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대학이 문을 닫으면 학생은 어떻게 됩니까

2026년 8월 7일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사립대학구조개선법 시행령이 통과됐습니다.

'좀비 대학 퇴출'이라는 제목이 여기저기 붙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학에 다니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궁금한 건 다른 것입니다.

3줄 요약
1. 8월 15일부터 사립대학 폐교 절차가 법에 담깁니다.
2. 편입을 포기하면 학업중단위로금이 나옵니다.
3. 경영위기 판정 기준은 아직 안 나왔습니다.

내 학교가 닫히면

먼저 학교부터 옮겨 줍니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 근처에 같거나 비슷한 학과를 둔 대학을 찾아 편입 자리를 조사하고, 남아 있던 학생들에게 안내합니다. 특별편입학이라고 부르고, 2012년부터 해 오던 제도입니다.

기회가 한 번뿐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학기마다 두 번, 1년에 네 번 열립니다. 군 복무 중이거나 휴학 상태인 학생이 놓치지 않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이번 시행령에서 새로 생긴 건 그다음입니다. 편입을 안 하겠다고 하면 돈을 줍니다. 정식 이름은 학업중단위로금인데, 말 그대로 학업을 그만두게 된 데 대한 보상입니다. 학교 재산을 정리하고 남은 범위 안에서 지급합니다.

지금까지는 편입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전공을 이어 갈 곳이 없거나, 집에서 너무 멀거나, 이미 취업한 경우에는 그냥 학적만 사라졌고요.

증명서 문제도 정리돼 있습니다. 학교가 없어져도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뗄 수 있습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폐교 대학의 기록을 넘겨받아 통합 발급 창구를 운영합니다. 학생은 11종, 교수와 직원은 강의 경력증명서를 포함해 3종을 뗄 수 있습니다.

어떤 순서로 닫힙니까

하루아침에 닫는 건 아닙니다. 단계가 있습니다.

진단.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대학의 재정 상태를 살핍니다. 필요하면 실태조사도 합니다.

지정. 교육부가 그 결과를 보고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합니다. 나아지면 해제도 합니다.

명령. 지정된 대학에는 구조개선명령이 갑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하라는 내용을 문서로 통보하고, 끝나면 결과보고서를 받습니다.

모집정지, 그리고 폐교.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신입생을 못 뽑게 하고, 마지막에 문을 닫습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매년 15~20개 대학이 신입생 정원의 80%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안 오면 등록금이 안 들어오고, 등록금이 전부인 학교는 그대로 손실이 쌓입니다. 지금까지는 그 상태로 몇 년이든 버틸 수 있었습니다. 닫는 절차가 없었으니까요.

'좀비 대학'이라는 말이 붙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교육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문도 닫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피해는 대체로 한 방향으로 갔습니다. 실험 장비가 낡고 전임교원이 줄고 장학금이 끊겨도, 그 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그대로 4년을 다녀야 했습니다.

문 닫는 쪽에 왜 돈을 줍니까

이 대목이 이번 시행령에서 제일 말이 많은 부분입니다.

해산정리금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학교법인이 스스로 해산하면 남은 재산 중 국가나 지자체로 넘어갈 몫의 15% 범위 안에서 설립자 쪽에 줄 수 있습니다.

교육에 쓰라고 출연한 재산인데 왜 돌려주느냐는 반론이 나올 만합니다. 반대편 논리는 이렇습니다. 한 푼도 못 건진다면 아무도 스스로 문을 닫지 않고, 그러면 학생만 계속 남는다는 것.

다만 조건을 붙였습니다. 최근 10년 안에 배임이나 횡령 같은 중대한 위법이 있었던 임원이 있으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친척이 운영하는 공익법인에 재산을 넘겨 우회하는 길도 막았습니다.

교직원에게도 남은 재산 범위에서 면직보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줄 수 있게 했습니다.

버티는 학교에는 숨통을

닫는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구조개선을 이행하는 대학에는 규제를 풀어 줍니다.

가진 부동산을 팔 때 적용되던 기준이 느슨해지고, 특정 용도로 묶여 있던 적립금을 구조개선에 쓸 수 있게 됩니다. 교원 확보율은 최대 30% 범위에서 완화됩니다.

살릴 수 있는 곳은 살리고 안 되는 곳은 정리한다는 것이 이 법의 두 다리입니다.

아직 비어 있는 칸

시행령이 나왔는데도 채워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경영위기대학을 가르는 재정 기준입니다. 부채가 얼마 이상이면, 충원율이 몇 퍼센트 아래면 위기로 본다는 선이 시행령에 없습니다. 아주경제 보도에서 전문가들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표현한 지점입니다.

대학끼리 합칠 때 기존의 빚과 계약이 누구에게 넘어가는지, 교직원의 고용이 승계되는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기준이 비어 있다는 건 아직 아무도 지정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8월 15일에 법이 시행돼도 그날부터 명단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확인할 것

재학생이라면 학교 재정 상태는 이미 공개돼 있습니다. 대학알리미에서 학교 이름을 넣으면 부채, 적립금, 신입생 충원율이 연도별로 나옵니다. 충원율이 몇 년째 내려가고 있는지가 가장 알아보기 쉬운 신호입니다. 한 해 숫자가 아니라 3~5년 흐름을 보세요.

편입을 생각한다면 지금 챙겨 둘 것은 성적증명서와 이수 과목 내역입니다. 학점을 어디까지 인정받느냐가 편입 뒤 남은 학기 수를 정합니다.


이 법의 이름에는 '구조개선'이 들어가지만, 시행령을 읽어 보면 절반이 문 닫는 절차입니다. 학생 쪽 조항이 함께 들어간 것이 예전과 달라진 점입니다.

정작 누가 대상이 되는지는 기준이 나온 뒤에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이 글은 시행령 내용을 정리한 정보성 글입니다. 개별 대학의 지정 여부나 본인의 편입·보상 자격은 교육부와 소속 대학 공지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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