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값이 떨어진 일주일, 토마토 값은 반대로 뛰었습니다

2026년 8월 25일 · 한국

상추 도매가격이 일주일 새 37%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폭염에 치솟았던 잎채소 값이 산지 출하량이 돌아오면서 빠르게 내려간 겁니다.

그런데 같은 일주일, 같은 조사에서 토마토는 45% 가까이 올랐습니다. 방향이 정반대로 갈린 이 숫자를 장바구니에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3줄 요약
1. 상추가 내렸다고 여름 채소가 다 싸진 건 아닙니다
2. 상추는 일주일 새 37% 내렸고 토마토는 45% 올랐습니다
3. 장바구니는 품목별로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일주일 새 이렇게 갈렸습니다

한국경제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8월 12일과 19일 사이에 값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품목8월 12일8월 19일
청상추 4kg3만 원1만9000원
열무 4kg1만5000원1만600원
토마토 5kg1만3000원1만8800원

여기서 한 가지 먼저 짚고 갑니다. 이 값들은 마트 진열대 가격이 아닙니다. 도매시장 중도매인이 소상인이나 식당 같은 실수요자에게 넘기는 가격이라, 우리가 계산대에서 만나는 값까지는 단계가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이 표는 얼마인지가 아니라 어느 쪽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보는 자료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크기가 잘 안 잡히면 나눠 보면 됩니다. 청상추는 도매 기준 100g당 750원에서 475원이 됐고, 토마토는 1kg당 2600원에서 3760원이 됐습니다.

상추는 왜 갑자기 싸졌을까요

지난 11일 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1230원이었습니다. 한 달 전보다 31.3% 높은 값입니다. 폭염에 잎채소 생산이 줄어든 탓이었고, 같은 시기 시금치와 깻잎도 함께 올랐습니다.

그다음 일주일이 달랐습니다. 값이 오르자 사는 사람이 줄었고, 동시에 산지 출하 상황도 나아졌습니다. 청상추 4kg 도매가격은 36.7%, 열무 4kg은 29.3% 내렸습니다. 취청오이는 50개에 18.6%, 수박은 한 통에 16.1% 내렸는데 모두 이달 초 폭염 때 먼저 뛰었던 품목입니다. 급하게 오른 것이 급하게 내려온 셈입니다.

토마토 45%는 비싸진 게 아니라 돌아온 겁니다

토마토 상품 5kg은 12일 1만3000원에서 19일 1만8800원이 됐습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특품 5kg은 1만223원에서 3만5672원으로 폭이 더 컸습니다.

이 숫자를 상추와 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토마토는 원래 싸던 값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올해는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도 좋아서 7월 도매가격이 5kg에 평균 1만160원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전년보다 27.9%, 평년보다 36.4% 낮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토마토 같은 과채류 값이 보통 5~6월에 바닥을 찍고 7월부터 오른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폭염과 집중호우가 겹치는 7~8월에는 오르내리는 폭까지 커집니다. 지난달 토마토가 유난히 쌌던 것이지, 지금이 유난히 비싼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과는 후지 칸 말고 햇사과 칸을 보세요

같은 기간 값이 오른 건 토마토만이 아닙니다. 후지 사과는 10kg에 7만6000원에서 9만 원으로 18.4% 올랐고, 수입 세척당근은 17.0%, 난지형 대서 피마늘은 16.3%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후지가 올랐다고 사과가 전부 비싸진 것은 아닙니다. 후지는 지난해 거둬 저장해 둔 물량이고, 그 물량이 바닥을 보이는 시기라 값이 오릅니다. 지금 매대의 주력은 올해 갓 나온 햇사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조생종 사과는 출하량이 전년보다 20.5% 늘어 8월 중순 도매가격이 오히려 전년보다 18.1% 낮았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전체 사과 생산량도 전년보다 8.7%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과 코너에서 품종 이름을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 갈리는 차이입니다.

값이 내려온 쪽은 쌈 채소입니다

이번 주 장바구니에서 갈리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상추·열무·오이·수박은 폭염에 뛰었다가 내려온 쪽입니다. 삼겹살에 쌈을 못 싸 먹고 미뤄뒀다면, 그 미룬 값을 그대로 치르지는 않아도 되는 구간입니다. 반대로 토마토는 오른 쪽이지만 이유가 다릅니다. 값이 정상 구간으로 올라온 것이라, 좀 더 기다린다고 지난달 값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사과는 값이 아니라 이름을 보는 게 빠릅니다. 마늘이나 당근처럼 사두고 오래 쓰는 것들은 지금 오름세라, 한 번에 많이 담기 전에 값을 한 번 보고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값이 한꺼번에 오르거나 내리지 않고 품목마다 따로 노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라는 기간이 짧고 산지가 옮겨 다니는 여름 작물은 같은 폭염을 맞아도 생육 단계가 제각각이라, 공급이 흔들린 결과가 가격에 나타나는 시점과 크기가 품목마다 다릅니다. 여름 농산물 값이 며칠 단위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상추가 쌌다고 다음 주도 쌀 거라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장을 볼 때는 채소든 과일이든 그 품목만의 사정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뉴스 제목 하나를 통째로 믿는 것보다 낫습니다.

참고

  • 한국경제,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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