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는 낯선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통령 개인 지지율이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온 겁니다.
이런 역전은 취임 후 처음입니다. '조기 레임덕'이라는 말이 따라붙은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3줄 요약
1.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낮아졌습니다
2. 43.3%와 44.6%, 취임 후 처음입니다
3. 숫자보다 방향이 꺾이는지를 봐야 합니다
43.3%, 여당 지지율 밑으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4명에게 물은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3.3%로 나왔습니다. 지난주보다 2.6%포인트 내린 취임 후 최저치입니다. 부정 평가는 53.0%로, 2주 연속 오차범위 밖에서 긍정 평가를 앞섰습니다.
눈여겨볼 건 같은 조사의 정당 지지도입니다. 민주당은 44.6%, 국민의힘은 37.6%였습니다. 대통령 개인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낮아진 건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이 두 숫자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요. 보통은 대통령이 여당보다 인기가 높습니다. 사람들이 정당의 이름보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지지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 순서가 뒤집혔다는 건, 여당을 지지하면서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여당 안에서 대통령의 말이 예전만큼 안 먹힐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고, 그래서 '레임덕'이라는 단어가 붙었습니다.
여권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꽃'의 조사(7~8일)에서는 긍정 평가가 53.8%로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전화면접 방식이라 자동응답 방식인 리얼미터와 절대 수치는 10%포인트 넘게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도 4주 연속 하락이라는 흐름은 똑같았습니다. 방식이 다른 두 조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5.9%포인트가 빠졌습니다
리얼미터 조사를 지역별로 뜯어보면 낙폭이 고르지 않습니다.
| 지역 | 지지율 | 전주 대비 |
|---|---|---|
| 서울 | 36.8% | -5.9%p |
| 대구·경북 | 29.8% | -5.5%p |
| 부산·울산·경남 | 38.7% | -4.8%p |
연령별로는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30대만 1.3%포인트 올랐고, 나머지는 모두 내렸습니다. 가장 많이 빠진 쪽은 70대 이상(5.6%포인트↓)과 60대(5.3%포인트↓)였습니다. 이념 성향으로 봐도 보수층에서 5.6%포인트, 진보층에서 2.0%포인트가 빠져 보수 쪽 이탈이 더 컸습니다.
리얼미터는 "서울, 보수층,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탈이 확대됐다"고 봤습니다.
무엇이 지지층을 떠나게 했나
리얼미터가 꼽은 원인은 네 가지입니다. 이름만 보면 딱딱하니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 — 집을 가진 사람이 내는 세금을 어떻게 바꿀지가 논란이 됐습니다.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는 점과 겹쳐 읽히는 대목입니다.
형사소송법 개정 — 검찰이 경찰 수사를 받아 부족한 부분을 더 파헤치는 권한(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방향입니다. 정부 안에서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의 의견이 갈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육사 쿠데타' 발언 —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다 나온 말입니다. 지난 6일 전직 육·해·공군 참모총장 46명이 "국민적 공감대 없는 일방적 밀어붙이기"라며 반발 성명을 냈습니다.
폭염과 경제 불안 — 정책과 무관하게 살림살이가 팍팍하면 지지율은 내려갑니다.
여기에 발표했다 거둬들이는 모습도 겹쳤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투자 수익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는 계좌인데,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을 두고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참모회의에서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책 하나하나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와 별개로, 내놨다가 되무르는 모습 자체가 신뢰를 깎습니다.
'조기'라는 말이 붙은 까닭
레임덕은 원래 임기 막바지에 나오는 말입니다. 다음 선거에 나갈 수 없는 대통령의 말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라, 보통은 임기 4년 차쯤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기'가 앞에 붙었습니다. 뉴데일리는 "李 대통령 '조기 레임덕' 워닝벨 울렸다"는 제목을 달았고, 일본 언론에서도 같은 가능성이 거론됐다고 네이트가 전했습니다. 다만 이 보도들이 지지율 말고 어떤 근거를 더 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가는 게 좋겠습니다. 지지율 역전은 한 주치 조사 결과 한 번입니다. 조사 하나로 남은 임기 전체를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여당은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은 당 내부 경쟁에 시선이 쏠릴 텐데, 그 뒤에 정책 기조가 실제로 달라지는지가 더 중요한 관전 지점입니다.
앞으로 볼 것은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다음 주 리얼미터 조사에서 하락이 멈추는지,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의 역전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전당대회 이후 논란이 된 정책들이 손질되는지입니다. 이 셋이 같은 방향이면 흐름이고, 엇갈리면 이번 주 숫자는 한 장의 스냅샷이었던 셈입니다.
참고
- 연합뉴스, 문화일보, 대구일보, 뉴데일리, 네이트, 폴리뉴스, 이슈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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