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면 안심이라던 상식, '어디 사느냐'로 갈렸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정부가 부동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바꾸겠다고 나섰습니다.

몇 채를 가졌는지가 아니라, 그 집에 실제로 사는지를 봅니다.

집이 한 채뿐인데도 세금이 오를 수 있다면, 그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요.

3줄 요약
1. 1주택도 실거주 안 하면 공제가 줄 수 있습니다
2. 종부세 개정안에 반대 의견 9300건이 왔습니다
3.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정부안입니다

몇 채가 아니라 '어디 사느냐'가 기준

정부가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부동산 세금을 매기는 잣대를 '몇 채를 가졌나'에서 '실제로 그 집에 사는가'로 옮기는 데 있습니다. 집을 한 채만 가진 사람이라도 그 집에 살지 않으면 비거주 1주택자로 분류돼 지금보다 불리해집니다.

바뀌는 건 크게 두 갈래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동안 내는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가 줄어듭니다.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장기보유특별공제가 실제 거주한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세를 놓는 걸 업으로 하는 등록민간임대사업자가 받던 양도세 혜택 일부도 함께 줄어듭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비거주면 무조건 세금이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제가 줄어드는 것이지, 실제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집값과 보유·거주 기간, 어떤 세금이냐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공시가격이 공제 기준선에 못 미치면 애초에 종부세 대상이 아니고, 팔 계획이 없으면 양도세 변경은 당장 남의 일입니다.

1967년 1가구 1주택 비과세 제도가 생긴 뒤, 집을 한 채만 가진 사람은 보수와 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실수요자"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이번 개편은 그 60년 된 원칙에 '거주'라는 조건을 새로 얹은 셈입니다. 정부 쪽 계산은 이렇습니다. 집을 거주가 아니라 자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쓰는 경우를 줄이고, 그렇게 나온 매물을 무주택자에게 돌리겠다는 겁니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마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 강남에 '똘똘한 한 채'를 사두는 방식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지적도 이런 판단에 깔려 있습니다.

내가 걸리는지부터 따져보는 순서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1주택 보유 가구는 938만 가구로 전체 유주택 가구(1268만 가구)의 74%입니다. 이건 서울이 아니라 전국 통계입니다. 서울만 놓고 보면 한국경제 보도에서 잠재적 영향권으로 언급한 규모가 228만여 명입니다. 비거주 1주택이 실제 몇 채인지는 공식 통계가 없고, 시장에서는 주거실태조사 등을 근거로 서울에서만 다주택자 소유분을 포함해 83만 채 안팎으로 추정하는 정도입니다.

즉 938만이라는 숫자를 보고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그 대부분은 지금 자기 집에 살고 있습니다. 본인이 해당되는지는 순서대로 따지면 금방 갈립니다.

첫째, 지금 그 집에 살고 있는가. 살고 있다면 이번 개편의 직접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안 살고 있다면 왜 비웠는가. 셋째, 그 사유가 예외로 인정되는가. 넷째, 그 집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적이 있는가. 마지막 조건이 은근히 많은 사람을 가릅니다.

예외로 인정되는 경우, 그리고 붙는 단서

정작 눈여겨볼 대목은 228만이라는 숫자보다 예외 조항 쪽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취학이나 질병, 전학처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집을 비운 기간은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다만 그 전제로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잠깐 살다가 곧바로 집을 비운 경우는 이 예외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조항이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녀 교육을 이유로 집을 비운 경우가 특히 애매합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대학교 진학은 예외로 두면서 초·중학교 진학을 위한 비거주는 규제 대상으로 분류돼, 정책의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다만 학교급을 어디서 자를지를 포함한 세부 인정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건 정부안이고, 시행령으로 정해질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동네일수록 이 조항의 체감은 큽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임차 가구 비율이 70%에 육박해 서울 평균(약 50%)을 크게 웃돕니다. 매매가는 20억~30억원대인데 전세가는 8억~13억원대로 형성돼, 목돈 없이도 학군지에 살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반발이 세금 액수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직장 이동, 부모 봉양, 주거 상향 이동처럼 누구나 겪는 사정이 '투기'로 묶였다는 감각이 더 큽니다.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에 법제처로 접수된 입법 의견이 9300건을 넘었고 대부분이 반대였다는 사실이 그 온도를 보여줍니다.

전세를 구하는 쪽에는 어떤 영향이

세 부담이 무거워진 집주인의 선택지는 둘입니다. 직접 들어가 살거나, 집을 파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전월세로 나와 있던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옵니다. 다만 이건 아직 전망이지 확인된 결과가 아닙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따로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18일 기준 2만 339건으로 2년 전보다 24% 줄었습니다. KB부동산 조사에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 458만 원으로 처음 7억 원을 넘었고,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도 162만 원을 기록해 처음 16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매물을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는 '노룩 계약'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한쪽만 보면 곤란합니다. 정부는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같은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장기 민간임대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습니다. 다만 새 집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1만 7210가구에서 내년 1만 3019가구로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당분간은 수급이 빡빡한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 개편안은 아직 법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국회 심의가 남아 있고, 입법예고 기간에 쏟아진 의견 대부분이 반대였다는 점도 그대로입니다. 지금 전세나 월세를 구하고 있다면 집주인이 실거주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고 계약 기간을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본인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집값과 거주 이력에 따라 갈리니, 세무사나 국세청 상담으로 개인별 확인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

  • 한국경제,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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