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부천을 다섯 번 만났고,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리그 순위표만 보면 이 경기의 승자를 맞히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한쪽은 지난 시즌 우승팀이고, 다른 한쪽은 지난해 1부로 올라와 올 시즌 내내 강등권을 걱정한 팀입니다.

그런데 두 팀이 지금까지 치른 다섯 경기에서, 우승팀이 챙긴 승점은 2점뿐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3줄 요약
1. 16일 부천 원정에서 전북이 2-3으로 졌습니다
2. 전반 점유율 72%, 슈팅은 0-11이었습니다
3. 부천은 전북전 5경기에서 3승 2무입니다

전반 14분에 이미 0-2였습니다

전북 현대는 1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부천FC1995에 2-3으로 졌습니다. 한 골 차라 접전처럼 보이지만, 승부는 전반 15분이 지나기도 전에 거의 갈렸습니다.

전북은 라인업부터 평소와 달랐습니다. 강상윤의 부상 공백을 메우려 18세 신인 김예건을 선발로 올렸고, 최전방에는 모따를 세웠습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 6분 이승우의 크로스를 김예건이 발리로 연결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거기까지였습니다. 전반 9분 수비수 조위제가 갈레고에게 공을 빼앗겼고, 그 실수가 그대로 성예건의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5분 뒤에는 김종우의 슈팅이 골키퍼 송범근의 역동작을 끌어내며 두 번째 골이 됐습니다. 두 골 모두 부천이 공을 오래 돌려서 만든 골이 아니라, 전북이 자기 진영에서 공을 흘려서 내준 골이었습니다.

후반 10분에는 세 번째 골까지 나왔습니다. 전북의 패스 실책을 가로챈 구스타보가 갈레고에게 찔러 줬고, 처음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됐습니다. 0-3이 됐습니다.

점유율 72%, 그런데 전반 슈팅은 0개였습니다

이날 제일 눈여겨볼 숫자는 점유율이 아니라 그 옆에 붙은 숫자입니다. 전반 점유율은 전북 72%, 부천 28%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45분 동안 슈팅은 부천이 11개, 전북이 0개였습니다.

공을 오래 가진 쪽이 유리하다는 말은 거의 상식처럼 통합니다. 하지만 상대가 아예 뒤로 물러서서 골문 앞을 채워 버리면, 점유율은 그저 남아도는 공간의 다른 이름이 됩니다. 이날 선발로 처음 뛴 김예건도 경기 뒤 마이데일리와 만나 "부천 선수들이 다 수비 라인을 내려 서서 그게 좀 불편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북은 전반 20분 이후 줄곧 부천 진영에서 공을 돌렸지만, 마무리할 방법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운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전반 43분 김예건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공중볼 경합에서 골키퍼를 밀었다는 판정이 나와 득점이 취소됐습니다.

0-3으로 몰린 전북은 후반 들어 최우진의 중거리 슛과, 이영재의 코너킥을 받은 박지수의 헤더로 2-3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막판에는 이영재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때렸습니다. 전북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전북이 시도한 슈팅은 모두 24개였습니다. 그러고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 뒤 무엇이 가장 안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후방 빌드업에서 실수가 나온 게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섯 번 만나 3승 2무 — 부천은 아직 전북에 진 적이 없습니다

이 경기가 눈길을 끄는 진짜 이유는 스코어가 아니라 상대 전적입니다. 두 팀은 올 시즌에만 세 번 만났고, 전북 기준 1무 2패입니다. 개막전 홈 패배, 두 번째 맞대결 무승부, 그리고 이날 원정 패배였습니다.

이날 승리까지 포함하면 두 팀의 통산 맞대결은 다섯 번, 결과는 부천의 3승 2무입니다. 부천은 아직 전북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리그 순위로도 선수단 무게로도 전북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 카드에서만큼은 정반대의 결과가 다섯 번 이어졌습니다.

부천 이영민 감독은 유독 전북에 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특별히 강한 이유라는 건 없다.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운동장에서 뛰어줘 이길 수 있었다"는 답을 거듭했습니다. 이날 부천은 1골 1도움을 올린 갈레고를 앞세워 승점 3점 이상을 챙겼습니다. 구단 통산 홈 100번째 승리이자 통산 900번째 골을 넘어선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승점 27점, 리그 9위. 최근 네 경기는 2승 2무로 무패입니다.

반대편에서는 전북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감독의 이름을 부르며 야유를 보냈습니다. 정정용 감독은 "여기까지 오신 팬들에게 승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일주일 뒤, 순위는 되돌렸습니다

이 패배로 전북은 2연패에 빠지며 승점 34점,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다만 그 뒤 흐름은 달랐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북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HD를 1-0으로 꺾고 승점 37점, 3위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순위표는 일주일이면 바뀝니다. 바뀌지 않은 쪽은 특정 상대에게만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전력이 앞선 팀이 물러선 상대를 만나 공만 오래 가지고 있다가 역습 한 번에 무너지는 그림이, 이 두 팀 사이에서만 다섯 번 나왔습니다.

다음에 두 팀이 다시 만난다면 중계 화면의 점유율 막대는 아마 또 전북 쪽으로 길게 기울어 있을 겁니다. 그때 함께 볼 숫자는 그 아래 슈팅 개수입니다. 순위표가 말해 주지 않는 것을 대개 그 한 줄이 말해 줍니다.

참고

  • KBS 뉴스, 마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데일리스포츠한국, 스포츠경향, 마니아타임즈, 이데일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북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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