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XRP Ledger·XRPL)는 여러 거래를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배치 기능의 가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은 지난 2월 서명 검증 결함이 발견돼 한 차례 철회된 뒤, 수정판으로 다시 검증인 지지를 얻었습니다.
다만 9월 29일 가동은 남은 기간 동안 찬성률이 기준대로 유지될 때에만 이뤄집니다.
3줄 요약
1. 배치 기능은 거래를 함께 처리합니다
2. 검증인 35명 중 29명이 지지했습니다
3. 9월 29일 가동은 아직 예정입니다
최대 8건을 묶고, 하나가 실패하면 모두 취소합니다
배치 개정안인 XLS-56은 서로 다른 계정에서 발생한 최대 8건의 거래를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어 같은 레저 마감 안에 처리하는 기능입니다. 핵심은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입니다. 묶음 안에서 한 거래라도 실패하거나 가격 차이인 슬리피지가 발생하면, 네트워크는 그 묶음 전체를 되돌립니다.
이 구조는 자산 이전과 대금 지급처럼 서로 맞물린 거래를 동시에 끝내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큰화 증권의 소유권 이전과 대금 지급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인도-대비-지급 방식, 서로 다른 NFT를 직접 교환하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여러 주문을 묶어 보내고 첫 주문만 성공하면 나머지를 취소하는 탈중앙 거래소 활용도 제시됐습니다.
중요한 점은 거래 수를 단순히 늘리는 기능이라기보다, 서로 의존하는 거래의 성공과 실패를 함께 확정하는 기능이라는 데 있습니다. 한쪽만 처리돼 자산이나 주문이 엇갈리는 상황을 줄이려는 설계입니다.
2월의 서명 검증 결함은 메인넷 가동 전에 발견됐습니다
첫 배치 V1.0은 2월 19일 서명 검증 로직의 결함이 발견되면서 중단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직 레저에 등록되지 않은 계정의 서명을 만나면 나머지 서명자 확인을 건너뛸 수 있는 오류였습니다. 이 경우 다른 계정의 개인키 없이 임의 거래가 실행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 기능은 메인넷에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실제 자금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리플 엔지니어링팀은 문제를 재현한 뒤 기존 배치 개정안과 관련 수정안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리플엑스(RippleX·XRP 레저 개발 조직)는 구조를 다시 설계했고, 보안업체 할본과 커먼프리픽스의 검토 및 공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수정 코드는 노드 소프트웨어 xrpld 3.3.0에 포함됐습니다.
82.86% 지지는 가동 확정과 같지 않습니다
엑스알피스캔(XRPScan)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전체 검증인 35명 가운데 29명이 배치 개정안을 지지해 82.86%를 기록했습니다. XRP 레저의 개정안은 80%를 넘는 지지율이 14일 동안 유지돼야 자동 활성화됩니다.
위키트리는 이 지지율이 유지될 경우 배치 기능이 현지시각 9월 29일 오후 2시 6분 UTC, 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11시 6분에 활성화된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숫자는 기능이 이미 가동됐다는 뜻이 아니라, 활성화 조건을 충족하는 과정에 들어섰다는 의미입니다.
XRP 레저에서는 9월 11일 오류 수정안 fixCleanup3_3_0이 이미 활성화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대출 프로토콜과 금고, 자동화 시장조성자 관련 거래 경로를 정비한 수정안이며, 네이티브 대출 서비스의 출시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배치 기능도 제시된 활용 사례와 실제 가동 상태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