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한국에 공대공 미사일을 파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액은 1억2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30억 원입니다.
그런데 이 미사일, 한국 공군이 지금도 전투기에 달고 다니는 바로 그 미사일입니다. 그러면 이번 발표로 달라지는 건 무엇일까요.
3줄 요약
1. AIM-9X는 한국 공군이 이미 쓰는 미사일입니다
2. 미사일 103기, 1730억 원 규모입니다
3. 아직 계약이 아니어서 숫자는 바뀔 수 있습니다
8월 21일,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
현지시간 8월 21일 미 국무부는 한국에 AIM-9X 사이드와인더 블록Ⅱ 공대공 미사일과 관련 장비를 파는 방안을 잠정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사겠다고 요청한 물량을 미국 정부가 검토해 "여기까지는 팔아도 되겠다"고 정리한 단계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전술 미사일 | AIM-9X 블록Ⅱ 103기 |
| 전술유도 장비 | 10기 |
| 예상 비용 | 1억2500만 달러(약 1730억 원) |
| 주계약자 | 미국 방산업체 RTX |
미사일과 유도장비 말고도 능동 광학 표적탐지기, 훈련 장비, 예비 부품, 기술·물류 지원 서비스가 함께 묶여 있습니다. 무기 하나만 사 오는 게 아니라 그걸 굴리는 데 필요한 것들을 한 묶음으로 사는 셈입니다.
이런 거래를 대외군사판매, 줄여서 FMS라고 부릅니다. 방산업체가 외국에 직접 파는 게 아니라, 미국 정부가 중간에 서서 자국 업체와 계약을 맺고 동맹국 정부에 넘기는 방식입니다.
"잠정 승인"과 "계약 체결"은 다릅니다
여기가 가장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잠정 승인은 미국 정부 안에서 이 판매를 진행해도 좋다고 정리한 단계일 뿐,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음은 의회 차례인데, 흔히 알려진 것과는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의회가 찬성표를 던져야 통과되는 방식이 아닙니다. 국무부가 의회에 공식 통보하면 법으로 정해진 심사 기간이 돌아가고, 그 사이에 의회가 판매를 막는 결의를 실제 법으로 만들어 내지 않으면 그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막으려는 쪽이 움직여야 하는 구조라, 오랜 동맹국을 상대로 한 판매가 이 대목에서 멈추는 일은 드뭅니다.
그다음이 양국 협상과 계약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수량과 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나온 103기와 1730억 원은 출발점이지 확정된 청구서가 아닙니다.
한국 공군은 이미 이 미사일을 달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제일 눈여겨볼 만한 건 이 대목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에 따르면 한국 공군은 지금도 F-15K, KF-16, F-35A 전투기에 AIM-9X 계열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없던 무기 체계를 새로 들이는 게 아니라, 쓰던 미사일을 더 확보하는 보충·증강에 가깝습니다.
국무부가 "한국군은 해당 무기와 서비스를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짚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새로 배우고 갖출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국무부는 이 사업을 이행하는 데 미국 정부나 업체 인력을 한국에 추가로 보낼 필요가 없고, 역내 군사 균형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IM-9X가 어떤 무기인지도 여기에 걸립니다. 적외선으로 표적의 열을 쫓아가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라, 멀리서 날아오는 표적이 아니라 눈앞에서 엉겨 붙는 항공기를 상대하는 쪽입니다. 조종사의 헬멧 장착 조준장치와 연동돼 기체 정면에서 크게 벗어난 표적도 겨눌 수 있고, 발사한 뒤에 표적을 잡는 기능과 데이터링크도 갖췄습니다.
같은 무기를 미군도 씁니다. 국무부가 이번 판매의 기대 효과로 앞세운 것이 바로 이 상호운용성입니다. 한미 공군은 이미 연합 공격편대군을 꾸려 공대공 전술을 함께 다듬어 왔는데, 손에 쥔 미사일이 같으면 그만큼 손발을 맞추기 쉬워집니다.
계약서에 적힐 숫자는 아직 없습니다
무기 도입 소식은 이렇게 잠정 승인 단계에서 가장 크게 보도됩니다. 정작 수량과 금액이 확정되는 계약 시점은 조용히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나온 103기와 1730억 원은 "한국이 이만큼 요청했고 미국이 팔아도 좋다고 봤다"까지의 정보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여 둘 만한 기준이 있습니다. 새 무기 도입 소식은 그 무기가 우리 군에 없던 능력을 더해 주는지, 아니면 이미 있는 능력의 재고를 채우는지에 따라 무게가 다릅니다. 이번 건은 뒤쪽이고, 그 사실은 국무부 스스로 "역내 군사 균형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힌 대목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새로운 무기가 한국 하늘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아닙니다. 이미 쓰고 있는 미사일을 얼마에 몇 발 더 채우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답은 미국 의회의 심사 기간이 지나고 양국이 계약에 서명한 뒤에야 나옵니다.
참고
- 위키리크스한국, 이투데이, 재경일보, 서울경제TV, 연합뉴스TV, 채널A, 동아일보,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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