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도 안 한 사람이 "부당해고"를 주장했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시흥 시화공단에서 직원 다섯 명짜리 공장을 하는 사장이 있습니다.

면접을 보고 출근일까지 정한 지원자가 그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한 달 뒤, 그 사람 이름으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다는 통보가 날아왔습니다.

일한 적이 없는 사람도 해고를 당할 수 있는 걸까요.

3줄 요약
1.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3년 새 60% 늘었습니다
2. 1만4898건에서 2만3925건이 됐습니다
3. 즉결심판 도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답변서 쓰느라 공장을 비웠습니다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6월 면접을 거쳐 급여와 업무, 출근일을 17일로 협의했습니다. 출근 이틀 전인 15일에 전화로 최종 의사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약속한 날 회사는 세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까지 남겼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출근 예정일 오전에도 지원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출근 시간이 지난 뒤 걸려온 전화에 회사는 이미 다른 지원자를 면접해 채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한 달 뒤 이 구직자가 먼저 회사에 연락해 다시 입사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회사도 곧바로 거절하지 않고 수습 중인 직원의 결과를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8월 초에는 오히려 회사가 먼저 출근이 가능한지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이 사장은 재채용까지 검토하던 사람에게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통화 기록문자메시지, 녹취록을 정리해 답변서를 쓰고 노무사 자문까지 받았습니다. 생산 현장을 비우고 서류를 만드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한 노무사는 노동위원회 제도가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도, 현장에서는 근로계약이 성립했는지부터 다투는 사건까지 사업주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관계자는 구제신청이 접수되면 재판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에 화해 절차를 먼저 진행하고, 합의가 안 되면 심문회의를 거쳐 위원회가 최종 판정을 내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구제신청이 접수됐다는 사실이 해고가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접수된 이상 회사는 대응해야 합니다.

3년 만에 1만 건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드물지 않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8월 18일 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은 2022년 1만4898건에서 2025년 2만3925건으로 3년 만에 60%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는 7월까지 접수된 사건만 1만9344건입니다. 이 추세라면 연간 구제신청이 사상 처음 3만 건을 넘어설 수 있다고 중노위는 설명했습니다.

3개월 안 된 직원, 그냥 내보내도 되나

반대편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미 일하고 있는 직원을 내보낼 때입니다.

근로기준법 26조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30일 전에 미리 알리거나, 그러지 못하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인 해고예고수당을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계속 일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두 달 남짓 일한 직원이라면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고예고 의무가 없는 것과 해고가 정당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로톡뉴스에 조언한 변호사들은 말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변호사들은 근무 태도 문제를 구두가 아니라 서면으로 경고하고 개선할 기회를 준 기록을 남기라고 조언했습니다. 경고장이나 시말서, 업무일지처럼 절차를 지켰다는 걸 보여주는 자료가 나중에 다툼이 생겼을 때 근거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해고가 정당한지는 근로계약서 내용과 취업규칙, 잘못의 정도를 함께 따져 사안마다 달리 판단됩니다. 서류 몇 장만 갖추면 무조건 정당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노무사나 변호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원칙적으로 상시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이 요건을 갖춘 곳이라면 근무 기간이 짧아도 근로자가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신청은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빨리 가려주는 제도가 생길까

사건이 쌓이자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이 비교적 명확한 사건을 법원의 즉결심판처럼 빠르게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복잡하거나 깊은 검토가 필요한 사건에는 직권조사를 확대해 충분히 심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빠른 처리는 반가운 일이지만, 소명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서둘러 판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중노위도 이 점을 의식해 단순하고 명확한 사건에 한정해 적용하고 소명권은 그대로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제도는 아직 검토 단계로, 도입 여부와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구직자의 무응답 하나, 두 달 남짓 일한 계약직 하나에서 시작된 다툼이 노동위원회 문턱까지 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사장이든 직원이든, 나중에 자기 말을 뒷받침해 줄 건 기억이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입니다. 통화든 문자든 경고장이든, 말로 끝낸 것은 남지 않습니다.

참고

  • 경기일보, 로톡뉴스,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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