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새 시즌 첫 경기를 엘체 원정으로 치렀습니다.
이번 여름 가장 화제를 모은 영입인 로드리는 이 경기 소집 명단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점수판에는 0-5가 찍혔습니다.
없는 채로 이렇게 이겼다면, 이 점수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3줄 요약
1. 바르셀로나가 엘체 원정을 5-0으로 이겼습니다
2. 로드리와 데 용은 23인 명단에 없었습니다
3. 5-0은 로드리 없이 나온 점수입니다
시즌 첫 경기인데 2라운드였습니다
라리가 개막 라운드는 이미 지났습니다. 바르셀로나의 1라운드 상대인 빌바오전이 뒤로 밀리면서, 시즌 첫 경기가 2라운드 엘체 원정이 됐습니다. 반대로 엘체는 이미 한 경기를 치른 뒤였습니다. 승격팀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 1-1로 비기며 시즌을 열었죠.
라리가가 남긴 공식 기록은 엘체 0-5 바르셀로나입니다. 지난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은 두 번 모두 3-1이었고, 그 두 경기에서 엘체는 한 골씩은 만회했습니다. 11월 홈경기에서도, 1월 경기에서도 그랬습니다. 이번에는 그 한 골이 없었습니다.
로드리는 왜 명단에 없었을까
로드리는 2026년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은 스페인 대표팀 주장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옮기는 절차는 구단 공식 발표로 마무리됐고,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입니다. 그런데 새 동료들과 함께한 적응 훈련은 경기 직전 월요일에야 시작했습니다.
구단이 공개한 23인 소집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로드리만이 아닙니다. 프렝키 데 용과 발데, 카사도, 그리고 바르드지와 비시우까지 빠졌습니다. 명단은 나온 이름만 적혀 있을 뿐이라, 빠진 선수들이 각각 왜 빠졌는지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로드리가 언제 처음 그라운드를 밟을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중원에서 세 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게 이 명단의 핵심입니다. 로드리도 데 용도 카사도도 없는 상태에서 남은 선택지는 페드리와 베르날 쪽으로 좁혀졌고, 경기 전 나온 예상 라인업도 이 둘을 중원에 세웠습니다. 로드리를 데려온 팀이 정작 첫 경기를 로드리 없이, 그것도 가장 얇아진 자리를 안고 치른 셈입니다.
레반도프스키도 없이 5골
지난 시즌 득점을 책임지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페란 토레스는 둘 다 팀을 떠났습니다. 새 시즌 바르셀로나에 붙은 가장 큰 물음이 "그 골을 누가 채우나"였던 이유입니다. 첫 공식전에서 나온 답이 5골입니다.
다만 이 숫자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상대는 승격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엘체였고, 엘체로서는 시즌 첫 홈경기였습니다. 표본은 아직 한 경기뿐입니다. 그래서 5-0을 새 공격진이 완성됐다는 증거로 읽기는 이릅니다. 진짜 시험대는 로드리가 팀에 녹아든 뒤,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나서 옵니다.
주장 완장이 하피냐에게 간 이유
이번 경기에서 점수보다 눈여겨볼 만한 건 이 대목입니다. 주장 완장은 하피냐가 찼습니다. 데 용이 빠져 있는 동안 에릭 가르시아, 페드리와 함께 맡은 임시 주장입니다. 정식 주장단은 선수단 투표로 정해지는데, 그 투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임시라고 해도 방향은 읽힙니다. 한지 플릭 감독이 팀을 다시 짜는 기준이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앞세운 선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겁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열린 조안 감페르 컵에서 캄프 누 관중이 가장 크게 환호한 이름도 셋이었습니다. 플릭, 라민 야말, 그리고 로드리. 현재와 미래, 그리고 야망이 각각 한 명씩인 셈입니다. 플릭이 팬들 앞에서 남긴 말은 짧았습니다. "함께하면 더 강해집니다."
엘체가 마지막으로 이긴 건 1974년입니다
이번 경기 전까지 두 팀의 상대 전적은 바르셀로나 32승, 무승부 12번, 엘체 8승이었습니다. 그 여덟 번 가운데 가장 최근이 1974년 12월의 1-0 승리입니다. 반세기가 지나도록 엘체는 이 상대를 넘지 못했고, 이번 결과로 바르셀로나의 승수는 33이 됐습니다.
엘체 쪽 사정을 보면 이 한 경기가 시즌을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여름 2부에서 올라와 맞은 첫 1부 시즌을 승점 1점 차이로 버텨 냈고, 이번이 두 번째 시즌입니다. 잔류를 이끈 에데르 사라비아 감독이 떠난 자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틴 안셀미 감독이 채웠습니다. 감독을 자주 갈아 치우며 흔들리던 몇 년 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선택입니다. 이 팀의 한 해는 바르셀로나전이 아니라 순위표에서 가까이 붙어 있는 팀들과의 경기에서 갈립니다. 보아야르와 야고 산티아고, 오소리오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이번 한 경기의 사정일 뿐입니다.
로드리를 데려온 팀이 로드리 없이 시즌을 열었고, 결과는 5-0이었습니다. 이 점수가 말해 주는 건 지난 시즌의 팀이 여전히 작동한다는 사실이지, 새 팀이 완성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음 주 빌바오와의 1라운드 소집 명단에 로드리의 이름이 있는지부터 보면 됩니다.
참고
-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Vietnam.vn, 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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