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미국 무인수상정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삼성중공업 주가는 하루 만에 9.5%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는 방산을 맡는 특수선 사업부가 아예 없습니다.
조선 빅3 중 혼자만 방산 간판이 없는 회사가, 어떻게 방산주처럼 움직일까요.
3줄 요약
1.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만 방산 사업부가 없습니다
2. 그래도 영업이익률 10.1%로 분기 첫 두 자릿수입니다
3. 볼 곳은 방산 수주가 아니라 해상 가스설비 인도입니다
2014년, 삼성은 방산을 한화에 넘겼습니다
삼성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함께 국내 조선 빅3로 묶입니다. 그런데 셋 중 유일하게 군함이나 잠수함을 만드는 특수선 사업부가 없습니다.
원래 그룹에 방산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4년 11월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1조9000억 원에 넘기며 방산에서 손을 뗐습니다. 그때 넘어간 두 회사가 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입니다. 오늘 한화가 방산을 앞세울 수 있는 근거의 일부가 그때 옮겨간 셈입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그 시절에도 방산과 무관한 계열사였다는 것이 회사 설명입니다. 상선과 해양플랜트 위주로 해왔고, 방산 시장에 들어갈 계획은 지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작 특수선으로 돈을 번 회사는 없었습니다
방산이 성장 축이라는 말은 업계의 공통 화법입니다. 그런데 2분기 부문별 성적표는 좀 다릅니다.
한화오션은 2분기 영업이익 7361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그중 99.9%가 상선에서 나왔습니다. 특수선 부문은 매출 3272억 원에 29억 원 영업손실이었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 비용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 부문도 매출은 3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 줄었습니다. 건조 중인 함정마다 수익성이 달라서라는 것이 회사 설명입니다.
방산이라는 간판이 아직 이익으로는 잘 바뀌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간판 없이 버티는 회사의 그림도 이 대목에서 조금 달리 보입니다.
10.1%,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4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습니다. 매출 3조2307억 원, 영업이익 32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0%, 59%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0.1%, 분기 기준 두 자릿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 분기 | 영업이익률 |
|---|---|
| 2025년 4분기 | 10.4% |
| 2026년 1분기 | 9.4% |
| 2026년 2분기 | 10.1% |
매출은 2025년 1분기 이후 여섯 분기 내리 늘었습니다. 회사는 배를 만든 날이 57일에서 60일로 늘어난 점, 두 번째 도크에서 선박 진수가 재개된 점, 그리고 국내에서 수주·설계하고 중국·베트남 협력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을 개선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다음 카드는 FLNG와 바다 위 데이터센터입니다
빈자리를 무엇으로 메우고 있을까요. 회사가 내세우는 건 바다에 띄워놓고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설비, FLNG입니다. 육지에 거대한 액화 플랜트를 짓는 대신 가스전 위로 설비를 끌고 가는 방식이라 배 만드는 기술이 그대로 경쟁력이 됩니다. 전 세계에 발주된 11건 중 7건을 삼성중공업이 따냈습니다. 이 중 3기는 인도를 마쳤고 3기는 건조 중이며, 미국 델핀 프로젝트 1호기는 지난 6월 계약과 함께 건조에 들어갔습니다.
신사업은 부유식 데이터센터입니다. 배 위에 데이터센터를 얹고 바닷물로 식히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4월 50MW급 설계안이 미국과 영국의 선박 검사기관으로부터 기본설계 인증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지어도 되겠다는 사전 검증을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미국 무스테리안, 스위스 ABB와도 개발 협약을 맺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KAIST 대전 본원에 차세대 선박연구센터를 열었습니다. 1995년부터 이어온 산학협력을 상시 공동연구로 넓힌 것으로, 스스로 항로를 정하는 자율운항 AI, 암모니아·수소 연료 추진, 용접과 도장을 대신할 로봇을 함께 연구합니다.
미국은 보급함을 방산으로 세지 않습니다
방산이라는 이름을 안 붙였을 뿐, 가까운 사업은 있습니다.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은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 디섹과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군함에 연료와 물자를 실어 나르는 배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배도 특수선으로 묶지만, 미국은 물자 수송이 목적이라 상선으로 취급해 방산 실적에는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지난달 23일 워싱턴 D.C.의 한미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는 사람이 타지 않는 소형 함정을 만드는 사로닉 테크놀러지스와 협력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날 주가가 9.5% 뛰었다고 한국금융신문은 전했습니다. 콘래드조선소와는 액화천연가스 급유선 공동개발을, 비거마린그룹과는 용접·도장 인력을 키우는 교육센터 설립을 각각 약속했습니다. 간판을 달지 않았을 뿐, 시장은 이미 방산주로 읽고 있는 셈입니다.
톱스타뉴스에 따르면 8월 14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35.34배로 같은 업종 평균 17.74배의 두 배입니다. 신사업에 웃돈이 이미 얹혀 있다는 뜻입니다. 그 웃돈이 유지될지는 방산 뉴스가 아니라 다음 분기 FLNG 인도 일정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계약 소식에서 갈릴 것입니다.
참고
- 나눔경제뉴스, 한국금융신문, 톱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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