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아파트값은 2주째 내렸는데, 서울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정부가 지난 8월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로부터 2주 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같은 서울인데 두 구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겁니다. 왜 그럴까요.

3줄 요약
1. 세제개편안 발표 뒤 강남·서초만 값이 내렸습니다
2. 강남 -0.05%, 서울 전체는 +0.22%였습니다
3. 종부세 개편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강남 -0.05%, 서초 -0.09%, 서울 전체는 +0.22%

한국부동산원이 8월 20일 발표한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5% 내렸습니다. 지난주(0.02%)보다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서초구는 0.09% 내려 지난주(0.04%)의 두 배가 넘습니다. 두 구 모두 2주 연속 하락입니다.

반대로 서울 전체는 지난주 0.21%에서 0.22%로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습니다. 마포구와 강동구 같은 한강변, 그리고 15억 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도봉구·성북구·노원구·강북구의 오름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 속에서 역세권이나 대단지 등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하락 자체가 아니라, 그 하락이 고가 아파트가 몰린 두 구에서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매물은 6.5% 늘었는데 거래는 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로 8월 20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252건입니다. 세제개편안 발표 전날인 8월 2일(6만1,271건)과 견주면 약 6.5% 늘었습니다.

늘어난 매물이 누구 것인지를 보여주는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동아일보 보도에서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로 70, 80대 고령층 집주인들이 호가를 2억~3억 원 낮춰 급하게 팔아달라고 내놓는다"고 전했습니다. 한 중개업소가 자기 동네에서 본 장면이지, 서울 전체 매도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보도에서 이 공인중개사는 사는 쪽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세제개편안이 확정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기다린다는 겁니다. 파는 쪽은 서두르고 사는 쪽은 버티니, 매물만 쌓이고 호가만 내려갑니다.

60%가 70%가 되면 세금 매기는 금액이 늘어납니다

강남구민이 가장 많이 걱정한 두 가지는 이름이 어려울 뿐 구조는 단순합니다.

하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을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기본공제를 뺀 뒤 이 비율을 곱해 세금을 매길 금액을 정합니다. 지금은 60%인데, 이번 개편안은 70%로 올리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이 10억 원인 집이라면 60%일 때는 6억 원에, 70%면 7억 원에 세금이 붙습니다. 세율을 손대지 않아도 세금을 매기는 바탕이 1억 원 넓어지는 구조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부담상한입니다. 한 해에 세금이 늘어날 수 있는 한도를 정해 둔 장치로, 지금은 지난해 낸 세금의 150%까지입니다. 이걸 200%로 올리는 방안입니다. 지난해 500만 원을 냈다면 한도가 7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벌어집니다. 상한이 곧 낼 금액은 아니지만, 한 해 안에 오를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커집니다.

여기 적은 숫자는 비율만 놓고 본 예시입니다. 실제 세액은 공시가격과 공제, 재산세로 이미 낸 몫까지 따져야 나오니 본인 세금은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강남구가 정부에 보낸 의견 1,208건

강남구는 8월 12일부터 18일까지 세제개편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받았습니다. 1,208건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관련이 918건으로 76%였고, 나머지 290건은 양도소득세였습니다. 재건축이나 해외파견, 장기치료, 육아처럼 본인 뜻과 무관하게 집을 비운 기간도 실제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구는 이 의견을 모아 8월 19일 재정경제부에 여섯 가지를 건의했습니다.

건의 내용요지
장기거주자 양도세 공제10억 원 한도 폐지·상향
장기보유기간 인정제도 변경 전 경과기간을 충분히
비거주기간 인정재건축·해외파견·투병·육아 포함
종부세 납부유예고령·장기 실거주자 요건 완화
부부 공동명의단독명의와 세 부담 차이 축소
보유세·양도세한꺼번에 늘지 않게 단계적으로

서울시티에 따르면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세금은 납세자가 수긍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부담할 세금의 규모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건의는 건의입니다. 앞서 본 비율 두 개는 아직 입법예고 단계여서 국회 심의가 남아 있습니다. 세제개편의 최종 내용과 시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규제는 2020년에도 있었습니다 — 다른 건 금리입니다

지금 시장을 누르는 것이 세금뿐인 것도 아닙니다. 한국일보에 실린 신한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 지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 먼저 있었고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그 위에 얹혔습니다. 강남·서초의 하락을 세제개편안 하나로만 읽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 분석은 규제의 방향이 문재인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대출 규제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결정적으로 다른 변수는 금리입니다. 2020~2021년은 기준금리가 연 0.5%까지 내려간 초저금리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2.75%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당시에는 규제 초반에 오히려 매물 잠김이 나타났습니다. 세 부담이 커도 팔아봐야 남는 게 없다고 보고, 그냥 쥐고 있거나 자녀에게 물려주는 쪽을 택한 겁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분석은 흐름이 본격적으로 바뀐 시점을 세금이 아니라 2022년 이후 금리가 급하게 오르면서로 봅니다.

지금 강남·서초에 나온 급매가 세금 때문인지, 금리와 대출 부담까지 함께 반영된 것인지는 이 정도로는 갈라내기 어렵습니다. 다만 지난 규제 국면에서는 거래가 먼저 줄고 가격은 한참 뒤에 움직였습니다. 앞으로 몇 주간 매물 건수와 실제 거래 건수가 얼마나 벌어지는지, 그리고 비율 두 개가 국회에서 어떤 숫자로 정해지는지 —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두 가지입니다.

참고

  • 동아일보, 디지털타임스, 서울시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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