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8월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243곳이 성적표를 받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서울 구로구는 11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대구 중구는 이 부문 최우수상을 처음 받았습니다.
우리 동네도 이 명단에 있었을까요. 없었다면 그건 무슨 뜻일까요.
3줄 요약
1. 일자리대상은 일자리 개수만 보지 않습니다
2. 광명시는 목표 1만4724개에 1만7549개
3. 목표 대비 달성률이 판단 기준입니다
우리 동네 성적표는 이미 공개돼 있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은 고용노동부가 해마다 여는 상입니다. 기사에 따라 '전국 지방정부 일자리대상'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같은 상입니다. 올해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평가 대상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상 자체가 아니라 평가의 재료입니다. 전국의 시·군·구는 해마다 "올해 일자리를 몇 개 만들겠다"는 목표를 미리 공개해야 합니다. 이걸 일자리 목표 공시제라고 부릅니다. 이번 시상식의 '공시제 부문'이 바로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채점한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이 상은 어느 동네가 대단한지 알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켰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이미 공개돼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평가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고용률,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취업자 수 증감률 같은 숫자를 보는 정량평가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 지역이 편 일자리 정책이 지역 사정에 맞았는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다른 기관과 협력이 됐는지를 보는 정성평가입니다.
절차도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시흥시는 경기지역 서면평가를 먼저 통과하고, 이어 중앙에서 발표와 질의응답까지 거쳤다고 시흥시청 보도자료에서 밝혔습니다. 지역 예선과 중앙 본선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눈여겨볼 숫자는 개수가 아니라 달성률입니다
일자리 1만 개를 만든 동네와 5천 개를 만든 동네 중 어디가 일을 잘한 걸까요. 인구가 다르면 답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봐야 할 건 목표 대비 얼마나 채웠는가입니다.
광명시는 지난해 1만7549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애초 목표가 1만4724개였으니 119%입니다. 구로구는 목표 1만4400개에 실제로는 1만6846개를 채웠습니다.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만들어낸 개수만 크게 적고 목표치를 밝히지 않는 홍보물은, 사실 절반만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광명시는 이번 수상으로 2024년부터 3년 연속 수상을 이어갔고 올해는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여성고용률은 60.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취업자 수 15만2300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6만7458명도 자체 최고치였다고 머니투데이는 전했습니다. 여성비전센터와 새일센터를 잇는 취업 지원 체계가 이 수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시는 설명했습니다.
구로구는 공시제 부문 우수상과 함께, 경력보유여성과 지역 기업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우수사업 부문 최우수상까지 받아 두 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구로구의 일자리대상 수상은 이번까지 11년 연속입니다.
김해시는 5년 연속 수상에 올해 우수상을 받았고, 시흥시는 이번이 통산 네 번째입니다. 시흥시는 2019년,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 다시 받았습니다. 매년 이어진 것도, 매번 같은 등급인 것도 아닙니다. 이번에는 장관 표창과 인센티브 500만 원도 함께 받았습니다.
다섯 곳의 이번 수상 이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방정부 | 이번 수상 | 이력 |
|---|---|---|
| 광명시 | 우수상 | 3년 연속 |
| 구로구 | 우수상 + 최우수상 | 11년 연속 |
| 김해시 | 우수상 | 5년 연속 |
| 시흥시 | 우수상 | 통산 4번째 |
| 대구 중구 | 최우수상 | 이 부문 첫 수상 |
대구 중구가 내세운 건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대구 중구는 이번 공시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구청에 따르면 이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중구가 내세운 근거는 지역 특성이었습니다.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라는 조건을 상권 활성화와 창업 지원에 연결했고, 대구 시내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창업 지원센터 두 곳을 운영하며 창업기업 인턴십과 대학생 행정인턴을 붙였습니다. 취약계층 맞춤형 취업 지원도 함께 진행했다고 대구MBC는 전했습니다.
여기서 읽어둘 만한 건 중구가 자기 동네에 있는 것으로 정책을 짰다는 점입니다. 산업단지가 없으면 없는 대로, 관광객이 많으면 많은 대로 쓸 재료가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는 어떻게 확인하나
이 상의 쓸모는 수상 소식 자체가 아니라, 판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지역 홈페이지에서 일자리 목표 공시제를 찾으면 올해 목표와 지난해 실적이 함께 나옵니다. 여기서 확인할 건 세 가지입니다. 목표를 몇 개로 잡았는가, 실제로 몇 개를 채웠는가, 그리고 그 일자리가 몇 달짜리인가입니다. 세 번째가 가장 자주 빠집니다.
수상 여부만으로 좋은 동네와 나쁜 동네를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상을 받지 않은 지역의 성적이 어땠는지는 이 발표만으로 알 수 없고, 평가 항목이 우리 집 사정과 같지도 않습니다.
다만 공시된 목표와 실적은 누구나 볼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시상식은 한 해 한 번이지만 그 자료는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옆 동네가 상을 받았다는 소식보다, 우리 동네가 스스로 적어낸 숫자를 한 번 열어보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참고
- 연합뉴스,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대구MBC, 국제신문, 경북일보
태그 #일자리목표공시제 #전국지방자치단체일자리대상 #일자리대상 #고용노동부 #구로구 #광명시 #김해시 #시흥시 #대구중구 #지자체평가 #일자리창출 #청년창업 #여성고용률 #고용정책 #우리동네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