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브랜드 첫 초대형 전기 SUV 'GV90'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뒷문입니다. 함께 나온 두 모델 중 'GV90 네오룬'에는 앞문과 뒷문 사이를 세로로 받치는 기둥, 이른바 B필러가 없어서 두 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립니다.
기둥 하나가 통째로 빠진 자리, 옆에서 부딪히면 더 위험한 것 아닐까요.
3줄 요약
1. 기둥 없는 문은 GV90 네오룬에만 들어갑니다
2. 탑승 공간 골격은 기존보다 1.5배 두껍습니다
3. 지금 나온 안전 설명은 모두 제작사 발표입니다
이름은 둘, 문 여는 방식도 둘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건 한 대가 아니라 두 대입니다. 기둥 없이 마주 보며 열리는 코치 도어를 단 GV90 네오룬, 그리고 보통 자동차처럼 바깥으로 젖혀 여는 스윙 도어를 단 GV90입니다. 화제가 된 '기둥 없는 문'은 이 중 네오룬 이야기입니다. 이름은 같아도 옆면 구조가 다른 차라는 뜻이니, 앞으로 나올 소식을 볼 때도 어느 쪽을 말하는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두 대 모두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전기차용으로 새로 만든 eMP 플랫폼 위에 올라갑니다. 축간거리가 3,245mm로 길고 실내 바닥이 평평해, 뒷좌석 공간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기둥이 빠진 자리에 무엇을 넣었나
보통 차는 앞문과 뒷문 사이에 선 B필러가 옆 충돌에서 승객 공간을 지킵니다. 네오룬은 이 기둥을 통째로 없앴습니다.
먼저 뒷문에 듀얼 모션 힌지라는 새 부품이 들어갔습니다. 문을 바깥으로 한 번 밀어낸 다음 부드럽게 돌리는 방식이라, 앞문과 부딪히지 않고 따로 여닫을 수 있습니다.
버티는 일은 문이 나눠 맡습니다. 문 안쪽에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넣어 강성을 확보하고, 문과 차체를 이어 충돌 에너지가 한곳에 몰리지 않고 퍼지도록 했습니다. 탑승 공간을 두르는 골격은 기존보다 1.5배 두껍게 만들고, 그 안을 초고강도 스틸 튜브와 단단한 구조용 폼으로 채웠습니다. 제네시스는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를 히든 롤케이지라고 부르며, B필러가 있는 차와 동등한 수준의 충돌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동등한 수준'은 제네시스가 밝힌 설명이고, 공인기관의 충돌시험 등급은 이번 공개 자리에 함께 나오지 않았습니다. 설계가 부실하다는 뜻이 아니라 만든 쪽의 설명과 제3자의 시험 결과는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라는 뜻입니다.
천장에서 터지는 에어백
에어백은 모두 12개입니다. 이 중 가장 낯선 건 루프 에어백입니다. 차가 뒤집히는 사고에서 빠르게 펼쳐져 천장 유리 전체를 덮습니다. 전복 사고에서는 탑승객이 유리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천장에 부딪혀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줄이려는 장치입니다. 제네시스는 세계 최초 적용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수석에는 앉은 자세에 따라 두 단계로 펼쳐지는 듀얼 뎁스 에어백이, 시트 쿠션에는 충돌 때 몸이 안전벨트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는 에어백이 들어갔습니다. 커튼 에어백은 3열까지 이어집니다.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은 누가 어떤 자세로 앉아 있는지, 벨트를 제대로 맸는지 확인해 에어백과 벨트를 조절하고, 자세가 이상하면 경고도 합니다.
배터리를 직접 때리지 않게 만드는 설계
| 항목 | 수치 |
|---|---|
| 배터리 용량 | 123.5kWh |
| 완충 주행거리 | 500km (자사 연구소 측정, 7인승) |
| 급속충전 10→80% | 22분 (350kW급) |
| 합산 출력·토크 | 490kW · 800Nm |
용량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큽니다. 배터리가 크면 지켜야 할 것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차체 앞에는 디플렉터를 달아, 앞쪽 모서리만 부딪히는 스몰 오버랩 충돌에서 차가 옆으로 밀려나도록 유도해 A필러가 심하게 꺾이는 것을 줄입니다. 배터리 앞에는 슬라이더 구조를 넣어, 정면 충돌 때 모터와 서브프레임이 차 아래쪽으로 비껴가며 배터리를 직접 때리지 않게 했습니다. 셀과 셀 사이에는 차단 구조를 둬서 한쪽에서 난 열이 옆 셀로 옮겨붙는 것을 억제하는 열전이 안전 기술(TRP)도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클라우드로 배터리 상태를 들여다보는 사전진단 기능이 붙습니다. 실시간 진단에 더해 아직 고장은 아닌 이상 징후까지 잡아내 차주에게 알린다는 설명인데, 일이 벌어진 뒤에 몸을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그 전에 알려주는 쪽이라는 점에서 앞의 구조물들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마주 보는 앞좌석, 그리고 발표에 없던 것
네오룬의 앞좌석은 정차 중 도어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180도 회전합니다. 앞뒤 좌석이 마주 보는 라운지가 되는 셈인데,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에는 처음입니다. 외관은 한국 전통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고, 최상위 한정판인 네오룬 퍼스트 에디션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정작 많은 분이 가장 궁금해할 가격과 국내 판매 시점은 이번 공개 행사에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나온 정보만으로 계약이나 구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둥 없는 문은 분명 눈길을 끕니다. 다만 실제로 승객을 지키는 건 화려한 개폐 방식이 아니라, 문과 골격 안에 보이지 않게 채워 넣은 강철과 폼입니다. 그 설계가 얼마나 버텨주는지는 제작사의 설명 다음에 나올 시험 결과들이 알려줄 것입니다.
참고
- 현대자동차그룹, 공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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