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내렸는데 왜 '300조' 이야기가 나올까요

2026년 8월 24일 ·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묶어 '삼전닉스'라고 부르는 말이 요즘 부쩍 자주 보입니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은 두 회사의 목표주가를 나란히 낮췄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주주에게 연간 300조원 넘게 돌려줄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돌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를 두고 왜 이렇게 다른 신호가 나오는 걸까요.

3줄 요약
1.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목표주가는 내려갔습니다
2. 삼성전자 39만→35만원, 하이닉스 220만→210만원
3. 300조 환원은 아직 확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목표가는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달 11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2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낮췄습니다. 지난달에도 삼성전자 목표가는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이미 한 차례 내려간 뒤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26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내린 데 이어 보름도 안 돼 다시 210만원이 됐습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투자의견 '매수'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목표가를 낮추면서도 사라고 하는 이 조합이, 지금 반도체 뉴스를 헷갈리게 만드는 첫 번째 지점입니다.

그날 주가도 방향이 오락가락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한때 1% 넘게 올랐다가 결국 0.65% 내린 22만8500원에 거래됐고, SK하이닉스는 3%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1%대 하락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두 정규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걱정하는 것은 올해가 아니라 2027년입니다

목표가를 낮춘 이유는 지금이 아니라 내후년에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만드는 쪽인 두 회사에는 당장 호재입니다. 반대로 그 메모리를 사서 제품에 넣어야 하는 스마트폰·PC 업체에는 원가 상승입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면 이들은 주문을 줄이거나 창고에 있는 재고부터 씁니다. 잘 팔려서 비싸졌는데, 그 비싼 가격이 수요를 스스로 눌러버리는 구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더 큰 변수는 공급입니다. 메모리 업체들이 장기 공급계약과 AI 서버 수요에 맞춰 공장을 늘리고 있어서, 2027년에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빨리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여기에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D램에서 PC용을 넘어 서버용까지 넓히고 있고,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낸드 쪽 점유율을 키우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하향폭이 뚜렷합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14조원에서 352조원으로, 2028년은 439조원에서 321조원으로 낮췄습니다. SK하이닉스도 2027년 262조원에서 221조원으로, 2028년 266조원에서 207조원으로 내렸습니다. 뒤로 갈수록 하향폭이 커집니다.

그래도 2027년을 공급 과잉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늘면 늘어난 공급을 흡수할 수도 있습니다.

'매수' 의견이 유지된 근거는 고대역폭메모리, 즉 HBM입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7년 HBM 출하량이 올해보다 109% 늘고 평균판매가격도 81% 오르면서 점유율 1위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범용 메모리에서 줄어드는 마진을 HBM이 얼마나 메우느냐 — 여기가 두 회사 실적을 가를 지점입니다.

300조원은 관측이지, 발표된 숫자가 아닙니다

목표가 하향과 별개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숫자가 돌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새로 내놓을 주주환원 정책이 합산 연간 3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삼성전자 약 200조원, SK하이닉스 약 100조원이라는 계산입니다.

여기서 잉여현금흐름(FCF)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돈에서 공장·설비 투자에 쓴 돈을 빼고 남은 현금입니다. 두 회사는 이 FCF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3개년 계획을 진행하는 중이고, 다음 정책은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아직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이 술렁이는 건 추정치의 자릿수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환원 규모를 최소 100조원, 많게는 200조원으로 봤습니다. 기존 연간 환원액이 9조8000억원이었으니 10~20배입니다. DS투자증권은 정기배당 29조4000억원을 빼고도 131조8000억원을 추가로 돌려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 쪽 계산도 비슷합니다. 대신증권은 연초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순현금 100조원 목표를 이미 넘겼다는 점, 키옥시아 지분 매각 대금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실탄이 늘었다는 점을 들어 최대 100조원까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더 보수적입니다. 올해 FCF를 180조원으로 잡고 안전자산으로 100조원을 남기면 쓸 수 있는 돈이 80조원, 그중 절반을 환원하면 40조원이라는 계산입니다.

100조원과 40조원 사이입니다. 같은 회사를 두고 증권사마다 두 배 넘게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회사가 아직 아무 숫자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줄까"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쓸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목소리도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소액주주 단체인 액트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삼성전자에 FCF의 100% 수준까지 환원율을 높이고,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먼저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액트는 삼성전자의 2·4분기 기준 FCF를 약 91조원으로 추산했는데, 기존 방식대로 절반만 돌려줘도 45조5000억원이라는 계산입니다. 이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액트가 진짜 겨눈 곳은 규모가 아니라 기준의 부재입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보상 계획을 2035년까지, 중장기 투자 계획을 2040년까지 세워뒀습니다. 그런데 주주환원은 2027년 이후가 비어 있습니다. 투자는 15년 뒤를 보면서 환원은 2년 뒤까지만 보이는 셈입니다.

비교 대상으로 꼽힌 곳은 메리츠금융지주입니다. 내부투자·자사주 매입·배당의 기대수익률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가장 유리한 쪽에 자본을 배분한다는 원칙을 시장에 공개해 온 회사입니다. 액트가 요구하는 것도 그 원칙의 공개입니다. 투자가 더 낫다면 투자를 택하되,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숫자로 설명하라는 것입니다.

다만 액트가 제시한 목표주가 42만8000원이나 자사주 매입 기대수익률 25% 같은 수치는 액트 자체 가정으로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실제 환원 여력은 업황과 투자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삼전닉스'라는 말 안에는 방향이 다른 두 시선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2027년 공급을 걱정하는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쌓인 현금이 어떻게 주주에게 돌아올지를 보는 시선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3분기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고, 그때 확인할 것은 금액보다 그 금액을 정한 기준이 함께 나오는지입니다.

참고

  • 세계일보, 연합뉴스, 한국경제TV, 파이낸셜뉴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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