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교수가 떠난 자리, 계약직이 메우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강원대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 열 명 중 네 명은 계약직입니다.

3년 전만 해도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습니다. 정규직 교수가 그만둔 자리를 병원이 계약직 의사로 채우면서 비중이 이렇게 올라갔습니다.

같은 달, 정부는 국립대학병원을 관리하는 부처를 21년 만에 바꿨습니다. 이걸로 무엇이 달라질까요.

3줄 요약
1. 강원대병원은 의사 10명 중 4명이 계약직입니다
2. 계약직 비중은 3년 새 18.2%에서 35.7%가 됐습니다
3. 볼 것은 부처 이름이 아니라 이 비중의 변화입니다

18.2%에서 35.7%로

강원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원대병원의 계약직 의사 비중은 2023년 18.2%에서 2024년 22.7%, 2025년 30.6%를 거쳐 2026년 6월 35.7%가 됐습니다. 사람 수로는 26명에서 45명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서 계약직이란 병원에 정규직 교수로 임용되지 않은 의사를 말합니다. 진료는 똑같이 하지만 신분은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자리가 비는 이유는 교수들이 떠나기 때문입니다. 이달에는 강원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겼고, 지난 3월에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심장내과와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각각 고려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같은 보도에서 21년째 강원대병원에 근무하는 주진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금 의대교수는 기피 직업이 됐다", "중환자를 보다 소송에 걸리고, 월급은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교육, 연구, 공공사업 등 역할에 대한 책임은 가중되는 데 비해 처우는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사람이 몰리는 인기 진료과를 두고 "개업의 양성소"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이게 환자에게 어떻게 닿는지가 중요합니다. 두경부암·갑상선암 환자를 보는 한 교수는 같은 보도에서 "한 진료과가 무너지면 다른 과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암 진료는 영상의학과·병리과·핵의학과가 함께 봐야 하는데, 인력이 모자라 CT 판독 같은 일을 외부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한 과의 결원이 그 과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21년 걸린 이동

8월 20일, 국립대학병원 설치법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역 국립대학병원과 국립대학치과병원의 소관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넘어갔습니다. 개정안은 2월 19일 공포돼 6개월 뒤 시행됐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치과병원은 별도의 법을 적용받아 이번 이관 대상이 아닙니다.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입니다. 사는 지역 안에서 중증·응급 환자를 끝까지 치료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복지부는 산부인과·소아과·흉부외과 같은 분야의 정규직 교수를 4년간 460여 명 늘리고, 병원마다 강점 있는 분야를 골라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입니다. 국립대학병원은 지금 공공기관으로 묶여 채용과 보수 결정에 제약을 받는데, 이 지정을 풀어 의사를 더 유연하게 뽑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다만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국립대학병원장이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게 한 것입니다. 병원 사이의 환자 이송과 진료 협력을 병원장이 직접 조정하게 됩니다.

복지부는 7월 21일 이 업무를 전담하는 국립대병원정책과를 신설했고, 모든 국립대학병원에 모의실습 시설인 임상교육훈련센터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형훈 제2차관은 이번 이관을 "부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충남은 정했고, 전남은 아직입니다

충청남도는 내포신도시에 짓고 있는 내포어린이병원의 위탁 운영 기관으로 단국대병원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소아 전용 응급실과 소아 진료실 7개, 입원 병상 42개를 갖춰 2028년 10월 개원할 계획입니다. 소아 중증·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 수도권까지 가지 않고 도 안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2단계로 계획한 중증전문진료센터는 타당성 조사 결과와 재정 여건을 보고 방향을 정하기로 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전라남도는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순천대목포대8월 18일 각각 의과대학·대학병원 설립 추진계획서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냈습니다. 특별시는 순천대 계획서가 두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았다며 다음 날 반려했습니다. 전남 동부권 교육계 원로 24명은 순천대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함께 세워야 한다며 거리로 나섰고,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순천대·목포대 두 곳에 각각 상급종합병원을 세우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순천대·목포대의 의대·대학병원 신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부처가 바뀌었다고 지역 대학병원 사정이 곧바로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이번 조치가 실제로 작동했는지는 몇 년 뒤 계약직 비중이 어느 쪽으로 움직였는지를 보면 드러납니다. 병원 이름이 붙은 발표보다 그 숫자 하나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참고

  • 강원도민일보, 충청타임즈, 메디컬월드뉴스, 메디파나뉴스, 더팩트, 매경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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