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3일 두산전 선발 라인업을 냈을 때, 포수 자리에 손성빈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사흘 전까지 홈런 두 방을 몰아치던 선수였습니다.
하루 결장에 기사가 줄줄이 붙었습니다. 포수 한 자리가 왜 이렇게 무거울까요.
3줄 요약
1. 손성빈은 오른손 중지 힘줄막 손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2. 직전 3연전에서 10타수 5안타 2홈런을 몰아쳤습니다
3. 출전은 가능해도 포수는 대체가 어려운 자리입니다
진단서에 적힌 말은 '힘줄을 감싼 막'
23일 잠실. 롯데는 두산과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손성빈을 선발 명단에서 뺐습니다. 이유는 오른손 중지 힘줄 염좌였습니다. 조선일보는 "단순 타박은 아닌 듯하다"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고, 스포츠동아는 김태형 감독이 다음 날 검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감독이 결과를 기다린다는 말이 기사 제목으로 뽑힐 만큼, 이 결장은 하루짜리 소식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24일 나온 답은 다행스러운 쪽이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밀 검진 결과는 힘줄 자체가 아니라 힘줄을 감싼 막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고,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관리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시즌 아웃도, 몇 주짜리 이탈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그사이 팀은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롯데는 23일 두산에 1-3으로 지면서 5연승이 끊겼습니다. 이번 소식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진단명이 아니라, 하루 빠진 것만으로 이렇게 술렁였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사흘 전에는 10타수 5안타였습니다
손성빈은 18일부터 20일까지 사직에서 열린 키움 3연전에서 10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 5득점을 기록했습니다. 18일은 0-8로 끌려가다 7회에만 13점을 뽑아 뒤집은 경기였고, 19일에는 9회 그의 동점 홈런 뒤 상대 폭투로 끝내기 승리가 나왔습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10. 롯데는 이 시리즈를 싹쓸이했습니다.
21일 잠실에서는 선발 김진욱이 6이닝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4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경기 뒤 김진욱은 공을 포수에게 돌렸습니다. "볼넷을 많이 줬는데도 무너지지 않은 건, 두산 타자들이 공격적이니 공격적으로 던지자고 성빈이가 경기 중에 짚어준 덕분"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같은 날 김태형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며 포구와 블로킹, 송구까지 좋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경기 수가 많다. 선발에서 한 번 빼주기는 해야 한다."
강민호가 떠난 뒤 여덟 시즌
포수 한 명의 손가락이 이렇게 큰 뉴스가 되는 데는 배경이 있습니다. 롯데는 2017시즌을 끝으로 강민호가 4년 80억 원에 삼성으로 떠난 뒤 안방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후계자로 키우던 장성우는 이미 트레이드 카드로 쓴 뒤였습니다.
이후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투수로 전향하기 전 나균안의 통산 타율은 0.123에 그쳤고, 김준태와 정보근,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시완까지 여러 이름을 거쳤지만 누구도 자리를 굳히지 못했습니다. 2022시즌 뒤 FA로 영입한 유강남은 첫해 121경기를 뛰었지만 2024년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해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때문에,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받아내던 그의 장점도 쓸 곳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를 메운 선수가 손성빈입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곧바로 상무에서 병역을 마쳤고, 2024년에는 팀 내 포수 최다인 445.2이닝을 소화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백업 경쟁에서도 밀려 타율 0.145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올해, 21일 기준 102경기에 나서 유강남(52경기)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도루 저지율 0.293은 6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리그 3위입니다.
쉬게 하지 못한 진짜 이유
현재 롯데가 손성빈 대신 마스크를 씌울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유강남과 정보근 두 명입니다. 유강남은 올 시즌 52경기, 정보근은 그보다 적은 출전에 머물러 있습니다. 감독이 "한 번 빼주기는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빼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국연예스포츠신문은 백업 포수진의 실전 경험이 부족해 휴식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포수는 대체 선수를 넣는다고 같은 수비와 투수 리드가 나오는 자리가 아닙니다. 김진욱의 인터뷰가 그 증거입니다. 경기 중에 상대 타자의 성향을 읽고 볼 배합을 바꿔주는 일은 백업이 며칠 만에 익히는 기술이 아닙니다.
'관리하며 출전'이라는 말은 결국 쉬는 날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날 안방을 지킬 사람이 준비돼 있는지가, 순위 싸움 중인 롯데에는 진단서보다 실질적인 문제입니다.
확인할 곳은 진단서가 아니라 라인업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손상 부위가 힘줄이 아니라 그 막이라는 점, 그리고 관리하며 뛸 수 있다는 소견까지입니다. 남은 질문은 롯데가 그를 얼마나 자주 쉬게 하느냐, 그 자리를 누가 받느냐입니다. 그 답은 다음 경기 선발 라인업 종이 한 장에 가장 먼저 적혀 나옵니다.
참고
- 마이데일리, 스포츠경향, 뉴스핌,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엑스포츠뉴스, 오마이스타, 조선일보,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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