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류인데, 왜 피싱처럼 보였을까요

2026년 8월 24일 · 한국

최근 SNS에 법원 집행관 명의의 안내문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면서 진위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안내문에는 담당자 이름과 개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걸 피싱이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직접 확인해보니, 이 안내문은 실제 업무 과정에서 쓰인 서류였습니다.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3줄 요약
1. 법원 서류는 우편이 안 되면 집행관이 직접 옵니다
2.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있어도 진짜일 수 있습니다
3. 확인할 곳은 SNS 댓글이 아니라 법원 대표번호입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집행관의 안내문이었습니다

한 누리꾼이 최근 자신의 스레드에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집행관 명의로 된 안내문이 집 앞에 붙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젠 하다 하다 집까지 찾아오는 피싱 범죄"라는 설명이 달렸습니다.

안내문에는 소송 서류를 전달하러 방문했지만 대상자를 만나지 못해 안내문을 남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문제는 담당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함께 적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게시물은 빠르게 퍼졌고, 댓글 반응은 둘로 갈렸습니다. "개인 핸드폰으로 저렇게 안 남긴다", "다양한 피싱을 조심하자"는 의심이 한쪽이었고, "전에 집행관 전화번호 붙여 놓고 갔었는데 진짜였다"는 경험담이 다른 한쪽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가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문의한 결과, 이 안내문은 실제 업무 과정에서 사용된 문서로 확인됐습니다. 사진 한 장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였다는 뜻입니다. 댓글창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던 사람들도, 정작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곳은 법원이었던 셈입니다.

우편이 안 통하면 집행관이 직접 옵니다

집행관은 법원의 위임을 받아 송달이나 압류 같은 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입니다. 소장 같은 법원 서류는 원칙적으로 우편으로 전달됩니다. 문제는 받는 사람이 계속 집을 비워 송달이 반복해서 실패할 때입니다. 이런 경우 집행관이 직접 방문해 서류를 전달하는 특별송달 절차가 진행됩니다.

특별송달은 아무 때나 이뤄지지 않습니다. 실제 거주자가 집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시간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야간이나 주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일 낮에 우편함만 확인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낯선 시간에, 낯선 이름으로 안내문이 붙어 있으니 의심부터 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안내문도 이 특별송달 과정에서 남겨진 것이라는 게 법원 측 설명입니다. 우편으로 여러 차례 시도해도 닿지 않던 서류가, 결국 사람이 직접 찾아오는 형태로 바뀌는 셈입니다.

이름과 번호가 적혀 있다고 다 가짜는 아닙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정작 진짜 법원 안내문까지 피싱으로 오인받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일부 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송달 도착 안내서를 붙인 뒤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를 조심하라고 따로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가짜와 진짜가 뒤섞여 돌아다니니, 시민 입장에서는 뭘 믿어야 할지 더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법원 관계자는 "실제로 안내문을 본 사람들이 집행관 사무실에 '피싱 아니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반대로 피싱으로 의심해 서류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 정상적인 업무 집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짜 서류를 가짜로 몰아도, 가짜를 진짜로 믿어도 문제가 생기는 셈입니다.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점은, 결국 판단 기준이 SNS 여론이 아니라 직접 확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댓글로 오간 "이건 진짜다", "저건 가짜다"라는 경험담은 참고는 될지언정 근거는 되지 못합니다.

전화 한 통으로 가릴 수 있습니다

구분법 자체는 간단합니다. 집행관은 방문 일정이나 서류 수령 방식만 전화로 협의할 뿐, 주민등록번호 전체계좌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송달료나 벌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웹사이트 링크 접속이나 앱 설치를 유도한다면 그건 피싱으로 봐야 합니다.

안내문에 적힌 번호로 바로 연락하기가 꺼려진다면, 각급 법원 홈페이지에 안내된 집행관 사무실 대표번호로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 됩니다. 찾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대법원 대한민국 법원 사이트에서 안내문에 적힌 법원 이름을 찾아 그 법원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집행관사무소」 항목에 대표번호가 안내돼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처럼 법원 이름을 그대로 검색해 공식 홈페이지로 바로 들어가도 됩니다. 관할 법원 안의 집행관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서류 수령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세 방법 모두 안내문에 적힌 개인 번호가 아니라, 법원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창구를 거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집 앞에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면, SNS에 사진부터 올리기보다 이 번호를 먼저 눌러보는 편이 낫습니다. 판단은 댓글창이 아니라 대표번호 통화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입니다.

참고

  •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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