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예능 두 편에서 가사도우미 이야기가 나란히 화제가 됐습니다.
한쪽은 회장님댁에서 일하며 당시 여성 평균 임금의 열 배를 받았다는 회고이고, 다른 한쪽은 10년 넘게 곁을 지킨 분에게 집 한 채를 마련해줬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이름의 일인데, 그 값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걸까요.
3줄 요약
1. 가사도우미 월급 10배는 방송에서 나온 회고입니다
2. 월 80만 원, 여성 평균은 7~8만 원이라 했습니다
3. 지금 맡길 때 볼 것은 인증 기관인지입니다
회장님댁에서 신문까지 챙긴 이유
텐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23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김치 명인 박미희 대표는 16세에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직물 공장 주방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보조는 월급이 6천 원인데 밥을 하면 3만9천 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이미 손맛이 곧 값이었던 셈입니다. 이후 직업소개소를 거쳐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자택 등 이른바 회장님댁 여러 곳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했다고 했습니다.
그가 방송에서 밝힌 대목 하나가 눈에 띕니다. 큰 살림을 혼자 도맡았고,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늘 알아서 했다는 것입니다. 건설사 사장 자택에서 일할 때는 그날의 중요한 시사 내용이 담긴 신문을 미리 챙겨뒀다고 했습니다. 정해진 업무 범위를 스스로 넓힌 이 태도가 평판이 됐고, 회장님들 사이에서 '이태원 미스 박'으로 소문이 났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80만 원과 7~8만 원
박 대표는 그 시절 월급으로 80만 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여성 직장인 월급이 평균 7, 8만 원 할 때였으니 10배 더 비쌌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어린 나이에 이사급 대우를 받았다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정작 눈여겨볼 만한 건 액수가 아니라 값이 정해진 방식입니다. 임금표가 걸려 있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고용주가 얼마나 신뢰하고 얼마나 의존하느냐가 그대로 보수가 됐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본인이 방송에서 밝힌 회고라는 점은 짚어둡니다.
조기김치, 4대째 내려온 비법
박 대표가 김치 사업을 시작한 것은 45세 때였습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경매 두 번, 압류 열 번을 겪었고, 사채 이자로만 80억 원가량을 냈으며 신용불량자가 된 시기도 있었다고 방송에서 털어놨습니다. 대기업 납품으로 200억 원 매출을 올린 뒤에는 직원들의 강행군을 이유로 그 계약을 스스로 접었다고 했습니다.
그를 명인의 자리에 올린 품목은 조기김치입니다. 4대째 내려오는 비법이라고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12월 박 대표를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8호로 지정했습니다.
10년을 함께한 분에게 집 한 채
지난 19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결이 다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방송인 홍혜걸 씨는 아내인 의사 겸 사업가 여에스더 씨의 근황을 전하며, 10년 넘게 곁을 지켜온 가사도우미를 언급했습니다.
홍혜걸 씨에 따르면 여에스더 씨는 이분을 "평생 모시고 가야 할 분", "어쩌면 나보다 중요한 존재"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아내가 아주머니 집도 우리 집 바로 옆에 마련해줬다"고 말했고, 하하 씨가 강남이냐고 묻자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집을 마련해준 사실은 이 방송에서 홍혜걸 씨가 밝힌 내용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지금 사람을 구한다면 볼 것
두 이야기는 방송에 소개된 특별한 사례입니다. 가사도우미라는 직업 전체의 임금이나 처우를 보여주는 통계가 아닙니다.
지금 집에 오실 분을 구하거나 이 일을 하려는 분에게 기준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정부가 인증한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통하면, 그 기관에 소속된 가사근로자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적은 근로계약을 맺는 대상이 됩니다. 소개소를 통해 개인끼리 구두로 합의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업체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요금표가 아니라 인증받은 기관인지이고, 그다음이 계약서에 무엇이 적히는지입니다. 제도의 내용은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사연이 남긴 건 결국 액수가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로만 정해지던 값이, 문서에 적히는 쪽으로 옮겨가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집에 오실 분과의 약속을 어디에 적어둘지부터 정하면 됩니다.
참고
- 텐아시아, 스포츠동아, 엑스포츠뉴스, 금강일보, 일간스포츠, 조선일보, 뉴스엔, 농림축산식품부,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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