 빅리그 승격은 끝내 없었습니다. 2025~2026년 호주 윈터리그에서는 10경기 52⅓이닝 동안 3승4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습니다. LG는 "장신의 좌완 투수로 땅볼 유도 능력이 준수하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습니다.

케네디는 계약 다음 날인 15일, 취업비자 발급과 KBO 선수 등록을 모두 마쳤습니다. 마감일을 하루 남기고 절차를 끝낸 셈입니다.

이번 사안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실력보다 시점입니다. 오카다는 이미 퓨처스리그 성적으로 검증된 투수였지만, 규정 해석이 뒤집히면서 기회를 놓쳤습니다. 반대로 케네디는 국내에서 낯선 이름이었지만, 마감 안에 서류를 끝냈다는 이유로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여름, 같은 팀의 같은 자리를 두고 실력과 절차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놓은 셈입니다.

참고

  • 뉴시스, 연합뉴스,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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