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점멸신호 교차로에서 트럭 두 대가 부딪혔습니다

2026년 8월 24일 · 한국

오늘 새벽 4시, 경북 영천의 교차로에서 25톤 덤프트럭6톤 청소차가 충돌했습니다.

청소차에 타고 있던 환경미화원 세 분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시각, 그 교차로의 신호등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점멸 상태였습니다.

3줄 요약
1. 새벽 4시, 영천 교차로에서 트럭 두 대가 충돌했습니다
2. 25톤 덤프트럭과 6톤 청소차가 부딪혀 3명이 숨졌습니다
3. 사고 경위는 경찰이 아직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천 도동네거리에서 있었던 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19일 오전 4시 3분쯤 경북 영천시 도동네거리에서 났습니다. 직진하던 25톤 덤프트럭과 좌회전하던 6톤 청소차가 부딪혔습니다. 충돌 충격으로 청소차 앞부분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부서졌고, 덤프트럭은 왼쪽으로 넘어졌습니다.

청소차에는 환경미화원 세 분이 타고 있었습니다. 60대 두 분40대 한 분으로, 영천시 생활폐기물 수거 업무를 위탁받은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평소 영천 시내 다섯 개 동을 돌며 쓰레기를 걷어 왔고, 이날도 새벽 근무지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세 분 모두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덤프트럭을 몰던 70대 남성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hidomin.com 보도를 보면 덤프트럭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차량이 서로 보지 못한 채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까지가 지금 나와 있는 전부입니다. 어느 쪽이 어떤 신호를 받고 있었는지, 속도가 얼마였는지, 앞을 제대로 보고 있었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두 차량의 진행 방향과 신호 준수 여부, 과속과 전방 주시 태만 가능성까지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사고 원인을 앞질러 말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만 이 사고가 일어난 조건 하나는 분명히 확인됐습니다. 그 시각 그 교차로는 점멸신호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점멸신호는 순서를 정해주지 않습니다

사고가 난 도동네거리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점멸신호로 바뀌는 구간입니다. 낮의 빨간불·초록불 신호와 달리, 점멸신호는 통행 순서를 자동으로 배정하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정한 뜻은 이렇습니다. 황색 점멸은 다른 차나 안전표지에 주의하면서 진행하라는 신호입니다. 적색 점멸은 그냥 조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교차로 직전에서 일단 멈춘 뒤 다시 출발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멈추는 것이 권고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적색 점멸을 노란불처럼 통과하는 습관이 흔한데, 법이 정한 것과 다릅니다.

어느 쪽이든 같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신호가 "지금은 이쪽 차례"라고 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통량이 적은 새벽에 불필요한 정차를 줄이려고 이 방식을 쓰는 교차로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순서를 정해주는 장치가 빠지는 순간, 교차로에 들어서는 판단은 통째로 운전자 각자에게 넘어갑니다. 마주 오는 차가 직진할지 좌회전할지, 그 차가 나를 봤는지 못 봤는지를 신호가 대신 알려주지 않습니다.

새벽에 이런 교차로를 지나는 사람은 환경미화원이나 화물차 기사처럼 그 시간대에 일하는 이들입니다. 차가 없어 보이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판단을 느슨하게 만듭니다. 지나가는 차가 적으니 확인을 덜 해도 될 것 같지만, 순서를 정해주는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확인을 덜 하면 남는 안전장치가 없습니다.

점멸신호 앞에서 할 수 있는 것

법이 요구하는 것부터 다시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내 앞 신호가 적색 점멸이면 교차로 직전에서 일단 멈추는 것이 의무입니다. 황색 점멸이라면 멈출 의무는 없지만 주의해서 지나가야 합니다. 두 신호를 구별하지 않고 "점멸이니까 대충 지나가도 되는 신호"로 묶어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법에서는 다른 신호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속도입니다. 점멸신호 교차로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은 신호가 아니라 내가 줄여 놓은 속도입니다. 속도를 줄이면 좌우를 살필 시간이 늘어나고, 상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을 때 멈출 거리도 남습니다. 신호등이 순서를 정해주던 몫을 운전자가 대신 떠안는 시간대라면, 그 몫만큼 속도로 여유를 만들어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 도로에서 마주치는 차는 대부분 그 시간에 일하러 나온 사람이 몰고 있습니다. 오늘 숨진 세 분도 그랬습니다. 점멸신호 교차로에서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 두는 몇 초는, 그 시간에 도로를 함께 쓰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참고

  • 매일신문, hidomin.com, 주간조선, kyongbuk.co.kr,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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