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라는 이름, 6년 만에 다른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금요일 밤 8시 30분, KBS2를 틀면 낯익은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화면 속 구성은 낯섭니다. 유재석과 장항준, 윤종신이 나란히 앉아 있지만 세 사람이 맡은 역할도, 참가자들이 무대에 오르는 방식도 예전 토크쇼와는 다릅니다.

같은 이름을 달고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요.

3줄 요약
1. 해피투게더는 6년 만에 돌아온 음악 오디션입니다
2. 금요일 밤 8시 30분 KBS2에서 방송합니다
3. 무대보다 사연이 먼저 나오는 구성입니다

유재석은 사람, 장항준은 이야기, 윤종신은 음악을 봅니다

정식 이름은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입니다. 세 사람이 각자 다른 것을 봅니다. 사람을 읽는 유재석, 이야기를 담는 장항준, 음악을 듣는 윤종신. 방송사가 붙인 장르 이름은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입니다. 게스트가 앉아서 이야기만 하다 끝나는 예전 형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참가자들은 본선 C조D조로 나뉘어 무대에 오릅니다. 세 진행자와 그날의 스페셜 MC가 함께 심사하고, 합격한 팀만 파이널로 갑니다. 8월 21일 방송된 6회에서는 권유리가 C조를, 성시경이 D조를 맡았습니다. C조에서는 화양연화, 소문난 목소리, 도레미 세 팀이 파이널에 올랐습니다.

경쟁자였던 두 사람이 나란히 무대에 섰습니다

6회 마지막 무대는 이해인나띠인띠밴드가 장식했습니다. 두 사람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경쟁자로 처음 만났습니다. 7개월 동안 휴대폰 없이 합숙하며 데뷔를 함께 준비한 사이입니다.

이후 길이 갈렸습니다. 이해인은 피팅 모델부터 카페, 뮤지컬, 드라마까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키스오브라이프 소속사로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안을 받았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일단 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전향했다"고 했습니다. 마침 나띠의 데뷔가 무산된 참이었고, 이해인은 함께하자고 설득했습니다. 경쟁자가 아니라 아티스트와 디렉터로 다시 만난 겁니다.

나띠는 이해인을 "나를 빛나게 하는 구원자"라고 불렀습니다. 이해인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뮤즈이자 구원자"라고 화답했습니다. 두 사람이 고른 첫 듀엣곡은 트와이스의 'Feel Special'이었습니다. 나띠는 "가사에 저희 이야기가 담긴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무대가 끝나자 윤종신은 두 사람의 진심이 담긴 균형이 무대를 빛냈다고 평했습니다.

시골 마을 합창단도 같은 무대에 오릅니다

이 프로그램에 오르는 사람이 모두 유명인은 아닙니다. 전남 해남군 화산면 주민들이 모인 꽃메합창단도 이번 시즌 출연자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시작한 마을 노래 모임이 면 주민자치 프로그램과 이어지면서 정기 연습을 하는 합창단이 됐습니다. 6월 16일에 사전 촬영을 마쳤고, 21일 방송에서 모습이 일부 비쳤습니다. 이야기와 무대가 제대로 나오는 건 8월 28일 방송입니다.

6회에는 축가 가수 루보체도 있었습니다. 약 5000쌍의 커플 앞에서 노래해온 팝페라 팀입니다. 음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했다는 이들에게 장항준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돈을 벌 때가 온다"고 답했습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 출신 형제 밴드 레드 씨는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을 골랐습니다.

무릎 꿇은 아내, 아빠를 처음 보는 아들

참가자만 사연을 꺼내는 게 아닙니다. 진행자들도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장항준은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몇 년이 기약 없이 흐르자 아버지가 부부를 따로 불러 "너는 감독이 되지 못할 것 같다"며 철공소를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장항준은 "나도 변명거리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1년만 더 믿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1년이 지금의 장항준을 만들었습니다.

배우 박해수화양연화 팀으로 파이널에 올랐습니다. 합격 발표를 듣고 "정말로요? 저희가?"라고 되물었습니다. 그에게 이 무대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오징어게임', '수리남' 같은 그의 작품은 대부분 시청 등급이 높아 6살 아들이 볼 수 없었습니다. 박해수는 "아들은 배우라는 직업의 개념이 없다. 아빠가 일하러 나가는 줄 안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카메라를 보며 "아빠 테레비 나왔다, 사랑해 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순서입니다. 노래 실력을 먼저 보여주고 사연을 곁들이는 게 아니라, 왜 이 사람들이 함께 무대에 서게 됐는지를 먼저 듣고 노래를 듣습니다. 이름만 보고 옛날 토크쇼를 기대하고 채널을 돌렸다면, 조금 다른 마음으로 앉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 국민뉴스, 스타뉴스, 매일일보, 뉴스컬처, TV리포트,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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