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4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도 타율은 왜 내려갔을까요

2026년 8월 25일 · 한국

이정후가 8월 20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안타 두 개를 쳤습니다.

시즌 타율은 0.292에서 0.294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보스턴전이 끝났을 때 타율은 0.291이었습니다.

같은 선수, 같은 한 주입니다. 안타는 계속 나왔는데 숫자는 왜 뒤로 갔을까요.

3줄 요약
1. 이정후가 8월 21일 4경기 연속 안타를 쳤습니다
2. 타율은 0.294에서 0.291로 내려갔습니다
3. 이미 450타수라 안타 하나로는 안 움직입니다

클리블랜드에서 두 번 치고 오른 폭, 0.002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8월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날 그는 4타수 2안타 1삼진으로 시즌 37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했습니다.

타격 내용도 좋았습니다. 1대0으로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파커 메식의 시속 152.6㎞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익선상 2루타를 만들었고, 7회초에는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낮게 들어온 138.4㎞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로 연결했습니다. 팀도 1대0으로 이겼습니다.

이 경기로 시즌 성적은 439타수 129안타, 타율 0.294가 됐습니다. 경기 전에는 435타수 127안타에 타율 0.292였으니 멀티히트 한 경기가 끌어올린 폭은 0.002입니다.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두 칸입니다.

40타수라면 0.025, 439타수라면 0.002

시즌 초반이었다면 얘기가 달랐을 겁니다. 타율은 결국 안타 수를 타수로 나눈 값이라, 타수가 40번밖에 안 되는 시즌 초반에는 안타 하나에 타율이 0.025씩 흔들립니다. 하지만 8월 20일 기준으로 이정후는 이미 439타수를 채운 상태였습니다. 분모가 이만큼 커지면 분자에 1이 더해져도 결과는 소수점 뒤에서만 움직입니다. 같은 경기에서 4타수 3안타였다면 타율은 0.296, 4타수 무안타였다면 0.289입니다. 잘 쳐도 못 쳐도 셋째 자리 한두 칸을 오가는 폭 안에 갇혀 있는 셈입니다.

연속 안타는 다섯 번째 경기에서 끊겼습니다

다음 날인 8월 21일에도 안타가 나왔습니다. KBS는 이정후가 이 경기에서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0.293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4경기 연속 안타에 시즌 130안타. 헤드라인이 붙기 좋은 숫자입니다.

그런데 타율은 0.294에서 오히려 0.293으로 내려갔습니다. 4타수 1안타는 그날 하루로 보면 타율 0.250이고, 시즌 타율 0.294보다 낮은 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연속 안타는 안타가 나왔다는 사실만 세지, 그날 몇 번 나가서 쳤는지는 세지 않습니다. 네 타석에 하나씩만 나오는 안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타율이 오히려 조금씩 깎입니다.

그다음 경기에서는 안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3타수 무안타로 연속 안타 행진은 4경기에서 멈췄고, 타율은 0.291로 내려앉았습니다.

8월 23일 보스턴전은 다시 안타가 나온 날입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정후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타율은 0.291을 유지했습니다. 2회 파울팁 삼진, 3회 1루수 땅볼, 6회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난 뒤 2대0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고 곧바로 2루를 훔쳐 시즌 9번째 도루를 성공시켰습니다. 팀은 9회말 동점을 허용하고 2대3으로 졌습니다.

3할까지 남은 거리를 계산해 보면

이 경기까지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450타수 131안타입니다. '3할 복귀'라는 말이 계속 따라붙지만, 여기서부터 3할은 한두 경기로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닙니다.

계산 자체는 단순합니다. 앞으로 100타수를 더 들어선다면 그중 34안타를 쳐야 시즌 타율이 0.300이 됩니다. 남은 타수를 150으로 잡으면 49안타가 필요합니다. 각각 남은 기간 타율이 0.340, 0.327이라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이정후가 친 타율은 0.291입니다. 3할을 보려면 남은 경기를 자기 시즌 평균보다 한참 높은 페이스로 채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한 주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4경기 연속 안타가 아니라 타율이 0.294에서 0.291로 간 경로입니다. 안타 소식이 들릴 때마다 타율을 확인해 보면 그대로거나 오히려 내려간 날이 많습니다. 다음에 안타 소식을 볼 때 안타 개수와 함께 그날 타수를 보면, 숫자가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그 자리에서 보입니다.

참고

  • KBS 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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