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대 남성이 10년째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매달 월급의 80%를 해외로 부쳤다는 사연이 라디오 상담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보낸 돈으로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났고, 그 일이 알려지자 오히려 아내 쪽에서 먼저 이혼 소송을 걸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거기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아파트의 절반까지 요구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속받은 집도 나눠줘야 할까요.
3줄 요약
1. 기러기 아빠의 상속 아파트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10년간 월 600만 원, 아내는 별도 소득이 없었습니다
3. 분할 대상이 되는 것과 절반을 주는 것은 다릅니다
먼저 소송을 건 쪽이 불리해지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5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올랐습니다. 딸이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유학 보내고, 혼자 국내에 남아 10년을 기러기 아빠로 지냈다고 했습니다. 매달 월급의 80%인 600만 원을 송금했고, 본인은 구내식당과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주신 아파트가 있어 월세 부담 없이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인에게서 아내가 현지 한인 모임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가까워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상대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파견 근무를 나간 사람이었습니다. 그 뒤 아내 쪽에서 먼저 이혼 소송을 냈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아파트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사연의 골자입니다.
여기까지는 A씨가 상담에서 털어놓은 이야기입니다. 부정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 소송이 어떻게 오가고 있는지는 판결문으로 확인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놓고 보면, 법이 어느 쪽 손을 드는지는 짚어볼 수 있습니다.
이 사연을 다룬 배수지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우리나라는 혼인 파탄에 명백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유책주의를 원칙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가 먼저 건 이혼 소송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혼이 성립될 경우를 대비해 재산분할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속 아파트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은 분이 여기서 헷갈립니다. 상속으로 받은 재산은 배우자의 협력과 무관하게 얻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배 변호사는 "아내의 재산분할 청구 자체가 기각되기는 어렵고, 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혼인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 아내가 해외에서 자녀를 양육하며 가정을 유지해 온 점이 남편이 그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지키는 데 기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입니다. 원칙과 예외가 동시에 걸리는 셈입니다.
다만 분할 비율까지 높게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별도 소득 없이 남편이 보낸 생활비에 전적으로 기댔다는 점, 나눌 재산 자체가 상속으로 얻은 것이라는 점이 기여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분할 대상이 되는 것과 절반을 떼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등기부등본과 계좌 거래내역
그래서 이런 처지에 놓인 사람이 실제로 할 일은 분명합니다. 그 집이 상속받은 재산이라는 사실과 상대의 실질적 기여도가 낮다는 사실, 이 두 가지를 서류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첫째는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흔히 등기부등본이라 부르는 서류입니다. 소유권이 언제 어떤 원인으로 넘어왔는지가 여기에 적힙니다. 상속을 원인으로 이전된 등기라면 그 자체가 특유재산이라는 1차 근거가 됩니다.
둘째는 계좌 거래내역입니다. 10년치 송금 기록은 은행에서 거래내역서로 뗄 수 있고, 누가 생활비를 댔는지를 날짜 단위로 보여줍니다. 급여명세서를 함께 두면 월급의 몇 %가 빠져나갔는지도 드러납니다.
중요한 건 순서입니다. 이런 자료는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모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어떤 서류가 얼마나 힘을 갖는지는 사안마다 갈리므로, 실제 준비는 변호사와 함께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판결을 받는 것과 돈을 받는 것은 다르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그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외도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면, 국내 법원에 그 사람을 상대로도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상대가 해외에 있으면 소장 송달에 시간이 더 걸립니다. 판결을 받는다고 곧바로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배 변호사는 상대가 국내에 재산이 있으면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이 사연처럼 상대가 한국 국적자라면 국내에 재산이 없더라도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 신청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제도는 아무 때나 되는 것이 아니라, 확정판결 같은 집행권원을 받은 뒤 6개월 안에 갚지 않은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연이자도 자주 잘못 알려집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는 판결이 확정된 다음부터가 아니라,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계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법원이 인정하는 기간에는 이 이율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미룰수록 갚아야 할 돈이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이 사연은 아직 소송으로 넘어가기 전, 라디오 상담에서 나온 법률적 소견입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증거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구체적인 분할 비율이나 위자료 액수는 전문가와 사안을 따져봐야 나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해서 저절로 안전하지는 않고, 그 안전을 만드는 건 결국 미리 남겨둔 서류입니다.
참고
- 로톡뉴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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