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증인 여섯 명이 채택됐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정당 원로가 왜 다른 사람의 정치자금법 재판에 불려 나오게 됐을까요.
3줄 요약
1. 오세훈 시장 항소심 증인에 김종인이 채택됐습니다
2. 1심 벌금 1000만원, 퇴직 기준은 100만원입니다
3.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시장직은 유지됩니다
오세훈 측이 지목한 이름
서울고법 형사7부는 8월 21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 김한정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자리에서 명태균 씨와 김종인 전 위원장 등 여섯 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오 시장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꼭 진실을 밝혀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고, 김 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도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명 씨는 오세훈을 만나기 전부터 국민의힘 지도부와 연을 맺고 여론조사를 해왔다"고 했습니다.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증인이 된 것은, 오 시장 측이 그를 여론조사를 의뢰한 쪽으로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증인신문은 8월 28일과 9월 4일, 11일, 16일 네 차례 열립니다. 선고는 10월 23일 전후로 예정돼 있습니다.
1심이 갈라놓은 열 건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열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 씨에게 3300만원 상당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이 가운데 비공표 여론조사 3건과 공표 여론조사 2건, 비용 2100만원만 오 시장이 의뢰하고 대납하게 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나머지 다섯 차례와 1200만원은 오 시장이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입니다. 강 전 부시장은 벌금 300만원, 김 씨는 5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비용 납부 과정을 은밀히 감춰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절반만 유죄가 된 이 판단에 양쪽 모두 불복했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은 무죄로 본 부분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징역 1년 6개월을 요청했습니다. 강 전 부시장 측은 "통으로 의뢰받았다는 명 씨 진술을 1심이 배척하면서도 열 개를 쪼개 일부만 받아들인 것은 작위적"이라고 맞섰고, 김 씨 측은 자신이 알아서 의뢰하고 지급했을 뿐 대납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100만원이 갈림길인 이유
이 재판이 유독 주목받는 건 벌금 액수 하나에 시장 자리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혐의는 정치자금법 제45조 위반입니다. 이 조항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선거에 나갈 자격, 즉 피선거권을 잃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법은 피선거권이 없어진 단체장은 그 직에서 물러나도록 정해 두고 있습니다. 1심이 선고한 1000만원은 그 기준선의 열 배입니다.
다만 지금은 확정 전입니다. 뉴스에 '당선무효형'이라는 말이 나와도 그날 곧바로 자리가 비는 것은 아닙니다. 형이 최종적으로 굳어지기 전까지 오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봐야 할 날짜가 10월 23일 전후입니다.
여야 양쪽 비대위를 거친 사람
김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선거에 크게 지거나 지도부가 무너졌을 때, 계파색이 옅은 인사에게 공천과 조직 운영을 통째로 맡기는 임시 지도부입니다. 그가 2020년 8월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15초간 묵념한 것, 1980년 신군부가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자신의 과거를 사과한 것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시절의 일입니다.
같은 주, 라디오에서는 국민의힘에 직격
김 전 위원장은 8월 20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도 출연했습니다. 이진숙 의원이 국회에서 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포럼에서 왜곡·조롱 발언이 나왔는데도 국민의힘이 징계 여부를 정하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힘이 이 의원 같은 사람의 말을 듣고 그런 방향으로 간다면 민심을 얻기는 점점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의원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사과를 거부한 데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당을 향한 말의 수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집권 여당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결국 두 개입니다. 1심이 인정한 2100만원, 그리고 자리를 가르는 100만원입니다. 증인신문 네 번이 끝나는 10월, 그 두 숫자가 어떻게 다시 정리되는지가 답이 됩니다.
참고
- 더팩트, 헤럴드경제, 프레시안,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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