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요즘 좀처럼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졌고, 3부 리그 팀에마저 승부차기 끝에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딱 한 팀, 울산 HD를 상대로는 올 시즌 세 번 붙어 세 번 다 이겼습니다. 왜 이 팀에게만 다른 결과가 나올까요.
3줄 요약
1. 8월 22일 전주에서 전북이 울산을 1-0으로 이겼습니다
2. 전북은 올 시즌 현대가 더비 3전 전승입니다
3. 전주에서는 4년째 울산에 지지 않았습니다
후반 10분, 모따의 헤더가 갈랐다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4라운드, 전북과 울산의 세 번째 '현대가 더비'는 1-0, 전북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유일한 골은 후반 10분에 나왔습니다. 오른쪽에서 이동준이 파고들어 올린 크로스가 울산 수비수 이재식의 머리에 맞고 방향이 꺾였고, 그 공을 놓치지 않고 머리로 갖다 댄 선수가 모따였습니다. 골키퍼 조현우의 손끝을 스치고 골망을 흔든 이 한 골이 이날 경기의 전부였습니다.
모따에게는 반가운 골이었습니다. 지난 3월 친정팀 FC안양전 이후 다섯 달 가까이 리그에서 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반 33분에는 침투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 승리로 전북은 리그 2연패에 이어 코리아컵 탈락까지 겹쳤던 공식전 3연패에서도 벗어났습니다.
후반 19분에는 반가운 얼굴이 하나 더 들어왔습니다. 턱뼈가 부러져 오래 빠져 있던 티아고가 약 3개월 만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모따가 골을 넣고, 티아고가 돌아왔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전북이 가장 아쉬워하던 부분이 공교롭게도 이날 한꺼번에 채워진 셈입니다.
경기는 후반 들어 거칠어지기도 했습니다. 후반 28분 이승우가 상대와 부딪힌 뒤 교체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김현석 울산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주심은 경고를 꺼냈습니다. 울산은 말컹과 보야니치를 투입해 추격에 나섰지만, 후반 추가시간 말컹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전북의 리드가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왜 유독 울산에게는 지지 않을까
이번 더비는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었습니다. 지난 4월 전주에서 2-0으로 이겼고, 7월 울산 원정에서는 3-1로 이겼습니다. 이번 승리까지 더하면 전북은 올 시즌 울산을 상대로 3전 전승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앞선 두 번의 승리를 이끈 선수가 이승우였다는 점입니다. 이승우는 올 시즌 울산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그 자리를 모따가 대신했을 뿐,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경기장도 한몫합니다.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2년 3월 이후 4년째 울산에 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승리로 홈 울산전 무패 행진은 7경기로 늘었고, 그 안의 전적은 5승 2무입니다. 다른 팀보다 유독 이 라이벌 앞에서, 그것도 이 경기장에서 강한 셈입니다.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이번 시즌 세 번의 맞대결 스코어(2-0, 3-1, 1-0)를 모두 더하면 전북이 6골을 넣는 동안 울산에 내준 골은 1골뿐입니다. 다른 팀을 상대로는 종종 흔들렸던 전북 수비가, 유독 울산 앞에서만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른 경기에서는 딴판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전북의 다른 성적표는 딴판이었습니다. 리그에서는 제주(1-3), 부천(2-3)에 잇달아 패하며 정정용 감독 체제 들어 처음으로 2연패를 당했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코리아컵 16강에서는 3부 리그 소속 당진시민축구단과 연장까지 2-2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져 탈락했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와 컵 대회를 모두 우승했던 팀으로서는 뼈아픈 결과였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정정용 감독을 향해 "나가라"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이번 여름 핵심 미드필더 오베르단이 일본 무대로 떠나고 강상윤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원이 헐거워졌고, 그 여파가 수비 불안으로 번졌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0-3으로 끌려가던 부천전 후반에는 모따, 콤파뇨, 이승우, 이탈로 등 공격 자원을 한꺼번에 투입해 2-3까지 따라붙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치른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울산전 승리는 전북에게 성적표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 한 경기가 감독을 둘러싼 논란을 가라앉힐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순위표에서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이번 승리로 전북은 승점 37, 리그 3위로 올라섰습니다. 승점만 보면 2위 울산(37)과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순위는 울산이 근소하게 앞섭니다. 선두 FC서울과의 격차는 13점으로, 이번 라운드에서도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울산 쪽에도 사정은 있었습니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박용우가 해외 무대 생활을 마치고 3년 만에 팀에 복귀해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기 전까지만 해도 당장 실전에 투입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리그 도움 1위를 달리던 에이스 이동경도 이날은 골이나 도움 없이 경기를 마쳤습니다.
전북의 시즌 전체 흐름을 보면 지금 순위가 불안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울산과의 맞대결만 놓고 보면, 전북은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 팀의 다음 상승세를 가늠하려는 독자라면, 전체 성적표와 라이벌전 성적표를 따로 놓고 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
- 톱스타뉴스, 스포츠조선, 마이데일리, 서울신문, KBS 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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