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됐던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발견된 곳은 마지막으로 머물던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찾는 데 104일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3줄 요약
1.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 추정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2. 담당 경찰관이 신고 2시간 30분 만에 허위 종결했습니다
3. 신원과 사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104일, 걸어서 10분 거리
8월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 숲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5월 12일 밤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끊겼던 장미란 씨(37)로 추정된다고 제주경찰청은 밝혔습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실종 당시 입고 있던 것과 같은 옷가지와 신발, 팔찌, 휴대전화가 함께 나왔습니다. 연합뉴스는 장씨가 맞는지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발견 장소는 장씨가 장기 투숙하던 숙소 인근, 걸어서 5~15분 거리입니다.
수색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앞서 이 일대를 수색하고도 찾지 못했고, 범위를 넓혀 다시 훑는 과정에서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자세와 위치를 근거로 타살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범죄 피해 가능성은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 사망 장소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시간 30분 만의 거짓 보고
왜 이렇게 늦었는지를 이해하려면 5월로 돌아가야 합니다. 장씨와 함께 지내던 연인은 5월 15일 오후 6시 43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은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기준으로 한림항 일대 숙박업소를 탐문하며 수색에 나섰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을 넘겨받은 A경장이었습니다. A경장은 장씨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았으면서도, 신고 약 2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16분 "장씨와 연락이 됐고, 본인 위치를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상부에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이 보고를 받고 수색 중이던 경찰관들은 철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당시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경장은 여기에 더해 실종자 신고·발견 내역을 관리하는 경찰 내부 시스템에서 장씨 관련 자료까지 지우려 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장씨의 연인은 7월 17일 다시 신고하려 했지만 기존에 '종결'로 남은 기록 때문에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이틀 뒤인 7월 19일 가족이 서울에서 재신고에 나선 뒤에야 수색이 다시 시작됐고, 경찰은 8월 20일부터 한림읍 일대에서 집중 합동 수색을 벌였습니다.
또 한 명의 실종자
A경장의 허위 종결은 장씨 사건 하나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됐습니다.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경찰관 만나기를 거부했고,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종결한 것입니다.
이 남성의 가족은 이후에도 두 차례 경찰서를 찾아 상담했지만 수사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22일, 이 남성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 사건이 겹치면서 경찰은 A경장이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제주지검도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한 전담수사팀을 꾸려 별도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사라진 CCTV 118대
허위 종결로 수색이 두 달 넘게 멈춰 있는 사이, 장씨의 마지막 행적이 담겼을 폐쇄회로(CC)TV 영상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인근 CCTV 118대의 저장 기간이 그새 만료돼 지워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초기 행적을 복원할 자료가 없어진 만큼, 사망 경위를 밝히는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22일 긴급체포했고,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A경장이 낸 체포적부심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그 사람은 일단 석방됐습니다. 법원은 혐의 유무가 아니라 "계속 소재 파악이 되는 상태였던 만큼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긴급체포 절차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구속 여부를 가리는 심사는 25일 예정돼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104일이라는 숫자도, 걸어서 10분이라는 거리도 아닙니다. 신고가 접수된 지 두 시간 반 만에 한 사람의 보고로 수색이 멈췄고, 그 보고를 두 달 넘게 아무도 다시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장씨가 맞는지, 언제 어떻게 숨졌는지는 감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참고
- 헤드라인제주, 연합뉴스, 채널A, KBS 뉴스, 주간조선, 중앙일보, 연합뉴스TV, 국제신문
태그 #장미란 #장미란시신 #제주실종 #제주경찰 #허위종결 #실종신고 #한림읍 #실종자수색 #경찰관구속 #체포적부심 #제주지검 #실종프로파일링 #CCTV보존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