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4경기 만에 벤치에서 출발한 이유

2026년 8월 24일 · 한국

손흥민이 14경기 만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부상으로 빠졌다는 발표는 없었습니다.

감독은 왜 그를 처음부터 쓰지 않았을까요.

3줄 요약
1. 8월 20일 콜로라도 원정, LAFC가 0-1로 졌습니다
2. 한 달 8경기,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경기였습니다
3. 손흥민 부진은 일정표와 함께 봐야 합니다

한 달에 8경기,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손흥민이 LAFC 공식전 선발 명단에서 빠진 건 지난 5월 3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14경기 만입니다. 그 사이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가 지나갔고, 복귀한 뒤로는 13경기 연속 선발로 뛰었습니다. 그런 선수가 갑자기 벤치에서 출발했으니 무슨 일이 있나 싶은 게 당연합니다.

이 결정은 경기 당일에 내려진 게 아니었습니다. 스타뉴스에 따르면,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미 예고해뒀습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이번 주가 8월 강행군의 마지막 주다. 한 달 동안 8경기를 치르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경기가 이어졌기에 선수들을 정말 강하게 밀어붙여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선수들을 지나치게 무리시켰다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부상 직전까지 간 선수들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MLS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팀

감독이 든 또 하나의 이유는 팀의 나이였습니다. "LAFC는 MLS에서 두 번째로 평균 연령이 높은 팀이다. 그렇기에 특정 나이대에 있는 선수들은 출전 시간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올해 34세인 손흥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감독 본인도 이 선택이 내키지 않는다는 걸 숨기지 않았습니다.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손흥민이 피치 위에 있을 때 팀이 훨씬 위협적이기 때문에 항상 뛰게 하고 싶다. 하지만 한 선수가 몇 주 연속으로 일주일에 3경기씩 치르면서 경기력이 항상 최고조로 유지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일정이 하나 더 걸려 있었습니다. 콜로라도 원정 다음 날 새벽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하루 준비하고 포틀랜드전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건 손흥민만이 아닙니다. 드니 부앙가와 골키퍼 위고 요리스도 함께 빠졌습니다. 감독은 이렇게까지 된 배경도 털어놨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채우려던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기존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27분, 슈팅 한 개

경기는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LAFC는 전반 22분 자책골로 끌려갔습니다. 콜로라도의 유세프 마지즈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LAFC의 제레미 에보비세가 걷어내려다 발에 맞았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전반 42분에는 페널티킥까지 내줬지만 골키퍼 카브랄 카터가 막아냈습니다. 카터는 이날 다섯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였습니다.

손흥민은 0-1로 뒤진 후반 18분 티모시 틸먼을 대신해 투입됐습니다. 부앙가도 곧이어 들어가 둘이 함께 앞선에 섰습니다. 하지만 한 골을 지키려고 라인을 내리고 페널티지역 앞에 벽을 세운 콜로라도를 뚫지 못했습니다. 손흥민이 가장 잘하는 뒷공간 침투는, 침투할 공간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가 슈팅을 한 건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8분이었습니다.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때린 왼발 중거리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습니다. 27분 동안 그의 슈팅은 이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 장면의 기대득점을 0.02로 매겼습니다. 슈팅이 골로 이어질 확률을 0에서 1 사이 숫자로 환산한 값이니, 100번 때려야 두 번 들어갈 만한 슈팅이었다는 뜻입니다. 풋몹이 손흥민에게 준 평점은 6.1이었습니다.

6골 뒤의 0골

이날의 침묵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건 직전까지의 흐름 때문입니다.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온 손흥민은 LA 갤럭시, 레알 솔트레이크, 스포팅 캔자스시티, 밴쿠버 화이트캡스전까지 정규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MLS 올스타전 멀티골까지 더해 5경기 6골을 몰아쳤습니다.

꺾인 지점은 리그스컵입니다. 8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일정에서 과달라하라, 톨루카, 케레타로 등 멕시코 리가 MX 팀들을 상대로 득점이 없었습니다. 케레타로전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 성공시킨 게 이 기간에 남긴 기록입니다. LAFC는 참가 18개 팀 가운데 5위에 그쳐 8강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정규리그로 돌아온 16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양 팀 최다인 4차례 슈팅을 때리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번 콜로라도전까지 공식전 5경기 연속 무득점입니다. 지난 2일 밴쿠버전부터 3~4일 간격으로 여섯 경기를 내리 뛴 뒤에 나온 숫자입니다.

승점 3점 차, 그리고 커지는 경질 여론

이번 패배로 LAFC는 10승 4무 7패, 승점 34로 서부 콘퍼런스 3위를 지켰습니다. 다만 2위 밴쿠버 화이트캡스(승점 37)와 3점, 1위 휴스턴(승점 38)과는 4점 차입니다. 리그에서는 3경기 연속 무승이고, 최근 두 경기는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졌습니다. 이날 이긴 콜로라도는 홈 3연승으로 승점 28, 서부 7위가 됐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LAFC 공식 채널에는 도스 산토스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댓글이 이어졌다고 스포츠조선은 전했습니다. 시즌 초부터 감독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성적이 버텨주는 동안은 잠잠했는데,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자 다시 커졌다는 겁니다. 멕시코 매체 패션풋볼도 경질이 결정됐거나 정식으로 논의됐다는 신뢰할 만한 보도는 없다면서도, 감독을 둘러싼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LAFC는 23일 포틀랜드 팀버스를 홈으로 불러들입니다. 감독 말대로라면 이 경기를 넘기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정상 일정으로 돌아옵니다. 그날 눈여겨볼 건 손흥민이 골을 넣느냐보다 그에게 공이 몇 번 가느냐입니다. 콜로라도전에서 그는 슈팅을 못 한 게 아니라, 슈팅할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참고

  • 스포츠조선, 뉴스핌, 중앙일보, 스타뉴스, 아시아투데이, 위키트리, 세계일보, 메디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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