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온 나라가 지켜본 수사들이 어제 결론 없이 끝났습니다.
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사건 46건은 이제 경찰 국가수사본부, 줄여서 국수본이 맡습니다.
그런데 그 국수본은 지금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일로 사과를 한 참입니다. 넘겨받는 쪽은 준비가 돼 있을까요.
3줄 요약
1. 종합특검이 미제 46건을 국수본에 넘겼습니다
2. 이첩 대상자만 150명, 수사는 180일이었습니다
3. 규명 여부는 넘겨받는 쪽 역량에 달렸습니다
특검이 내놓은 숫자부터 보면
권창영 특검이 이끈 2차 종합특검팀이 8월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180일, 법으로 정해진 6개월을 꽉 채운 수사였습니다.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암살 모의 정황까지가 대상이었습니다.
결과는 반반으로 갈렸습니다. 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사람은 모두 58명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건이 비상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의혹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계엄 당일과 이튿날 미국·영국·일본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지난 12일 불구속 기소됐고, 같은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도 함께 넘겨졌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관저 공사를 무자격 업체에 맡기도록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나머지는 달랐습니다. 특검팀은 미제 사건 46건, 대상자 150명을 특검법에 따라 국수본으로 그대로 넘겼습니다.
기소도 이첩도 아닌 사건도 있었습니다. 명태균 사건 수사 무마 의혹,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검사 공천 개입 의혹, 정보사의 북파 훈련 의혹은 관련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국수본으로 넘어간 사건들
무엇이 넘어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은 검찰이 조사도 하기 전에 불기소 결정문 초안과 예비조서를 미리 만들어 둔 정황까지 확인됐지만, 직권남용의 윗선을 특정하지 못한 채 이첩됐습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 사건도 넘어갔습니다. 특검은 폭발물과 독극물을 이용한 암살을 검토하고 특수요원을 물색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는데, 수첩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정치인·법조인 이름이 이른바 '수거 대상'으로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핵심 피의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예비음모 실체를 완전히 규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개입 의혹도 이첩 목록에 있습니다. 이 사건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특검팀은 수사 기록을 확보하려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기각됐고, 나중에 공소기각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사할 자격 자체를 두고 다툼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 밖에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통일교 해외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 계엄 해제 당일 삼청동 안가 회동 의혹도 윗선 개입 정황은 잡았지만 실체를 다 밝히지 못한 채 국수본 몫으로 남았습니다.
왜 결론을 내지 못했을까요
이유는 특검팀 스스로 밝혔습니다. 김지미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결과적으로 기소하지 못했고 규명하지 못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2023년 무렵의 통화 기록은 시간이 너무 지나 확보하지 못했고, 핵심 참고인 일부는 해외에 머물러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창영 특검은 이날 "오랜 기간 수많은 기관이 개입한 대규모 사건은 6개월간 진행되는 특검과 국수본만으로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여러 수사기관이 상설로 참여하는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아직 확정된 방안은 아닙니다.
수사가 끝났다고 특검팀이 해산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소한 사건의 재판이 남아 있어 조직은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됩니다. 검사가 아닌 변호사가 공소유지를 맡을 수 있는 근거는 이미 지난 7월 21일 시행된 법률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누구를 지정하고 얼마나 더 뽑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넘겨받는 쪽은 지금 이런 상태입니다
국수본은 요즘 별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 씨 사건을 담당 경찰관이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났고, 같은 경찰관이 지난달 다른 실종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23일 제주경찰청을 직접 찾아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하고 제도 보완을 약속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다만 뉴스후플러스는 이 전수조사가 다른 사례까지 불거진 뒤에야 나왔다는 점을 짚으며, 담당 경찰관 한 명의 잘못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지휘·관리자의 책임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사 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게 국수본에 사건을 넘기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그 국수본이 지금 자체 관리 부실로 고개를 숙인 상황이라면, 46건이 제대로 규명될지는 넘겨받는 쪽의 역량에 달린 셈입니다. 이 사건들이 다시 뉴스에 등장할 때 국수본이 어떤 답을 내놓는지가 이번 특검 활동의 진짜 성적표일 것입니다.
참고
- 이데일리, 로톡뉴스, 일간투데이, 한겨레, 뉴스핌, JTBC, 뉴스후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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