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혼전계약서, 이혼해도 재산이 안 나뉘는 이유

2026년 8월 24일 · 한국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조지나 로드리게스가 지난 11일 포르투갈에서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 소식과 함께 두 사람이 미리 써 둔 혼전계약서 내용도 알려졌습니다. 계약대로라면 두 사람의 재산은 이혼을 하더라도 절반씩 나뉘지 않습니다.

10년을 만난 두 사람의 재산이 왜 자동으로 나뉘지 않는 걸까요. 결혼하면 재산은 당연히 함께 묶이는 것 아니었을까요.

3줄 요약
1. 혼전계약서는 재산을 반으로 나누지 않게 막는 문서입니다
2. 이혼하면 매달 1억 6,320만 원을 받게 됩니다
3. 한국에서는 혼인신고 전에 등기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10년 연애, 증인 네 명뿐인 결혼식

두 사람은 2016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세계적인 축구 선수였고, 조지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명품 매장 직원이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친딸 둘을 낳았고, 호날두가 조지나를 만나기 전 얻은 세 아이까지 더해 다섯 자녀를 함께 키워 왔습니다. 지난해 8월 호날두는 70억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했고, 1년 뒤인 이달 11일 마침내 혼인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의 결혼식치고는 이례적으로 소박했습니다. 유명 인사를 부르는 대신 증인 4명과 자녀들만 참석한 가운데 예식을 치렀다고 스포탈코리아가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역시 두 사람이 "10년 열애 끝"에 "비공개 예식"으로 혼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결혼식과 별개로 혼인신고도 함께 이뤄져 두 사람은 법적으로도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재산은 각자 몫, 다만 매달 1억 6,320만 원

비공개로 진행된 예식과 달리, 두 사람이 식 전에 작성한 혼전계약서 내용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영국 매체 더 선을 인용한 스포탈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계약서에는 두 사람이 재산 분리 제도에 동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혼을 하더라도 조지나가 호날두 재산의 절반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는 뜻입니다. 재산은 각자 직접 벌거나 취득한 사람의 소유로 남고, 명시적으로 공동명의로 등록한 재산만 나누게 됩니다. 혼전계약서가 없었다면 결혼 기간 함께 일군 재산을 큰 틀에서 나누는 쪽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이 계약은 그 원칙을 미리 비켜 간 셈입니다.

이런 계약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벌어들이는 재산 규모가 클수록 이혼 시 다툴 여지도 함께 커집니다. 자산 규모가 큰 유명인이나 사업가들이 결혼 전에 재산 분리 조항을 미리 정해 두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이유입니다.

다만 조지나를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됐습니다. 두 사람이 헤어지면 조지나는 매달 8만 5천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억 6,320만 원을 생활비로 받습니다. 이 합의는 첫 친딸 알라나가 태어난 직후, 조지나와 아이들의 재정적 안정을 위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산은 나누지 않되, 생활은 보장한다는 절충인 셈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부촌 라 핀카에 있는 500만 파운드(약 95억 원) 상당의 저택이 조지나 명의라는 주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다만 이건 주장이 제기됐다는 수준으로 보도됐을 뿐, 계약서 원문이나 등기로 확인된 사실은 아직 아닙니다.

한국에서 이 계약을 쓰려면 — 혼인신고 전에 등기

우리나라에도 같은 제도가 있습니다. 민법이 정한 부부재산약정입니다. 다만 조건이 까다로워서, 세 가지를 놓치면 문서가 있어도 힘을 못 씁니다.

첫째,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맺어야 합니다. 신고를 마친 뒤에 쓴 약정은 부부 사이에서만 의미가 있을 뿐, 제도로서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이가 좋을 때 미리 정해 두라는 뜻입니다.

둘째, 등기해야 합니다. 관할 법원 등기소에 부부재산약정을 등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채권자나 제3자에게 "우리는 재산을 따로 갖기로 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종이에 서명만 해 둔 약정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에 그칩니다.

셋째, 약정으로 모든 것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자녀 양육비나 면접교섭처럼 아이의 이익이 걸린 문제는 부모끼리 미리 합의해도 법원이 다시 판단합니다. 위자료를 아예 없애는 조항도 그대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이 등기를 하는 부부는 한 해 수십 건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결혼 앞두고 이혼을 전제한 문서를 꺼내기가 어려워서입니다. 다만 재혼이거나 한쪽이 사업체를 갖고 있는 경우처럼, 지킬 재산이 뚜렷한 사람에게는 실익이 분명한 장치입니다. 구체적인 조항을 어떻게 쓸지는 사안마다 달라서 변호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결혼식 소문이 부른 소동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결혼식을 비밀에 부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에 따르면 결혼식을 앞두고 호날두의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섬, 그중에서도 푼샬 대성당에서 식을 올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현지시간 9일, 이 소문만 믿고 성당 앞으로 인파가 몰렸습니다. 정작 이날 성당에서 예식을 올린 건 호날두와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 커플이었습니다. 구경꾼들 때문에 신부 입장조차 힘들어지자, 성당 신부가 직접 나서 문을 닫은 뒤에야 예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결혼식이 증인 네 명만 부른 채 조용히 치러진 배경에는, 이런 관심을 피하려는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번에 알려진 건 축구 선수의 로맨스가 아니라 재산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계약서 한 장으로 무엇이 개인의 몫으로 남고 무엇이 나눠지는지가 미리 정해집니다. 지킬 재산이 있다면 액수가 얼마든, 결혼이라는 이벤트보다 이런 사전 합의가 실질적인 결과를 좌우합니다.

참고

  • 스포탈코리아, KBS 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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