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최우수산'의 마지막 촬영지는 인천 강화도의 마니산이었습니다.
제작진은 엔딩을 두 가지로 찍자고 했습니다. 연장에 성공한 버전과, 실패한 버전.
실패 버전에서 다섯 사람은 영정사진처럼 보이는 단체 사진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쓰이게 될까요.
3줄 요약
1. MBC '최우수산'이 12회로 종영했습니다
2. 5회 파일럿에 7회 연장, 끝내 1%대였습니다
3. 재회 약속은 아직 확정된 계획이 아닙니다
이름의 정체, '최우수상' 후보 다섯 명
'최우수산'이라는 이름을 보고 무슨 뜻인지 궁금했던 분이 많을 겁니다. '2025 MBC 방송연예대상' 남자 최우수상 후보였던 유세윤, 장동민, 붐, 양세형, 허경환 다섯 명이 뭉쳐 만든 등산 예능이라, 상 이름과 산을 합쳐 제목을 지었습니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나란히 후보에 올랐던 인연이 그대로 프로그램 이름이 된 셈입니다.
시작은 5회 파일럿이었습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 7회 연장을 받았고, 그렇게 총 12회를 채웠습니다. 방송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입니다. 매회 다섯 사람이 전국의 산을 오르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고, 마지막 회 역시 같은 형식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방송 내내 1%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마니산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산입니다
마지막 촬영지로 마니산을 고른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소원을 이뤄주는 영험한 산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다섯 사람은 프로그램 연장을 빌며 그 산에 올랐습니다.
축하 버전에서 멤버들은 "우리가 해냈다"며 환호했습니다. 실패 버전 사진을 확인한 뒤에는 멤버들 스스로 "너무 슬퍼 보인다"고 했습니다. 어느 쪽이 쓰일지는 그날 아무도 몰랐습니다.
산을 오르며 나온 말들도 절박하고 유쾌했습니다. 허경환은 "이제 뭔가 감이 잡혔는데 끝나는 것 같다. 이 멤버, 이 구성과 조합을 어디서 볼 수 있겠냐"며 "사실 오기가 생긴다. 자존심 싸움이다"라고 했습니다. 장동민은 "우리뿐만 아니라 동생들을 믿어달라. 대한민국 미래 K-예능의 명품을 건 중요한 타이밍"이라고 매달렸고, 제작진이 "연장되면 한라산도 갈 수 있냐"고 묻자 "뭐든 시켜달라. 갈 수 있다"고 즉답했습니다. 미혼인 양세형과 허경환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프로그램에서 공개하겠다고 했고, 붐은 "결혼 촬영하고 출산까지 다 여기서 하자"고 거들었습니다. 장동민은 한술 더 떠 "최초로 장례식도 하겠다. '최우수산'에 묻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시즌1' 마지막 슬레이트를 친 멤버들은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방송 말미 QR코드로 공개된 결과는 연장 실패였습니다.
사과까지 했는데 왜 못 넘었을까요
이번이 첫 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방송 중반, 시청률과 재미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자 '최우수산'은 긴급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습니다. 예능이 방송 도중 정색하고 사과문을 낸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닙니다. 당시 장동민은 "제발 채널 돌리지 마시고 살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렇게 기회를 한 번 더 받았지만 끝내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화제성과 시청률이 늘 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장동민은 종영 결정 앞에서도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정한 양반이 누군지 몰라도 얘기 똑바로 하자"며 "후속 프로그램이 우리보다 저조하면 다시 불러달라. 그것만 약속하면 폭동 안 일으키고 순순히 받아들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마지막 인사에서는 "12회 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잘 안 봐주신 덕에 실업자가 됐다. 다 여러분 덕이다. 친구들에게 좀 보라고 말 못 하냐"며 원망 섞인 농담을 남겼습니다.
다시 뭉치겠다는 말은 약속이 아닙니다
유세윤은 "지난해 연예대상을 기점으로 모인 멤버들"이라며 "2026년 연예대상에서 어떻게든 사건을 만들어 또 함께 가는 모습을 기다려달라. 우리는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슬레이트에 붙었던 '시즌1'이라는 표기도 시즌2의 여지를 아예 닫아두지는 않은 셈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멤버들이 남긴 바람이자 표기입니다. 후속 시즌 편성이 확정됐다는 내용은 아직 어디에도 없습니다. 방송가에서 "시즌1"이라 적어두고 다음이 오지 않은 프로그램은 드물지 않습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산에 올랐던 다섯 사람이 정말 다시 뭉칠지는, 지금으로선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 머니투데이,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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