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민생지원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1인당 50만 원을 주고, 어떤 지역은 신청조차 받지 않습니다.
같은 명절인데, 왜 사는 곳에 따라 이렇게 갈릴까요.
3줄 요약
1. 민생지원금은 나라가 아니라 사는 지자체가 정합니다
2. 의령·함평 50만 원, 당진·강릉은 의회서 부결됐습니다
3. 지급 여부와 금액은 아직 확정 전인 곳이 많습니다
의령·함평은 50만 원, 당진·강릉은 0원입니다
전국에서 최소 16개 시·군이 추석을 전후해 전 주민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거나 관련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급을 추진했다가 지방의회에서 막힌 곳이 따로 있습니다.
| 지자체 | 1인당 금액 | 진행 상황 |
|---|---|---|
| 의령군·함평군 | 50만 원 | 함평은 9월 7일 지급 시작 |
| 통영시 | 35만 원 | 8월 31일부터 신청 |
| 영동·하동·장흥·고창·완주 | 30만 원 | 예산 확보 또는 일정 확정 |
| 울진·고흥·부안 | 30만 원 | 방침 발표, 절차 남음 |
| 문경시 | 25만 원 | 9월 14일 지급 시작 |
| 속초시 | 20만 원 | 지급 진행 중 |
| 나주시 | 20만 원 | 방침 발표, 절차 남음 |
| 김해시·영암군 | 10만 원 | 방침 발표, 절차 남음 |
| 당진시·강릉시 | 없음 | 시의회에서 부결 |
정작 갈리는 지점은 금액이 아니라 오른쪽 칸입니다. 예산을 확보하고 지급 날짜까지 발표한 곳과, 단체장이 주겠다고 방침만 밝힌 곳은 처지가 다릅니다. 뒤쪽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지방의회 심의가 남아 있어서 금액이 줄거나 시기가 밀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큰 금액은 의령·함평의 50만 원, 4인 가구로 치면 200만 원입니다.
왜 하필 지금, 왜 동네마다 다를까
이 지원금은 정부가 전 국민에게 한 번에 주는 사업이 아닙니다.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따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재정 여건, 단체장의 정책 판단, 지방의회의 동의 여부에 따라 지급 여부와 금액이 갈립니다.
시점도 우연은 아닙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로 새로 출범한 민선 9기 단체장 가운데 일부가 민생지원금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의령군 오태완 군수의 50만 원, 김해시 정영두 시장의 10만 원, 통영시 강석주 시장의 민생 1호 공약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고물가와 고유가가 겹치면서 옆 동네가 발표하면 다음 동네가 검토에 들어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영은 한 번 엎어졌다가 35만 원이 됐습니다
이번 지원금 행렬에서 정작 눈여겨볼 대목은 액수보다 어디서 막혔는가입니다. 통영시가 그렇습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시장이 1인당 30만 원 지급을 추진하자, 33만 원을 공약했던 당선인 쪽에서 새 집행부의 재정 운용권을 침해하는 '재정 알박기'라며 반발했습니다. 거제뉴스광장 보도를 보면 관련 예산 351억 원은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고, 조례안도 보류돼 지급 자체가 무산됐습니다. 민선 9기 출범 뒤 시와 시의회가 다시 협의해 애초 공약보다 2만 원 많은 35만 원으로 정해졌습니다.
막힌 곳은 통영만이 아닙니다. 당진시는 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 찬성, 국민의힘 의원 7명 전원 반대로 가부동수가 나와 부결됐습니다. 강릉시는 찬성 9표, 반대 10표. 한 표 차이로 무산됐습니다.
돈 문제로 결론을 못 내는 곳도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창원시는 전 시민에게 10만 원씩만 줘도 약 1,000억 원이 듭니다. 한 해 예산 4조 원의 2.5%입니다. 안 주는 동네가 인색해서 안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금 대신 지역화폐로 주는 까닭
대부분의 지자체는 현금이 아니라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지급합니다. 대형 유통망이나 다른 지역으로 돈이 빠져나가지 않게 사용처를 지역 안에 묶어두려는 것입니다. 문경시 선불카드는 지역 안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쓸 수 있고, 주유소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도는지는 속초가 보여줍니다. 당진시대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는 지난달 20일부터 1인당 20만 원을 지급하기 시작해, 이달 9일 기준 지급률 89.2%를 기록했습니다. 그중 실제 쓰인 비율은 54.7%입니다. 가장 많이 쓰인 업종은 음식점으로 전체의 36.7%였고, 편의점과 슈퍼·마트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명절 장보기와 외식에 그대로 흘러간 셈입니다.
효과를 잰 자료도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분석한 결과, 쿠폰 사용처의 월평균 매출이 미사용처보다 2.91% 더 늘었습니다. 다만 사용액의 76.7%가 지급 뒤 4주 안에 소진됐습니다. 짧게 반짝하고 마는 소비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는 어디서 확인하나
내가 사는 곳이 대상인지는 표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단디뉴스에 따르면 진주시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지급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천매거진에 따르면 경기도·인천시·부산시·제주도 같은 광역 지자체도 추석 전후 별도 지급 계획이 없습니다. 거제시는 지난해 일반 시민 10만 원, 취약계층 20만 원을 이미 지급했고, 올해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에 행정력을 쏟으면서 추가 지급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급이 정해진 곳도 조건은 제각각입니다. 위키트리에 따르면 전남 장흥군은 7월 1일 기준으로 주민등록을 두고 신청일까지 유지한 군민만 대상이고, 신청은 8월 31일부터 10월 16일까지입니다. 기준일과 신청 기간은 지역마다 다르고, 지급이 확정된 동네라도 기간을 넘기면 못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기사로 확인되지 않으니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묻는 편이 가장 빠릅니다.
지원금을 받든 못 받든,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물어볼 만합니다. 옆 동네가 준다고 우리 동네도 반드시 줘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에 적힌 것도 절차가 남은 곳이 많으니, 결정되는 대로 다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 위키트리, 당진시대, 단디뉴스, 거제뉴스광장, 인천매거진,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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