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지은 바둑경기장, 시의원들이 직접 가서 본 것

2026년 8월 24일 · 한국

의정부시에 바둑만을 위한 전용 경기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시의 살림이 넉넉해서 지은 건 아닙니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빚을 내서 짓고 있는 시설입니다.

지난 20일, 시의원들이 이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요.

3줄 요약
1. 바둑전용경기장은 지방채를 발행해 짓고 있습니다
2. 시의회는 준공 뒤 활성화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3. 어떤 방안이 나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방채는 미래의 세금을 미리 쓰는 일입니다

에너지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가 20일 바둑전용경기장을 찾았을 때 조세일 의정부시의장도 함께 현장에 나왔습니다. 공사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의장이 집행부 담당부서에 남긴 말이 이날의 핵심이었습니다. 현재 의정부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방채를 발행해 건립한 시설인 만큼, 준공 이후 시설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여기서 지방채라는 말을 그냥 넘기면 이 요청의 무게가 안 보입니다.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가 미래의 예산, 결국 세금으로 갚기로 하고 지금 빌려오는 돈입니다. 지어놓고 찾는 사람이 적으면 빌린 돈만 남고 시설은 놉니다. 갚는 쪽은 그대로 시민입니다.

그러니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라"는 말은 의례적인 당부가 아닙니다. 돈은 이미 빌렸으니, 이제 그 값을 하게 만들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정작 그 방안은 아직 없습니다

중요한 건 여기부터입니다. 확인되는 것은 시의회가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어떤 방안이 나올지, 언제 나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시민이 지켜볼 지점입니다. 시설을 짓는 결정은 이미 끝났습니다. 남은 변수는 준공 뒤 이 공간을 어떻게 굴리느냐 하나입니다. 운영 주체를 누구로 할지, 대회만 여는 곳으로 둘지 평소에도 시민이 드나드는 공간으로 열지 — 이런 게 정해지지 않으면 건물만 서 있게 됩니다.

앞으로 열릴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질문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행정사무감사는 시의회가 한 해 동안 집행부가 일을 제대로 했는지 따져 묻는 절차입니다. 이번 현장 방문도 그 감사를 준비하는 자리였습니다.

왜 이틀 동안 이렇게 많이 돌았나

같은 기간 의정부시의회는 유난히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행정복지위원회는 20일 최선자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의정부도시교육재단, 문화관광재단, 바둑전용경기장, 청년다락방, 녹양보조축구장 다섯 곳을 돌았습니다. 도시환경위원회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여섯 개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첫날은 도봉차량기지 연료전지 발전사업, 용현공공주택지구,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이었고, 둘째 날은 CRC 부지와 제일시장·행복로 일대, 상권진흥센터였습니다. 각각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통과도로 사용료 부담 완화, 원도심 활성화가 걸린 곳들입니다.

이유는 시점에 있습니다. 이번 감사는 제10대 의정부시의회가 문을 연 뒤 처음 맞는 행정사무감사입니다. 최선자 위원장은 이번 현장 확인이 의원들의 의정활동 준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시민이 기억해 둘 만한 것

행정복지위원회는 최근 조성된 녹양보조축구장 등에서 나온 현장 민원도 확인했습니다. 주민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체육단체 등 관련 단체와 주기적으로 소통해 달라는 주문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번에 나온 요구들이 실제 예산이나 제도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확인할 방법은 있습니다. 의정부시의회 홈페이지에는 회의록과 의사일정이 공개됩니다.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서 바둑전용경기장을 찾아보면, 집행부가 활성화 방안을 실제로 들고 나왔는지 아니면 같은 요청이 한 번 더 반복됐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빚으로 지은 시설은 준공이 끝이 아닙니다. 시작에 가깝습니다. 지켜볼 자리는 공사장이 아니라 그다음입니다.

참고

  • 에너지경제신문, 웹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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