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에서 가출 문제로 다투던 10대 딸이 어머니에게 끓는 물을 부었습니다.
어머니는 머리와 다리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딸은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경찰 설명에는 '촉법소년은 아니다'라는, 다소 낯선 문구가 함께 붙어 있었습니다.
3줄 요약
1. 딸이 어머니에게 끓는 물을 부어 체포됐습니다
2. 촉법소년 기준은 만 14세, 딸은 그 위였습니다
3. 나이 선을 넘어도 재판 종류는 따로 정해집니다
화도읍, 새벽 1시 전에 벌어진 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0시 50분쯤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집에서 일어났습니다. 10대 딸 ㄱ양이 "집을 나간 뒤 알고 지내는 지인과 함께 지내겠다"고 말했고, 어머니 ㄴ(52)씨가 이를 말리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말다툼이 번졌고, 딸이 전기주전자로 끓인 물을 어머니의 머리와 다리에 부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머니는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16일, 딸을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딸을 응급입원 조치로 어머니와 분리했습니다. 응급입원은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해칠 위험이 크다고 볼 때, 정식 입원 절차를 밟기 전에 우선 정신의료기관에 머물게 하는 제도입니다. 강제성이 있는 만큼 법이 기간을 사흘 안으로 못 박아 두었고, 그 안에서 다음 절차가 결정됩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습니다.
나이 한 살에 절차가 통째로 갈린다
기사에는 "ㄱ양은 미성년자이지만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 나이인 만 14살 미만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문장이 함께 실렸습니다. 굳이 이 사실을 짚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법은 나이에 따라 소년범을 세 칸으로 나눠 두었기 때문입니다.
| 나이 | 어떻게 되나 |
|---|---|
| 만 10세 미만 | 아무 처분도 없습니다 |
|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 촉법소년 —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보호처분 |
|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 형사처벌 가능, 소년부로 갈 수도 있습니다 |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단 한 줄로 정해 두었습니다. 만 14세가 그 선입니다. 이 선 아래면 무슨 일을 저질렀든 형사 재판에 넘기지 않고 소년부로 보내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같은 보호처분을 합니다. 처벌보다는 교육에 가까운 조치입니다.
이번 사건의 딸이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은 그 선 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나이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촉법소년 구간은 지났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한 번 더 갈립니다. 만 14세를 넘겨도 19세 미만이면 여전히 소년법 적용 대상이라, 사건 내용에 따라 형사재판 대신 다시 소년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즉 '촉법소년이냐'는 형사책임이 아예 없는지를 가르는 첫 번째 선이고, 그다음 어떤 법정에 서는지는 두 번째로 따로 정해집니다. 뉴스에서 '촉법소년은 아니다'라는 문구를 볼 때 이 두 단계를 구분해 읽으면, 왜 어떤 사건은 곧장 체포로 이어지고 어떤 사건은 조용히 보호처분으로 끝나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존속상해, 이름부터 다르게 붙는 이유
체포 당시 적용된 혐의명은 '특수존속상해'였습니다. 그냥 '상해'가 아니라 굳이 '존속'과 '특수'라는 말이 앞뒤로 붙었습니다.
존속상해는 자녀가 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형법은 이런 경우를 일반 상해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따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서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특수'까지 붙은 건, 흉기나 그에 준하는 위험한 물건을 썼다고 볼 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전기주전자로 끓인 물은 칼도 몽둥이도 아니지만, 사람 몸에 닿았을 때 2도 화상을 남길 만큼 위험합니다. 법이 보는 것은 물건의 생김새가 아니라 그 물건이 그 상황에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었느냐입니다. 끓는 물이 여기에 들어간 셈입니다.
존속에 대한 범죄를 더 무겁게 벌하는 조항은 상해뿐 아니라 폭행이나 협박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부모 자식 관계라는 사실이 처벌을 가볍게 하는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깔려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처벌로 이어질지는 세부 정황과 재판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구체적인 형량은 법원이 판단할 영역이라, 지금 단계에서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가정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 다루기 조심스럽지만, 법은 그 안에서도 나이와 관계, 그리고 어떤 도구를 썼는지를 하나하나 따집니다. 이번 사건에 '촉법소년'과 '존속', '특수'라는 세 단어가 한꺼번에 붙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세 단어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비슷한 뉴스를 다음에 만났을 때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지 조금은 더 또렷해집니다.
참고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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