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국적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받았습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에서 온 사람들도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모두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광복은 1945년에 끝난 일 아니었나요. 그런데 왜 2026년에도 국적을 새로 받는 사람이 나올까요.
3줄 요약
1. 광복절 국적증서는 이틀 전인 13일 수여됐습니다
2. 독립유공자 15명의 후손 23명이 받았습니다
3. 기념일은 하루지만 절차는 20년 넘게 이어집니다
8월 13일,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서울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제81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독립유공자 15명의 후손 23명이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받았습니다.
날짜를 한 번 더 보겠습니다. 광복절 당일이 아니라 이틀 전입니다. '광복절에 국적을 줬다'는 문장으로 기억하기 쉽지만, 실제로 서류가 건네진 날은 8월 13일이었습니다. 행사장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국회의원과 이제복 국가보훈부 보훈예우정책관이 함께했습니다.
신흥무관학교 교관, 대종교 포교사
이번에 국적을 받은 후손들의 선조 가운데는 신흥무관학교 교관으로 독립군 인재를 길러내고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김경천 선생이 있습니다. 3·1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교정하고 인쇄해 돌린 뒤 흩어진 독립운동 세력을 묶는 데 힘쓴 신숙 선생, 만주와 연해주에서 항일 언론 활동과 독립운동 자금 모집에 나선 전일 선생, 만주에서 대종교 포교로 민족운동을 뒷받침한 권상익 선생의 후손도 함께 국적증서를 받았습니다.
이름이 낯설다면 그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교과서에 실리는 이름은 한 줌이고, 이번에 호명된 이름들의 활동 무대에는 만주와 연해주가 거듭 등장합니다. 선조가 어디서 싸웠는지는 이렇게 기록으로 남았지만, 후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길을 거쳐 그 나라 국적을 갖게 됐는지까지는 이번 발표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중국 12명, 쿠바 1명
국적증서를 받기 전, 이들이 가지고 있던 국적은 이렇게 나뉩니다.
| 국적 | 인원 |
|---|---|
| 중국 | 12명 |
| 러시아 | 5명 |
| 카자흐스탄 | 3명 |
| 우즈베키스탄 | 2명 |
| 쿠바 | 1명 |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2004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줘 왔습니다. 이번 23명을 더해 지금까지 1,448명이 이 절차를 거쳤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건 23명과 1,448명, 이 두 숫자입니다. 한 번에 스물세 명씩, 20년 넘게 쌓아 1,448명. 한 해 평균으로 치면 예순 명 안팎이 이 절차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돼 온 셈입니다. 권상익 선생의 후손인 권성자 씨는 "독립운동가 선조들의 희생과 헌신을 가슴에 새기며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광복절이 기념하는 날은 둘입니다
광복절을 "해방된 날"로만 기억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날은 1945년 8월 15일 국권을 되찾은 것과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것을 함께 기념하는 날입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1949년 제정되면서 5대 국경일의 하나로 정해졌습니다.
되찾은 날과 세운 날이 한 날짜에 겹쳐 있는 셈인데, 국적증서 수여식은 여기에 한 겹을 더 얹습니다. 되찾고 세운 나라 안으로, 그때 국경 밖에 있었던 사람들의 후손이 뒤늦게 들어오는 절차입니다. 기념식은 하루면 끝나지만 이 절차는 해가 바뀌어도 남습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광복절인 8월 15일 제7관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세계와 함께한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고, 같은 날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기획전 '백범의 생각과 뜻, 온 세상을 비추다'도 시작됐습니다. 이 전시는 12월 13일까지 볼 수 있습니다. 국경 밖에서 벌인 싸움이 이번 수여식의 배경이었다면, 그 싸움을 모아 보여주는 자리가 같은 주에 열린 셈입니다.
광복절은 해마다 같은 방식으로 지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안을 채우는 항목은 조금씩 달라지고, 올해는 스물세 명의 이름이 새로 더해졌습니다. 뉴스에 크게 걸리지 않은 이 숫자가, 광복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절차라는 가장 조용한 증거입니다.
참고
- 로스쿨타임즈,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뉴스에듀신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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