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올해 예상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목표주가가 오르고 주가가 크게 움직인 곳은 삼성생명과 KCC였습니다. KCC는 21일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서만 24.74% 뛰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반도체를 만들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 소식에 이렇게 반응했을까요.
3줄 요약
1. 삼성전자 배당은 계열사 주가까지 흔듭니다
2. 삼성생명 8.51%, 삼성물산 5.11%를 갖고 있습니다
3. 금액은 10월과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정해집니다
삼성생명 2조5500억 원, 삼성화재 4500억 원
삼성전자는 삼성생명이 8.51%, 삼성화재가 1.49%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삼성전자가 3·4분기에 시행하기로 한 약 30조 원의 현금배당을 기준으로 다올투자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2조5500억 원, 삼성화재가 4500억 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정기 배당을 뺀 순수 추가분은 삼성생명 2조3400억 원, 삼성화재 4100억 원입니다. 삼성생명 쪽이 특히 눈에 띕니다. 이 회사의 기존 연간 이익 전망치가 2조9000억 원이었으니, 계열사에서 들어오는 배당 하나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해 삼성생명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4조5000억 원으로, 삼성화재는 2조8000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목표주가도 삼성생명 40만 원에서 45만 원, 삼성화재 82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상향했습니다.
30조 원도 아직 확정 전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밝힌 90조~110조 원은 예상 범위이고, 3·4분기 현금배당 약 30조 원도 세부 금액과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됩니다.
나머지 48조~68조 원으로 추정되는 재원은 특별배당으로 갈지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갈지조차 미정입니다. 이 결정은 내년 1월 말 이사회로 넘어갑니다.
배분 비율에 따라 계열사 몫이 크게 갈립니다. 특별배당 비중을 70%로 가정하면 삼성생명이 3조5000억 원, 삼성화재가 6000억 원을 추가로 받지만, 50%면 각각 2조5000억 원과 4000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자사주 소각 쪽으로 기울어도 계열사엔 나쁘지 않습니다. 두 회사가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상 한도인 10%에 이미 맞춰져 있어서,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면 지분율이 저절로 올라가 초과분을 팔아야 합니다. 그 매각 차익이 일회성 이익으로 잡힙니다.
이익이 늘어도 배당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익이 늘어난다고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같은 소식을 반영해 삼성생명 목표주가를 36만3000원으로 올렸지만, 배당 추정치는 그대로 뒀습니다.
삼성생명이 늘어난 이익을 얼마나 배당으로 돌려줄지 아직 밝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장기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했을 뿐, 언제까지 어떤 단계로 달성할지는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배당성향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면 2026년 주당배당금은 1만1000원, 배당수익률 3.3%에 그칩니다. 늘어난 재원을 적극적으로 배당에 쓴다면 주당배당금은 1만2650원, 배당수익률 3.9%까지 올라갑니다. 이 차이가 아직 회사 손에 있는 몫입니다.
삼성물산을 거쳐 KCC까지
연결고리는 한 단계 더 이어집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11%를 갖고 있고, KCC는 그 삼성물산 지분을 10.49% 갖고 있습니다. SK증권은 삼성물산을 직접 수혜 기업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55만 원으로 올리며 예상 주당배당금 8550원을 제시했습니다.
KCC는 20일 오전, 삼성물산에서 받는 특별배당금의 5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기준은 삼성물산 주당배당금 중 기본배당 2500원을 넘는 금액입니다. 공시가 나온 오전 11시 48분 무렵부터 주가가 치솟아 그날 8.46% 급등했고, 이튿날인 21일에도 2% 올라 48만4000원에 마감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미정 재원을 120조 원으로 가정해 두 시나리오를 냈습니다. 특별배당 비중 70%에 삼성물산 환원율 70%인 최대 시나리오에서 KCC의 주당배당금은 2만9131원, 시가배당률 6.1%입니다. 비중 50%에 환원율 60%인 최소 시나리오에서는 4.6%로 내려갑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110조 원 상단을 이 틀에 대입하면 KCC의 예상 시가배당률은 4.4~5.8%로 계산됩니다.
보험사에는 발목을 잡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는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입니다. 보험 계약이 중간에 깨질 때 돌려줄 돈을 회사가 쌓아둔 이익에서 미리 떼어놓는 돈인데, 여기 묶인 만큼은 배당으로 쓸 수 없습니다.
최근 이 부담이 업계 전반에서 커졌습니다. 쌓아둔 이익의 97.3%가 이 준비금인 보험사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삼성생명은 19.2%, 삼성화재는 36.2%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이번 배당 확대 효과를 상대적으로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위치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 배당이 계열사 실적을 밀어올리는 것까지는 숫자로 보이지만, 그 돈이 개별 회사 주주에게 얼마나 내려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나와 있는 배당수익률은 전부 증권사가 가정을 넣어 돌린 값입니다. 확인할 곳은 증권사 보고서가 아니라 10월 말과 내년 1월 말, 두 번의 이사회 결과입니다.
참고
-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뉴스, 뉴스핌, 아주경제, 한국경제, 조선비즈, 비즈워치, 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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