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이 대학 통폐합 사례를 분석한 결과, 신입생 모집 지표와 대학 규모는 통합 직후 개선·축소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교원과 학과를 줄이는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고, 통합 방식에 따라 차이도 컸습니다.
대학 이름을 하나로 합치는 것만으로 지역대학의 운영 문제가 풀리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3줄 요약
1. 통폐합 뒤 경쟁률과 충원율은 올랐습니다
2. 정원 457명·재학생 827명 줄었습니다
3. 학과 감소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통합 직후, 신입생 모집 지표는 개선됐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9월 22일 ‘대학 통폐합, 무엇을 바꾸었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26년까지 확인된 통폐합 37건 가운데, 통합 전후를 비교할 자료가 있는 27건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입학경쟁률은 통합 직후 1.66 상승했고, 신입생 충원율은 2.51%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도 통합 직후 약 99명 늘었으며, 이후에도 증가 추세가 관찰됐습니다. 통폐합이 학생 모집과 유학생 유치에는 일정한 경쟁력 개선 효과를 냈다는 것이 연구진의 해석입니다.
대학의 외형도 줄었습니다. 통합 직후 대학당 입학정원은 약 457명, 재학생 수는 약 827명 감소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다는 통폐합 정책의 목표 가운데 정원 감축은 비교적 수치로 확인된 셈입니다.
비전임교원 130명·학과 11개 감소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내부 조직을 줄이는 효과는 단기적이었습니다. 통합 직후 비전임교원은 약 130명, 학과는 평균 약 11개 감소했지만, 이후 비전임교원은 매년 20.8명, 직원은 5.5명, 학과는 0.7개씩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전임교원 수 역시 통폐합 전후 모두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이 수치를 곧바로 통폐합 실패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재학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교원이 늘면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감소해 교육 여건이 나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 학과가 늘어난 것도 사회·기술 변화에 맞춰 전공 영역을 넓힌 결과일 수 있습니다.
다만 통폐합 뒤 조직을 어떻게 운영했는지까지 보지 않으면, 대학 규모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운영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연구진이 지적한 핵심도 정원 감축 자체보다 중복 학과 조정과 행정·재정 통합, 캠퍼스별 기능 재편이 실제로 이뤄졌는지입니다.
캠퍼스를 유지한 통합은 왜 다른 결과를 냈나
기존 대학 조직을 하나로 결합하는 일원화 통폐합은 경쟁률 상승과 정원·재학생 감소, 학과 축소 효과가 비교적 뚜렷했습니다. 반대로 기존 캠퍼스를 유지한 채 대학만 통합하는 이원화 통폐합은 이런 구조조정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국공립대는 사립대보다 정원과 재학생 수 감소 폭이 작았고, 학과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습니다. 지역사회가 캠퍼스 존치를 요구하고 구성원의 신분 보장 문제가 얽히면 인력과 학과를 빠르게 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안은 9월 10일 충남대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두 대학은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아직 통합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육부도 투표 부결만으로 통합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통폐합의 성과는 대학 수가 몇 곳 줄었는지보다, 학생이 어떤 교육을 받고 두 캠퍼스가 어떤 역할을 나누는지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숫자로 드러나는 정원 감축과 대학 내부의 변화는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