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의원, 본회의에서 표결하지 않았습니다 — 그다음 벌어진 일

2026년 8월 24일 · 한국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5·18 관련 법안 두 건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전광판에 뜬 이 의원의 자리는 찬성도 반대도 기권도 아닌 빈칸이었습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다른 의원 네 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는데, 그 명단에 이 의원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3줄 요약
1. 이진숙 의원이 5·18 법안 표결 두 건에 불참했습니다
2. 제명은 200명, 직무정지 개정안은 과반입니다
3. 두 절차는 요건부터 다른 별개의 길입니다

8월 13일, 국회 안에서 열린 토론회

이진숙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 재조명 포럼을 공동주최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뒤 2026년 6월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이 자리를 두고 "5·18을 입체적으로 다루는 최초의 토론회"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발제자들은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거나 "광주를 대외적으로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 분열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논란은 다음 날부터 정치권 전체로 번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고, 19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이 문제로 파행했습니다. 회의장에서는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은 말하지 말라", "당장 퇴장하라"는 고성이 오갔고, 회의는 약 30분간 정회됐습니다.

당 밖에서만 문제가 된 것도 아닙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3천여 명이 이 의원을 징계해달라며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반면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 7명이 "달성군민의 선택을 짓밟지 마라"는 성명으로 이 의원을 옹호했고, 여기에 정의당 대구시당과 대구참여연대가 잇따라 반박 성명을 내면서 지역 정치권까지 갈등이 번졌습니다.

20일 본회의, 이 의원의 자리만 비어 있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던 2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5·18 관련 법률 개정안 두 건이 표결에 부쳐졌습니다.

첫 번째는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법 개정안으로, 재석 227명 중 찬성 220명, 반대 0명으로 가결됐습니다. 두 번째는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개정안이었습니다. 이 법은 5·18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권에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새로 두는 내용입니다. 쉽게 말해 시간이 오래 지났다는 이유로 국가배상 청구를 막지 않겠다는 것으로, 재석 185명 중 찬성 165명으로 통과됐습니다.

두 표결 모두 전광판에 뜬 이진숙 의원의 자리는 찬성도 반대도 기권도 아닌 빈칸이었습니다.

맞은편 자리에 있던 손솔 진보당 의원은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공개했습니다. 손 의원은 "다음 안건이었던 사회연대경제기본법안에는 반대 표시를 명확히 눌렀다"며, 5·18 관련 법안만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진숙 의원 측의 별도 해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윤리위, 다른 4명은 징계받았습니다

같은 20일 저녁,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조경태·진종오·권영진·서범수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의결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2년 6개월, 진종오 의원은 2년, 권영진 의원은 1년 6개월, 서범수 의원은 10개월입니다. 앞의 세 사람은 2028년 4월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무소속 출마 같은 다른 길이 법으로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의 공천을 받는 길은 닫힌 셈입니다.

징계 사유는 원내대표와의 몸싸움, 당론 위반, 발언 논란 등으로 제각각이었고 5·18 논란과는 무관했습니다. 정작 5·18 폄훼 토론회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은 이날 징계 대상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은 "학술행사였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당 차원의 징계는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징계받은 4명이 모두 당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쪽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제명은 200명, 직무정지 개정안은 과반입니다

야당은 다른 경로를 찾고 있습니다. 김민석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조정식 국회의장을 만나 이진숙 의원 제명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문제는 정족수입니다. 국회의원 제명은 헌법 제64조가 정한 사안으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 즉 200명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의석 구도로는 이 기준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따로 발의해 놓았습니다. 역사 왜곡 행위를 한 의원의 직무를 최대 1년간 정지시키는 내용인데, 요건이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입니다. 제명보다 훨씬 적은 찬성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직무가 정지되면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발언도 표결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접근에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출직 의원을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며, 제명 요건을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나 5분의 3으로 무겁게 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밝혔습니다. 이진숙 의원 본인도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사실상 탄핵하려 한다", "다수당의 권력 남용"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아직 발의 단계입니다. 본회의를 통과할지, 통과된다면 실제로 적용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두 절차가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헌법이 정한 제명과 법률로 새로 만들려는 직무정지는 요건도, 효력도, 근거가 되는 규범의 무게도 다릅니다. 어느 쪽으로 정리되든 그 결정은 앞으로 비슷한 사안에서 국회가 어떤 기준을 쓸지 보여주는 선례가 됩니다. 법안이 어디까지 갔는지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의 처리 단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 미디어오늘,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주간경향, 채널A, 디지털데일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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