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 달 내고 10년을 채웠다는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2026년 8월 24일 · 한국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단 1개월 가입했던 외국인이 지금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못 냈던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제도로 119개월을 보태, 연금을 받는 데 필요한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웠습니다.

수십 년을 낸 사람과 같은 요건을 갖춘 셈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3줄 요약
1. 국민연금 10년은 추납으로도 채울 수 있습니다
2. 1개월 가입 뒤 119개월분을 몰아 냈습니다
3. 추납 요건 개선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못 낸 보험료를 나중에 몰아 내는 제도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에는 추후납부, 줄여서 추납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 결혼이나 출산으로 가입 이력이 끊겼던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내고 그 기간을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는 방식입니다. 1999년에 생겼고, 2016년 11월부터는 소득 없는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기간까지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지금은 최대 119개월, 10년에서 한 달 모자란 기간까지 채울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나 신청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지나온 기간 가운데 추납이 인정되는 기간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지금 목돈이 있고 없고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60만 원을 받을까, 1700만 원을 더 낼까

동포 매체 ekw 보도에 따르면, 방문취업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렀던 1963년생 중국동포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5개월치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공단에서 받은 안내는 두 갈래였습니다. 지금까지 낸 60만 원을 반환일시금으로 돌려받든가, 과거 115개월분 약 1700만 원을 추납해 10년을 채우고 매달 27만~28만 원을 받든가.

선택지금이후
반환일시금60만 원 한 번
추납 후 수급1700만 원 납부매달 27만~28만 원

이분은 반환일시금을 청구하러 갔다가 상담 과정에서 추납이라는 선택지를 처음 알았습니다. 많은 분이 비슷합니다. 제도가 있다는 것과 내가 몇 개월을 추납할 수 있는지는 다른 이야기이고, 뒤쪽은 조회해 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가입 기간이 10년에 못 미친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나 '내 곁에 국민연금' 앱에서 가입 내역을 확인하고, 추납할 수 있는 기간과 금액은 고객센터 1355나 가까운 지사에 물어보면 됩니다. 내가 받을 연금액까지 따져야 한다면 지사 상담이 정확합니다.

1개월 가입자에게도 같은 문이 열려 있습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여기입니다. 외국인도 그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고 추납 대상 기간이 있으면 10년 미만 범위에서 추납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자격을 가진 외국인, 그중에서도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짧게 가입한 뒤 한꺼번에 추납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습니다.

사례가입 방식지금
A씨1개월 가입 + 119개월 추납노령연금 수급
B씨반환일시금 반납·재가입 + 추납121개월 채워 수급
C씨9개월 가입 + 128개월 추납중국 거주, 조기노령연금

세 사람 모두 국내에서 실제로 보험료를 낸 기간은 1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10년을 채운 사람과 같은 자격으로 매달 연금을 받습니다. 이 논란에서 정작 눈여겨볼 숫자는 1개월이 아니라 119개월입니다. 짧게 가입한 것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한꺼번에 붙는 기간의 길이가 형평성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규모도 달라졌습니다. 외국인의 추납 신청은 2015년 43건에서 2024년 848건으로 늘었고, 추납 금액은 같은 기간 2억 원대에서 54억 원대로 뛰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신청자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67.6%로 가장 많았습니다.

규정끼리 부딪히는 지점도 있습니다. 국민연금법은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데, 소득 없는 배우자였던 기간의 추납은 열려 있어 두 가지가 서로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거 체류 자격이나 배우자의 가입 이력을 국내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해외에 사는 수급자의 사망 여부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꼽힙니다.

복지부는 "검토하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8월 21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외국인의 추납제도 활용 현황과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요하면 관련 법령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국내 거주 기간이나 보험료를 낸 기간을 추납 요건과 연결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무엇을 언제부터 바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리드경제는 사설에서 개선안보다 먼저 국적별 추납 인원과 납부액, 해외 거주 수급자 규모부터 전수조사해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금 알려진 사례만으로는 국민연금 재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제도가 허용한 절차였다는 사실뿐입니다. 형평성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요건이 바뀌는지는 복지부가 내놓을 개선 방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

  • 이데일리,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연합뉴스TV, 주간조선, 시사1, 리드경제, ek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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