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 씨 '하이닉스 9000%', 그 숫자는 어디서 왔을까요

2026년 8월 24일 · 한국

배우 전원주 씨가 15년 전에 산 주식 이야기를 방송에서 다시 꺼냈습니다.

주당 2만원대에 샀고 지금까지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붙었다는 수익률을 두고 어떤 매체는 7000%, 어떤 매체는 9000%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사람의 같은 주식인데 숫자가 왜 제각각일까요.

3줄 요약
1. 전원주 씨 9000%는 확정 수익이 아니라 추정치입니다
2. 고점 291만원, 38일 뒤 132만원입니다
3. 평가이익은 팔기 전까지 계좌 속 숫자입니다

2만원짜리 주식을 15년 동안 그대로 뒀다고 합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 – 반도체 머니, 돈의 궤적에 전원주 씨가 출연했습니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1년 무렵 주당 2만원대에 이 회사 주식을 사들였고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제작진이 아직도 안 팔았느냐고 묻자 "다 그냥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더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 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주식을 산 계기는 강의 자리였습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재테크 강의를 한 뒤 직원들과 식사를 하게 됐고, 그때 회사에서 받은 인상이 좋아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전부 본인이 방송에서 한 말입니다. 매입 시점도 보유 여부도 거래 내역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이걸 깔아두고 숫자를 봐야 합니다.

84배는 곱셈 한 번으로 나온 숫자입니다

'9000%'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매입가를 딱 2만원으로 놓고, 방송 당일인 20일 유가증권시장 종가 169만1000원을 그 값으로 나눕니다. 약 84.6배, 수익률로 바꾸면 약 8355%가 나옵니다.

기준을 하루만 옮겨도 답이 따라 움직입니다. 다음 날인 21일 종가 173만원을 쓰면 약 86배, 8500%대가 됩니다. 매입가를 2만원이 아니라 2만원대 중반으로 잡으면 반대로 내려갑니다. 매체마다 7000%와 9000% 사이를 오간 이유가 이것입니다. 나누는 숫자와 나뉘는 숫자를 각자 다르게 골랐을 뿐, 새로 확인된 사실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전원주 씨는 정확한 매입 단가도 보유 주식 수도 밝힌 적이 없습니다. 2011년 한 해 안에서도 주가는 오르내렸으니 언제 샀느냐에 따라 기준선 자체가 달라집니다. 지금 얼마의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지는 본인이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한 알 방법이 없습니다.

38일 만에 절반이 사라졌습니다

이 이야기가 화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아이뉴스24 보도에 따르면 올해 5월 전원주 씨 유튜브 영상으로 한 차례 알려졌습니다. 그 뒤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면, '팔지 않았다'는 말이 실제로는 얼마나 버티기 힘든 말인지 짐작이 갑니다.

시점종가상황
5월174만5000원유튜브로 화제
6월 22일291만9000원고점
7월 30일132만2000원고점 대비 54.7% 하락
8월 21일173만원반등

고점에서 저점까지 걸린 시간은 38일입니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절반 넘게 빠졌고, 그다음 3주 만에 다시 170만원대로 올라왔습니다. 15년을 통째로 놓고 보면 수익률은 압도적이지만, 그 안에 이런 구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평가 수익률이란 언제 계산하느냐에 따라 이만큼 달라지는 숫자입니다.

주가를 밀어올린 건 방송이 아니라 하루 전 공시였습니다

이번 반등의 계기는 19일 장 마감 뒤에 나온 공시입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자사주 2407만 주(발행주식의 3.3%)를 시장에서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금액으로 약 40조원,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소각 가운데 역대 최대입니다.

다만 이 돈이 한꺼번에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뉴스24 보도에 따르면 취득 예정 기간은 11월 19일까지 약 3개월입니다. 석 달에 걸쳐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 모으겠다는 계획이고, 집행도 그 기간에 나눠서 이뤄집니다.

금액보다 눈여겨볼 만한 건 기준이 바뀐 대목입니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앞으로 3년간 벌어들일 현금에서 쓸 데 쓰고 남는 몫, 이른바 잉여현금흐름을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지에 대해 기존 '50% 범위 내' 기준을 '50% 이상'으로 바꿨습니다. 같은 50%인데 천장이 바닥으로 바뀐 것입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증권가가 이번 발표에서 주목한 대목도 40조원이라는 액수보다 이 한 글자 차이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얼마가 돌아갈지는 앞으로의 실적에 달렸습니다.

공시 다음 날인 20일 SK하이닉스는 정규장에서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마감했고, 21일에도 올라 173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래된 투자 이야기가 다시 회자된 시점과 이 회사가 주주환원 기준을 바꾼 시점이 마침 겹친 셈입니다.

전원주 씨는 이번에도 더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팔지 않은 주식은 아직 현금이 아니라 계좌에 찍힌 숫자이고, 그 숫자는 오늘 종가가 정합니다. 이번 주 사람들의 눈길을 끈 건 9000%였지만 그 값이 알려주는 건 결국 어제와 오늘의 주가일 뿐입니다.

참고

  • KBS 1TV, 서울경제, 아이뉴스24, 이코노미스트, 미디어파인, 파이낸셜뉴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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