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잠정합의안이 25표 차로 부결됐습니다.
성과급을 얼마나 받느냐보다 무엇으로, 언제 받을 수 있느냐가 표결을 갈랐습니다.
이번 결과에서 확인할 것은 큰 금액의 화제성보다 현금과 주식의 차이입니다.
3줄 요약
1. 성과급 60% 자사주 안이 부결됐습니다
2. 반대 7,535표가 25표 더 많았습니다
3. 재협상안은 확정 전까지 결과가 아닙니다
현금 40%, 자사주 60%라는 잠정안
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했던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방식이었습니다. PS는 회사 이익과 연동해 지급하는 성과급입니다.
잠정안은 PS의 40%를 현금,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사주 가운데 40%는 지급 뒤 매도할 수 있고, 20%는 2년에 걸쳐 나눠 받도록 했습니다. 다음 해 초 지급될 2026년도분에는 일부 주식분을 현금으로 고를 수 있어, 최대 80% 현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잠정입니다. 노사가 교섭에서 마련한 안일 뿐, 조합원 투표를 통과해야 최종 합의가 됩니다. 현금 선택권과 주가 하락 때 차액을 보전하는 장치가 포함됐더라도, 생산직 조합원 투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주면 회사 성장과 구성원 보상을 연결한다는 취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받는 사람에게는 주가 변동, 매도 시점, 실제로 쓸 수 있는 현금 규모가 함께 문제가 됩니다. 같은 액수의 성과급이라도 체감이 같지 않은 이유입니다.
25표 차이가 뜻하는 것은 ‘가결 직전’이 아닙니다
생산직 조합원 투표에는 1만5,045명이 참여했습니다. 찬성은 7,510표, 반대는 7,535표였습니다. 반대가 50.08%로 찬성보다 25표 많아 잠정안은 부결됐습니다.
표 차이가 작았다는 사실은 의견이 팽팽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부결은 부결입니다. 찬성표가 거의 절반이었다고 해서 기존 안이 승인됐거나, 다음 협상에서 같은 내용이 통과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술사무직 노조에서는 같은 잠정안이 66%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생산직 노조가 부결하면서 노사는 다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노조별 표결이 엇갈렸다는 점도 이번 사안을 단순히 ‘성과급을 받느냐’의 문제로 보기 어렵게 합니다.
지난해 노사는 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두고 현금 중심 지급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에 지급 방식이 바뀌려 했다는 점이 반발의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성과급 논의에서는 재원 규모만큼이나 기존 약속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볼 것은 ‘추정 액수’가 아니라 새 합의 내용입니다
일부 보도는 올해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1인당 평균 성과급을 약 7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다만 이는 실적 전망을 전제로 한 추산이며, 확정 지급액이 아닙니다. 큰 숫자만 보고 이미 지급이 결정됐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재협상에서 자사주 비중, 현금 전환 선택권, 이연 지급 방식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옵니다. 그러나 어느 조건으로 다시 합의할지, 다시 투표를 통과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성과급의 총액보다 지급 조건입니다. 현금인지 주식인지, 바로 처분할 수 있는지, 가격 변동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보상 가치를 바꿉니다. 다음 합의 소식이 나오면 ‘몇 %’라는 제목보다 실제 지급 구조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