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프로야구 두 경기가 취소됐습니다.
비가 온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유는 더위였습니다.
그런데 "덥다"는 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정한 걸까요.
3줄 요약
1. 8월 4일 잠실·광주 2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습니다.
2. 감이 아니라 폭염 3단계 기준에 따른 결정입니다.
3. 잠실 그라운드 온도는 50도 이상이었습니다.
판단이 아니라 적용이었습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폭염 특보에 단계가 있고, KBO는 그 단계마다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해뒀습니다. 8월 4일은 그중 가장 높은 단계가 발효된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의 취소는 판단이라기보다 적용에 가깝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8월 4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던 두 경기가 취소됐습니다. 잠실의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광주의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입니다.
기상청이 서울과 광주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고, KBO 사무국은 낮 12시 45분에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숫자 하나가 이날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두산 구단이 오후 2시 30분쯤 자체 온도계로 잰 잠실야구장의 흙과 잔디 온도는 50도 이상이었습니다. 정확히는 "50도 이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온도계가 50도까지만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더 높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그아웃 온도도 48도를 넘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 중 들어가 쉬는 그 공간입니다.
폭염에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기사에서 '폭염경보'와 '폭염중대경보'가 섞여 나오면 헷갈립니다. 셋은 다른 단계입니다.
| 단계 | 기준 |
|---|---|
| 폭염주의보 |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 예상 |
| 폭염경보 |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 예상 |
| 폭염중대경보 | 체감온도 35도가 2일 이상 관측된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 예상 |
기준이 되는 건 대체로 기온이 아니라 체감온도입니다. 습도까지 반영한 값이라, 같은 32도라도 습한 날이 더 위험하게 계산됩니다. 여름 야구장처럼 습기가 오래 머무는 곳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가장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새로 만들어진 단계입니다. 원래 폭염특보는 주의보와 경보 두 단계였는데, 여기에 한 단계가 더 붙었습니다.
읽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중대경보는 아무 날에나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 체감 35도가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거기에 더해 38도가 예상될 때 나옵니다. 더위가 누적된 상태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KBO는 단계마다 무엇을 하나
여기에 맞춰 경기 운영 기준이 짜여 있습니다.
폭염경보 이상이 발효되면, 홈 구단의 의견을 반영해 경기 시작을 최대 1시간까지 미룰 수 있습니다. 해가 조금이라도 기운 뒤에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취소까지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가 아니라 경기 당일 오후 1시 전까지 결정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이 '오후 1시'가 이 규칙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저녁 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은 오후 늦게 집을 나섭니다. 그전에 결론을 내주면 헛걸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8월 4일 KBO가 12시 45분에 발표한 것도 이 시한에 맞춘 것입니다.
같은 날 인천, 대구, 부산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대경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 세 곳의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같은 날 어떤 경기는 열리고 어떤 경기는 취소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는 유독 잦습니다
이번 두 경기를 포함해 2026 시즌에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는 다섯 차례입니다. 앞서 주말에 창원에서 두 경기, 부산에서 한 경기가 취소됐습니다.
날씨로 인한 취소는 원래 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더위로 경기를 취소하는 일이 한 시즌에 다섯 번씩 나오는 건 익숙한 풍경이 아닙니다.
취소된 경기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추후 일정에 다시 편성됩니다. 다만 정규 시즌 일정은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밀린 경기가 쌓이면 시즌 후반에 연전이 몰리게 됩니다. 순위 경쟁이 빡빡한 팀일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관중 입장에서 알아두면 좋은 것
첫째, 취소 결정은 오후 1시 전에 나옵니다. 한여름 저녁 경기를 보러 가기로 한 날이라면, 출발 전에 구단 공지나 KBO 발표를 한 번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취소가 아니라 지연일 수도 있습니다. 폭염경보 단계에서는 최대 1시간 늦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취소 안 됐네"하고 평소대로 갔다가 한 시간을 밖에서 기다리게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경기가 열린다고 안전한 건 아닙니다. 기준은 경기를 열지 말지를 정하는 선이지, 관중석이 시원해지는 선이 아닙니다. 그늘 없는 외야석은 특히 그렇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날이 오면
8월 4일 잠실과 광주의 경기는 서울·광주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서 낮 12시 45분에 취소됐습니다. 그라운드 온도는 측정 상한인 50도를 넘겼습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체감온도 33도·35도·38도로 나뉜 폭염 3단계와, 단계별로 지연·취소를 정해둔 KBO 운영 기준이 있습니다.
기준이 있다는 건 다음에 비슷한 날이 왔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여름 야구장에 가시는 분이라면 알아둘 만합니다.
참고자료
- KBS 뉴스 KBO, 폭염 중대 경보에 잠실·광주 2경기 취소
- 한겨레 잠실야구장 잔디 50도 넘어 측정이 안 돼…서울·광주 경기 취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도 신설 이후 첫 '폭염중대경보' 발표
경기 취소 경위와 KBO 운영 기준, 그라운드 측정 온도는 언론 보도를, 폭염중대경보의 발표 기준과 신설 사실은 정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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